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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일상

첫 집들이

by 오송인 2017.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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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 일본 후지락 페스티벌에 같이 갔던 사람들과 지금도 종종 만난다. 같이 갔던 사람이 나를 빼고 총 12명인데 그 중 3명이 어제 집들이에 와줬다. 이번 주 목요일에 아내 친구가 놀러 왔는데 차가 있어서 홈플러스 가서 집들이 시 꺼내 놓을 술을 잔뜩 사올 수 있었다. 인디카, 히타치노 네스트 등 수입 병맥 위주로 담았고 2~3만 원대 와인 두 병, 화요 한 병을 샀다. 이렇게 술을 많이 산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다. 아내 친구 덕에 한결 수월하게 술을 집까지 운반할 수 있었다. 금요일에는 장모님이 오셔서 김치부침개 등 음식 만드는 것을 도와주셨다. 토요일 당일에 와인잔이 모자라서 초겨울 한파를 느끼며 다이소에 가 잔을 몇 개 사오고 셋팅을 마치고 사람들을 기다렸다. 시간을 늘 칼같이 지키는 OO형이 역시나 정시에 도착했고, 2015년에 같이 덕유산을 가기도 했던 OO이 이십 분 뒤에, 그리고 최근 출판사를 차려서 첫 결과물을 내놓은 OO씨가 마지막으로 도착했다. 다섯 시간 동안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 것 같다. 나는 술이 취해 중간에 이삼십 분 정도 잤고 깨서 나와 보니 아내가 사람들과 무언가 열심히 얘기 중이었다. 준비해 놓은 음식과 술이 동났다. OO형이 집들이 선물로 가져온 구스 아일랜드 할리아 맥주까지, 나 포함 네 명이서 거나하게 취할 정도로 마셨다. 준비해둔 화요와 와인 한 병은 결국 못 먹었다. 이건 다음 집들이 손님에게 돌아가겠지. ㅎ 다들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무선 스피커로 이것저것 음악을 크게(옆집에 민폐가 안 될 선에서) 틀었다. Bombay Bicycle Club, Blood Orange, The National, Angel Olsen, Destroyer, Moonface, 그리고 U2, Smashing Pumpkins 등등이 흘러 나왔던 것 같다. 끝에 두 밴드는 90년대 얼터너티브를 숭상하는 나의 초이스! Angel Olsen은 처음 들어보는 뮤지션인데 목소리 톤도 좋고 노래도 괜찮아서 나중에 제대로 들어봐야겠다. 사람들 가기 전에 Verve의 Drug's don't work를 기타 치며 완창했는데 사람들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ㅋ 추운 날씨에 찾아와준 사람들이 고마웠다. 아내가 결혼 전보다 결혼 하고 나서의 내 모습이 이백프로 더 나은 것 같다고 말해서 또 기분이 좋았다. 결혼 전이나 후나 나는 그대로인 것 같은데 아내가 보기에는 뭔가 많이 달라진 게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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