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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학/심리평가

공개사례발표 참관

by 오송인 2018.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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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공개사례발표를 다녀 왔습니다.


다른 상담자가 내담자 동의를 얻어서 자신의 상담 진행 과정과 상담 진행의 어려움에 대해 얘기하고 고참 상담자(=수퍼바이저) 두 분이 공개적으로 피드백을 해주는 자리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근처 상담센터에서 열리는 공개사례발표에 한 달 전쯤 신청해서 최근 다녀온 것인데, 정말 공교롭게도 제가 심리평가를 했던 내담자가 사례발표 대상이었습니다.


발표자나 수퍼바이저 모두 제가 그 내담자를 평가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 한 상태였는데, 상담 수퍼바이저가 진단에 대해서 의구심을 표현했습니다.


진단이 늘 가설임을 강조하는 저임에도 다른 전문가가 진단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들으니 기분이 썩 좋진 않더군요.(물론 그 평가를 제가 한 것이라고 말하진 않았죠. 혼자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수퍼바이저가 내담자의 지적 및 성격적 강점에 대해 세세하게 설명하는 것을 들으면서 내가 너무 병리적인 측면에서만 접근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병리가 아무리 뿌리 깊어도 대부분의 정신병리는 적응적이었던 때가 있게 마련입니다.


환경 변화에 맞게 심리적인 변화가 잘 따라와야 적응적이다 혹은 성숙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인데 환경이 변화되었음에도 이전의 심리적 패턴을 유지하려 할 때 역기능적 혹은 부적응적이 되는 것이죠.


역기능이나 부적응을 보는 것은 쉽습니다. 전문가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인간은 원래 자기 허물은 못 봐도 타인의 허물은 잘 보도록, 그것도 비교적 객관적으로 잘 보도록 태어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전문가라면 역기능적 심리적 특성에 내재한 기능적 배아(?)라고 할 만한 어떤 것을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이걸 들여다 보기 위해서는 검사 데이터에 더해 공감 능력과 상상력이 필요하죠.


수퍼바이저가 병리적으로 해석되기 쉬운 내담자의 특성을 심리적 자원과 강점으로 해석하는 것을 보면서 다시금 심리평가자로서의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상담자로서나 심리평가자로서 갈길이 멀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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