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임상심리학/상담 및 심리치료

공감

by 오송인 2016. 3. 22.
반응형
척추 쪽 대가인 아산병원 이춘성 교수는 척추 측만이나 디스크가 개인 생활 습관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고 했다. 두 장애의 원인은 밝혀진 바 없다고 함. 나처럼 통제감이 중요한 이슈이고 문제의 원인도 통제할 수 있는 내부적인 요인에서 찾을 때가 많은 사람에겐 이 말이 큰 위로가 된다. 디스크나 척추 측만이 내 잘못의 결과가 아니라고 말해주는 것이므로.

사람은 존재론적인 불안이라 할 만한 것을 상쇄시키기 위해 명확한 규칙성이나 인과관계를 찾아내려 하지만 세상 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명확한 규칙성이나 인과응보에 따라 이루어지지 않는다. 신체장애가 장애를 지닌 사람의 잘못이 아니듯이 정신장애도 마찬가지다.

이런 마인드라면, 예를 들어 아내에게 폭력적인 알코올중독자를 공감하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 기질이나 오래된 행동패턴(잘못된 습관이나, 좀 더 포괄적으로는 성격)처럼 잘 변하지 않는 요인은 세상에 규칙성을 부여하려는 우리의 욕구를 손쉽게 채워줄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그렇게 보는 세상은 실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정신장애는 원인을 명확하게 알 수 없을 때가 더 많다. 하지만 어떤 상황적 요인들이 정신장애로 인한 역기능을 심화시키고 있는지 충분히 판별해 낼 수 있다. 개입은 아마도 그런 부분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춘성 교수의 말에서 위로를 받았듯이, 심리치료자로서 근본적인 귀인 오류에 빠지지 않고 그런 상황이 될 수밖에 없게 하는 여러 제약들을 살펴보는 것이 공감적인 치료의 시작일 것이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생각해 보면 내 스승님은 늘 이런 공감적 태도를 보여주셨다. 3년 동안 곁에서 보고 배운 것이 내 몸에도 조금이나마 체화돼 있다면 좋겠지만 부단히 연습해야 하는 부분일 것이다.

덧. 쌤통의 심리학 참고함.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