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나우트: 사람이 행복할 때는 삶의 의미와 영원이라는 주제에 흥미가 없는 법이요
이런 질문은 인생의 끝자락에서 물어봐야 하는 거요.
캘빈: 우린 우리가 언제 죽을 지 모르죠. 그래서 서두르는 겁니다.
스나우트: 가장 행복한 사람들은 그런 저주받은 질문은 하지 않는 사람들이오.
캘빈: 우린 의미를 찾아내려고 인생에 질문을 던져요.
하지만 인간의 모든 단순한 진리는 고유의 미스테리를 갖고 있죠.
행복, 죽음, 사랑의 미스테리
스나우트: 당신 말이 옳을지도 모르겠군. But I Can't help thinking about it.
캘빈: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자신이 죽을 날을 아는 것과 마찬가지죠. 그 날을 모르기 때문에 우린 사실상 불멸처럼 되는 거요.
----------------------------------------------------------------------------------------------------------------
- 삶의 유한성에 대한 자각보다 인간을 더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없다. 하지만 불행한 사람만이 인생의 의미를 찾으려 들고, 인생의 의미는 행복까진 모르겠으나 최소한 마음에 평안을 가져다 주는 어떤 것이 아닐지.
- 삶의 의미라는 건 거대하고 추상적인 어떤 것이라기보다 사소한 일상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것에 가깝다고 봄. 예를 들어 빗방울을 머금은 꽃잎을 보는 것, 재미있는 책을 읽는 것, 합주를 하는 것, 아무 생각 없이 도심을 걷는 것, 사랑하는 사람을 꼭 안는 것, 이 모든 것이 내 삶의 의미가 될 수 있다.
- 우리가 언젠가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을 일깨우는 어떤 사건 없이도 일상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구원 받은 사람일 것이다. '사건'이 지나가고 나면 금세 일상의 소중함을 잊게 마련이다.
- 솔라리스는 고통스러운 과거 기억과의 직면을 통해 그 기억을 자기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그 과거 기억이 죄의식과 연관돼 있고, 참회와 수용을 통해 사랑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뭔가 기독교적인 틀 안에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 우주로 나갔는데 거기서 자신의 가장 내밀한 기억과 마주친다는 설정은 얼마나 시대를 앞서 간 것인지!
-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봤는데 코 골며 자는 사람이 내 옆에 한 명, 내 뒤에 한 명 있었다. 타르코프스키의 명성(?)을 실감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