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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학/상담 및 심리치료

공감의 대전제

by 오송인 2018.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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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자는 자신을 이해하기 위하여 평생 몸부림치는 데 열중하는 부상당한 치료자다. 그러한 노력은 내담자의 노력과 관련을 맺어 내담자에게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문제를 드러내도록 협력적으로 참가하는 것을 가능케 한다. - 상담의 기술 p.303


자신이 얼마나 취약한 존재인지, 의도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때로는 얼마나 다른 사람에게 폭력적인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는지, 자신의 그림자가 무엇인지 등에 관해 생각해 보지 않고서는 타인을 공감하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상담자도 상담을 받아야 하는 이유죠. 


특히 내담자에 대한 구원 환타지를 지닌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내담자와 마찬가지로 상담자 역시 세상을 여행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한 사람일 뿐입니다. 누가 누구를 구원할 수는 없죠. 옆에서 지켜보고 문제를 스스로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지지하고 염려하기도 하면서 응원할 따름입니다.


내담자만큼이나 스스로가 취약한 존재라는 사실에 대한 상담자의 인식은 상담 장면에서 공감을 가능케 할 뿐만 아니라 (CBT에서 말하는 것과 같은) 협력적인 경험주의를 실천하는 토대가 되기도 합니다.


상담자 역시 완벽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 실수할 수 있고 내담자를 오해할 수 있고 비공감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는데, 그럴 때마다 내담자에게 묻고 언어적 및 비언어적 반응을 살피면서 상담자로서 내담자에 대해 갖는 가설이나 의도, 상담 전략 등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자신의 취약성과 인간으로서의 결점을 지나치게 오픈하는 것은 특히 초보 상담자의 경우 치료효과를 저해하는 요인이지만 적절한 수준에서 상담자가 자신의 취약성을 인정하고 드러내는 것은 내담자에게 공감적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아.. 상담 선.생.님.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구나 내가 지닌 문제가 나만 지닌 것은 아니구나 생각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죠. 


상담자의 자기개방이 안전하고 공감적인 분위기를 형성하여 내담자의 자기개방을 돕고 내담자가 안정적인 자기상을 형성하게 도울 수 있다는 클라라힐(상담의 기술을 쓴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게 됩니다. 상담자가 자기를 개방하려면 자신의 취약성과 그림자를 인정하는 뼈아픈 과정이 필요하고, 이는 상담자도 상담을 받아야 한다는 결론으로 다시금 귀결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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