본문 바로가기
하루하루/서평

습관의 힘 / 찰스 두히그

by 오송인 2019. 8. 27.
반응형

제임스 클리어가 이론적으로 영향을 받았다고 해서 한 번 읽어 봤습니다. 습관 분야에서 정말 유명한 책이더군요.

 

제가 이 책에서 배운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습관 형성에서 열망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열망은 분명한 보상에 대한 기대입니다. 산을 열심히 타서 건강이 극적으로 개선된 사람은 평일에도 산을 가고 싶다는 열망을 지닐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에게 산이라는 신호는 건강하고 유쾌한 몸과 마음이라는 분명한 보상을 열망하게 만듭니다. 이런 열망이 있기 때문에 산타기라는 반복행동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저는 영어를 잘하고 싶습니다. 영어를 잘해서 뭘 하고 싶은 거지? 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볼 때가 많습니다. 지식에 대한 갈급함이 있는 저로서는 영어 독해 능력을 끌어올려서 심리학에 관련된 논문이나 원서를 시간 효율적으로 읽고 싶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지식을 흡수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해서 뭘 하려는 거지? 라고 또 묻게 됩니다. 결국 제가 하는 일에서의 전문성을 가능한 한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자 함입니다. 그렇게 해서 뭘 하려는 거지? 라고 묻는다면 여기서부터는 좀 막힙니다. 몇 가지 답이 있지만 스스로에게 솔직한 것 같지 않아서 내 진심이 뭘까 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쨌든 표면적인 이유 하나는 제가 심리학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에게(환자나 수퍼바이지 포함) 그래도 돈 아깝지 않았다는 느낌을 주고 싶다는 것입니다. 심리학적 서비스라는 게 눈에 보이지 않는 무엇인지라 댓가를 지불하는 고객에게 만족감을 주기가 상당히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스스로 일에 보람도 느끼면서 비싼 돈 지불하는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궁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얘기가 좀 돌아왔는데 이런 동기가 영어 공부에 대한 저의 열망을 강화합니다. 유능감과 사회적 인정이 큰 보상이자 동기로서 저의 열망을 자극합니다.

 

이 책에서 배운 두 번째는 핵심습관에 관한 것입니다. 핵심습관은 자기조절력을 강화시키는 일상의 반복행동입니다. 날마다 하는 운동이 핵심습관이 될 수도 있고 날마다 하는 명상이 핵심습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요는 이런 습관이 자기조절력을 요하는 다른 과제들에서의 성취 가능성 또한 높인다는 것입니다. 핵심습관을 통해 강화된 자기조절력이 일반화되는 것이죠. 스티븐 기즈 같은 사람이 날마다 1분 동안 무언가 꾸준히 하다 보면 삶이 변화될 수 있다고 말하는 데는 이런 핵심습관의 일반화에 대한 이해가 존재합니다. 습관의 힘에는 수영 선수 팰프스의 핵심습관이 소개돼 있고 알코이라는 알루미늄 회사의 핵심습관(즉, 안전 제일)에 관해서도 소개돼 있습니다. 이런 핵심습관이 한 개인의 성취와 한 조직의 변혁에 어떤 식으로 기여하는지 매우 자세히 소개돼 있습니다.

 

핵심습관이 삶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핵심습관을 통해 자신에 관한 신념이 변화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꾸준히 무언가를 해내는 사람이다'라는 자기신념을 통해 다른 습관형성에까지 일반화가 가능해지고, 이것이 삶을 변화시키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세 번째 배움은 믿음을 공유하는 사회집단 가운데 속해 있을 때 자신의 습관을 지속하기 쉽다는 내용입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사회집단이 공유하는 가치를 내재화함으로써 집단에 동화되고자 애쓰기 쉽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사회적으로 배제당하길 원치 않게 마련입니다. 운동하는 습관을 지속하고 싶다는 운동 모임을 활용하면 좋습니다. 악기를 배우고 싶다면 악기 모임에 참여해야 하겠죠. 술을 끊고 싶다면 AA 모임에 참석하면 좋을 것입니다. 좋지 않은 습관을 감소시키고 그 자리를 새로운 좋은 습관으로 대체하고자 하는 나의 의지는 아무래도 나와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함께일 때 더 발휘하기 쉽습니다. 의지력 발휘에 쏟는 노력도 덜 들어가고, 사회적 인정이라는 보상도 큽니다. 꿩 먹고 알 먹고입니다. 보다 근본적으로 나는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내 정체성의 일부로 자리 잡으면서 후속 행동 또한 정체성에 부합하는 방향이 되기 쉽습니다. 앞서 핵심습관이 자기에 관한 신념을 변화시키는 것과 비슷하죠. 정체성이 변화된다는 것은 자율성이 강화된다는 말의 다름이 아닙니다. 자율성이 강화되며 행위를 통한 만족감도 배가 됩니다.살 빼서 멋진 몸매를 갖고 싶기 때문에 억지로 하는 운동과 운동 그 자체가 내 삶의 일부인 경우는 운동을 통해 얻는 만족감에서 차이가 있겠죠.

 

습관 형성을 위해 몇몇 모임에 참여하고 있고, 핵심습관 2~3가지는 하루도 빠짐없이 실시 및 모니터링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영어 공부를 왜 하는지 그 근본적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영어 공부 습관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으니 영어 공부의 목표와 보상을 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목표와 보상을 분명하게 그리며 영어공부에 대한 열망에 지속적으로 불을 지피지 못 한다면 습관형성이 어느 순간 난관에 부딪힐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결국엔 이 열망(혹은 갈망)이 모든 걸 돌아가게 하거든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