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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서평

피에로들의 집

by 오송인 2016.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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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빨책 가서 이 책에 대한 윤대녕 작가의 말을 생방으로 들었다. 그는 62년생이다. 작은삼촌뻘은 되는 나이인데, 내가 이해하기 힘든 말들을 진지하게 늘어놓았다. 예를 들어 '타인의 고통은 나의 고통이다'와 같은. 이해할 수 없는 그런 말들에서 이질감이 생겼다. 한국문단에서 추앙받는 작가이자 동덕여대 교수인 것으로 아는데 그런 백그라운드 때문에라도 말의 진정성을 믿고 싶었다. 하지만 내 귀엔 그렇게 들리지 않았다. 왜였을까? 나도 잘 모르겠다. 내가 갖고 싶지만 갖지 못한 능력을 갖고 있는 데 대한 질투 때문일까. 그럴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진정성을 판단하기에는 이 작가가 살아온 삶에 대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타인의 고통은 나의 고통이다', '타인의 고통을 듣지 않고서는 관계가 이뤄질 수 없다'와 같은 말은 발화되는 순간 그 엄청난 무게감을 상실하게 되는 것 같다.

소설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하자면, 책에 사용된 표현들이 다소 진부할 때가 있다. 이를 테면 '종업원도 새처럼 경쾌해 보였다', '지옥처럼 피곤했다'와 같은 표현들. 그리고 무엇보다 사회적인 문제의식이 먼저고 소설은 그 문제의식을 드러내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대개 좋은 소설은 이야기가 먼저고 문제제기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마련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문제제기를 하기 위해 이야기를 쓰는 느낌이랄까. 그래서인지 인물 간 대화 내용 중에 부자연스러운 부분도 있고 재미가 없다. 김연수 같은 작가와 비교된다. 역시 동세대 작가들(김연수도 나보다 10살 이상 많지만) 책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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