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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일상

콜라보

by 오송인 2016.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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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이 소생하는 봄에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 죽음을 떠올리면 일상이 소중해진다. 얼굴에 닿는 봄볕, 대중교통 안에서 책을 읽는 순간, 일하기 전에 마시는 달달한 믹스커피, 합주 녹음본을 반복해서 들어보는 것, 운동이 끝나고 뜨거운 물에 몸을 녹이는 것, 최근 만나고 있는 여자의 갈색 눈동자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것(ㅎ) 등등 많은 순간이 감사함으로 다가온다.

그와 함께 대의가 무엇일지 생각하게 된다. 대의라고 하니 뭔가 거창한데, 서밤님이 말한 대로 심리학적 서비스가 필요하지만 서비스를 받을 만한 돈이 없는 대상이 많을 것이고, 그 중에서도 내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관계맺을 수 있는 대상은 어떤 대상일지 생각해 보게 된다(한부모 슬하에 있는 청소년? 치매를 지닌 노인?). 내 소득도 일정 수준 유지하면서(최소한 수련 때보단 적게 받지 않으면서;) 말이다. 두 가지 요건을 모두 만족시키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실상 불가능해 보임) 그렇다면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포기하지 않을 것인지. 아직은 모든 게 추상적인 단계다. 난 언젠가 죽겠지만, 사회에 아주 조금이라도, 직업적으로 무언가를 기여하는 삶을 살다가 죽는다면 죽음의 순간에 허망하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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