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이사를 마쳤다. 옆방 사는 학부생은 내가 자기보다 4살 나이 많다고 정말 깍듯하게 예의를 갖춘다. 하긴 나는 2살 이상만 돼도 완전 형님처럼 보였으니..
b. 풀배터리 옵저베이션을 4번하고 실시를 한 번 했다.
매뉴얼 숙지가 거의 안 된 상태라 완전 말도 안 되는 시행이었다. 하지만 해보면서 배우는 거라고 모르겠으면 매뉴얼 보라고 슈바 선생님께서 격려 & 지지해 주셨다. 언제까지 격려 & 지지해 주실 것 같진 않으니 알아서 매뉴얼 숙지를 잘 해야 할 것이다. 선임은 처음에는 토씨 하나 안 틀리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주의를 주셨으나 면담과 시행 전반에서 긴장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진행하는 능력에 대해 칭찬해 주셨다.
c. 내일 오전에 풀배터리 진행하는 것까지 포함하면 보고서 써야 할 것이 총 3개 + 그리고 선임 것 1개 벌써 4개다. 채점까진 했는데 선배들이 써놓은 것을 봐도 뭘 어떻게 써야 되나 도저히 감이 안 잡힌다. 실수하는 것이 두려워서 늘 안전해 보이는 길만 택해 왔고 돌다리도 참 많이 두들기며 건넜다. 이런 것들이 대개 장점으로 작용해 왔는데, 이제는 자신을 믿고 모험을 해도 좋을 것 같다. 그냥 쓰는 거지 별 수가 없다. 쓰고 혼나고 고치고 쓰고 혼나고 고치고 이러면 되지. 내 능력을 믿어 보자. 어제까지만 해도 주말에 놀 생각하고 있었는데, 분위기 파악이 이제 좀 된 것 같다. 주말 따위.
d. 거지 학생이라 여지껏 전공 교재도 가급적 빌려서 봤는데 오늘 아주 시원하게 교보가서 14만 원 어치를 긁었다. 10년 동안 다종다양한 알바를 하며 고생한 생각으로 연상이 이완되면서 가슴 뭉클해졌다. *.* 이걸로 밥 벌어 먹고 사는데 고작 14만 원밖에 안 들다니.. 계속 볼 전공서적들은 신나게 질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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