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sitivity, with fellings of being treated unfairly.
Psychological assessment with the MMPI-2, 321쪽.
Pa2와 관련이 있는 얘긴데..
사람들은 처음 한 번은 타인의 수고에 대해 감사함을 표하지만
관성이 생겨서 나중에는 그 수고를 당연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수고를 안 하면 욕 먹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이건 누굴 탓할 문제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인간의 '어떤 경향'인데,
자신의 수고와 봉사와 헌신을 통해 다른 사람의 관심과 인정을 받으려고 하는 역의존적인 사람들은 이런 '어떤 경향'에 민감하고 이내 정당한 대우를 받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이런 식의 불공정 대우의 느낌 때문에 Pa2가 뜨기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사랑을 받고 싶어서 스.스.로. 타인에게 헌신한 것이기 때문에 마음 놓고 불만족스러운 처우에 대해 화낼 수가 없게 된다.
상대방이 '누가 그렇게 해달래? 너 좋아서 한 거잖아?'라고 하면 할말이 없어지는 것이다
화 낼 대상이 없게 되면 그 감정은 다 어디로 가느냐?
덜 건강한 방식은 알코올 의존과 같은 감정 회피다. 감정은 그대로 있고 술이 그 감정으로부터 일시적으로나마 도피시켜 준다. 하지만 술 깨면 감정이 더 악화돼 있게 마련이다.
약간 덜 건강한 방식은 도가 지나친 우울이다. 역의존적인 사람의 특징은 매저키즘이다. 자기를 사랑하긴 하는데 자기를 돌보지 않는 방식으로 타인의 사랑을 갈구하는 게 이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는 방식이다.
애초에 역의존성은 매저키즘에 기반하기 때문에 관심과 인정을 얻으려는 시도의 실패는 '역시나 나는 쓸모 없는 존재였어'라는 도식을 확증하며 분노를 자학의 동력으로 변화시킨다.
사랑 받고 싶어서 어떤 행동을 했는데 사랑은커녕 빈번하게 욕이나 먹게 되면 심각하게는 삶의 의미를 상실하는 지경에까지 이를 수 있다. 이렇게 살아 뭐하나 싶어지는 것이다.
이런 경우 해결책은 하나다.
'다른 사람의 사랑을 얻으려고 하는 일체의 시도를 버리는 것'이다.
위의 문장은 이동식 정신과 의사가 도정신치료 입문이라는 책에서 누차 강조하는 말이다.
인간이 어떻게 사랑 받고 싶고 관심 받고 싶은 욕구를 내려 놓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지만
이걸 내려놓을 때 주체적인 결단을 내릴 수 있는 하나의 건강한 인격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아래 자존감 글에서도 써놨지만, 다른 사람의 관심과 인정에 일희일비하는 유리멘탈로는 건강하게 살아가기 힘들다.
종교가 있는 사람은 공감하겠지만, 인간의 허함을 궁극적으로 달래줄 수 있는 건 다른 인간이 아니라 절대자다.
저마다의 아늑한 지옥에서 살고 있는 다른 인간에게 관심과 인정을 얻으려는 일체의 시도는 부질 없다.
다만, 인간으로부터 사랑을 얻기는 어려워도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사랑을 하는' 건 의미가 있다고 보는데,
다른 인간이 고통에 처한 순간에 그와 함께 있어주는 정도, 인간이 다른 인간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정도는 딱 거기까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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