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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입시 준비할 때 우연히 네이버 블로그에서 임상심리전공 대학원생을 온라인상으로나마 컨택할 수 있었다. 그 분은 내게 실제적인 정보들을 알려 주셨고, 같이 대학원 스터디 준비했던 분이 합격한 대학교의 임상심리랩에 속한 분이었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어떻게 인연이 닿아서 실제로 만나 뵙기도 했다. 많은 얘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학회에서도 볼 때마다 인사 드리고 하던 분인데, 현재 내가 붙은 병원에 최종면접자 중 한 명으로 선발되어 오셨더라. 진료실 앞 대기 의자에 초조하게 앉아 있었는데 낯익은 분이 와서 설마 했더니 내가 아는 그 분이었다. 그 분 얼굴을 본 순간 긴장이 풀리면서 일단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최종면접자로 선발된 세 명이 동시적으로 수퍼바이저 선생님과 정신과 전문의이신 수련부장님 앞에서 면접을 볼 때도 나는 이 분이 실제 자신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차분하게 얘기하시는 걸 경청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야기가 진솔하고 흡인력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떨어졌구나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마치 무사들이 힘을 직접 겨뤄보지 않고 눈빛만 봐도 싸움에서 질 건지 이길 건지 감이 온다는 말처럼 말이다.;;
면접이 끝나고 버스정거장에서 15분 정도 버스를 같이 기다리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이 분야에 대한 환멸을 느낄 정도로 1년 사이에 힘든 일들이 몇가지 있었던 모양이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했지만 더 묻지 않았다. 같은 곳에서 내려야 했고, 내리면서 좋은 소식 있으면 알려달라고 말하며 헤어졌다. 이번에도 내 자리가 아닌가.. 아님 말지 뭐 10번이나 떨어졌는데 한 번 더 더해진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거 없잖아 라며 스스로를 다독이는데, 이제 시험도 거의 끝물이라고 생각하니 어깨가 처져서 땅에 닿을 지경이었다.
오늘 그 분의 블로그가 생각나서 들어가 봤다.
나의 합격이 그 분의 불합격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좋지 않다.
대학원생은 넘쳐나는데 수련받을 수 있는 곳이 상대적으로 너무 적고, 그나마도 무급인 곳이 왕왕있다는 사실은 정말 문제다. 무슨 노예도 아니고 3년을 무급으로 부려먹겠다는 발상은 대체 어떤 XX들의 뱃속에서 나오는 건지 모르겠다. 학회 차원에서 이런 것에 대한 대책을 고민해 주었으면 좋겠는데.. 알아서 생존해라 뭐 이런 태도는 아닐 거라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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