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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학/상담 및 심리치료

축어록

by 오송인 2018.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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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축어록을 풀어봅니다.


다음 주에 수퍼비전이 있거든요.


발음이 불분명하고 말의 조리가 부족한 청소년 내담자라 축어록 푸는데 여섯 시간 가량 걸렸네요.



현재 수련 중인 기관은 하반기에는 그만 할 생각입니다.


대학원 시절에 여기서 수련 받다가 그만 둔 대학원 동기가, 여기 간다고 했을 때 말렸습니다. 


딱 뭐가 별로라고 얘기하긴 어렵지만.. 워낙에 다양한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보니 여러모로 좀 별로라는 식으로 얘기했습니다.


다양한 배경을 지닌 사람들을 알게 되는 것 자체는 좋습니다. 40~50대 어른들이 배움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것을 보면 저도 동기부여가 많이 되거든요. 제 나이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삶의 소소한 지혜랄까, 그런 것도 종종 얻게 되고요.


하지만 말을 들을 걸 그랬네요. 심리학의 심자도 모르던 시절에 대학원 입시 도움 받은 것이 많은 기관이라 믿고 갔는데, 처음 약속과 달리 케이스를 안 주네요. 한 달에 두 사례 정도는 줄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더니만. 


제가 잘못 이해했나 싶어 처음에 기관에서 나눠준 유인물을 살펴보니 상담사례를 충분히 공급해 드린다는 식으로 써 있습니다. "사례 통과자에 한해 한 달에 2케이스 한 학기 동안 최대 10케이스를 드립니다."라고 적혀 있네요. 사례 주기 전에 사례배분 심사라는 것을 기관 대표가 합니다. 그런데 케이스가 없다고 사례배분 심사가 1월 초 이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은 것이죠.


케이스가 없으면 홍보를 하든 뭘 하든 해서 구해 와야 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어차피 무료 상담이니 상담 받고자 하는 사람이 없을 수가 없고요.


이 기관은 회원수가 많은 카페를 보유한 기관이기도 한데.. 사례를 언제쯤 받을 수 있을지 한 달 정도 텀을 두고 두 번 물어봤습니다. 현재 사례가 부족하다는 말만 되풀이합니다. 제가 사례가 없는 것을 몰라서 두 번이나 물어봤겠습니까. 답답. 직원이 무슨 죄겠습니다. 


기관 입장은 다를 수 있겠습니다. 뭔가 납득이 될 만한 이유가 있을 수도 있겠고요.  하지만 이유가 뭐가 됐든 간에 돈을 몇십만원을 냈는데 애초 약속과 달라지니 여러모로 화가 나네요.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죠. 


이 기관 한 학기 등록금이면 개인 슈비를 네 번 이상은 받을 수 있는데 돈이 아깝습니다. 애초에 저는 집단 수퍼비전 목적이 아니라 성인 내담자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내담자 모집하는 게 빠를 것 같네요.


기관에 대한 신뢰를 잃었으나 출석은 안 빠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너 번 정도 빠져도 수련 인정을 해주는 것 같던데, 들인 돈이 아까워서 꼬박꼬박 갑니다. 가면 뭐라도 배우는 게 있긴 있으니까요. 


발표 자료를 마저 완성하고 퇴근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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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2018.04.06에 내용 추가합니다.


기관에 연락해서 다시 한 번 그 쪽 입장을 들어보니 단순 누락이더군요. 다른 사람은 메시지를 받았는데 저만 못 받았더라구요.


다만 저와 같이 집단슈비 받고 있는 한 학기 선배도 저처럼 번호 누락으로 사례배분 심사와 관련된 문자 메시지를 못 받아 사례를 늦게 받았다고 합니다.


기관에서 거듭 죄송하다고 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수련을 계속할지 말지. 마음이 이미 좀 기울고 있습니다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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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2018.04.20에 내용 추가합니다.


같이 집단 수퍼비전을 받고 있는 다른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니, '사례가 없는 상황'도 맞는 것 같다고 합니다. 사례배분심사에 통과했어도 사례를 못 받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죠. 이 얘기를 들려주신 분이 제게 '수련생을 너무 많이 뽑은 것 같다'고 첨언하기도 했습니다.


문자 메시지가 저만 안 온 것도 맞지만, 수련생 수에 비해 사례가 없는 것도 팩트일 가능성이 높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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