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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서평

지속하는 힘 / 고바야시 다다아키

by 오송인 2019.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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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일을 지속적으로 이행해 습관으로 만드는 것, 이것이야말로 '인생을 바꾸는 가장 확실하고 간단한 방법'이다.

 

습관을 신념으로 보는 저자의 시각을 배웠습니다. 작은 일이라도 꾸준히 지속하다 보면 '나는 어떤 일을 꾸준히 지속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신념이 생기고, 이 신념을 통해 공부나 운동 등 일상의 다른 많은 영역으로 지속하는 힘을 일반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이런 시각은 제임스 클리어와도 상통하는 지점입니다. 제임스 클리어도 습관이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그 정체성이 다시 습관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는데, 같은 말이죠. 스티븐 기즈 같은 사람의 습관 철학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사람도 아주 작은 습관 서너 가지를 지속하다 보면 인생이 바뀐다고 설파하는 사람이거든요.

 

고바야시 다다아키는 인간의 모든 행동을 '시작한다-지속한다-그만둔다'의 프레임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봅니다. 습관도 예외가 아니죠. 이 책의 내용을 압축하면 원하는 행동을 시작하여 지속하는 법과 원치 않는 행동을 그만두는 법에 관한 저자의 노하우입니다.

 

습관 형성 및 지속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다소 식상할 수도 있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이 분야에 전혀 문외한이라면 보편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 법한 노하우가 많이 담겨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을 미루는 것이 습관인 사람은 일단 그 일의 사소하고 주변적인 부분부터 시작하라는 것입니다.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해야 한다면 프레젠테이션 내용은 생각하지 말고 PPT 템플릿 고르는 일부터 '일단 시작'하라는 것이죠. 이러한 행위는 엔진을 예열하는 과정과 비슷하여 더 중요한 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줍니다. 예열이 되면 좀 더 복잡한 일도 큰 무리없이 처리하는 것이 가능해지죠.

 

이외에도 인간은 시각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해야 할 일을 구체적으로 종이에 적어 놓으면 그 일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도 유익한 내용입니다. 저도 하루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그 날 해야 할 일을 메모장에 생각나는 대로 다 적고 완료가 되면 하나씩 지우는 방식으로 일처리합니다. 이렇게 하면 업무 효율이 조금 더 올라가는 느낌이 있습니다. 특히 데드라인이 시급한 일이 가장 우선적 처리 대상이 되기 때문에 데드라인 못 맞추는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습니다.

 

이상이 시작하기에 관한 것이라면, 지속하기의 맥락에서 같은 목표를 지닌 사람과 SNS 등을 통해 소통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요즘에는 오픈챗 통해 익명으로 스터디나 정보 공유방이 많이 개설되는 추세고, 네이버나 다음 카페 등을 통해서도 서로의 습관 형성에 도움이 되는 동지들을 쉽게 찾을 수 있죠. 제가 습관 형성 및 지속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첫째가 모니터링이고 둘째가 이런 소통입니다. 혼자서는 어려워도 셋 이상 모이면 좋은 행동을 지속하는 데 정말 힘이 되고 지속 가능성이 서너 배는 증가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원서 읽기 단톡방을 한 개, 딕테이션 단톡방 한 개, 전공 스터디 단톡방을 세 개 정도 참여 중인데 공부를 지속함에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나쁜 습관을 그만두는 방법과 관련하여 다른 사람들도 많이 언급하는 것 중 하나가 시야에서 사라지게 하는 것 혹은 쉽게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옮겨놓는 것 아닐까 합니다. 예를 들어 업무 중에 핸드폰을 덜 사용하고 싶다면 핸드폰을 어떤 식으로든 눈에서 치우는 게 제일 좋은 방법 같습니다. 한 번에 끊으려 하면 반동이 생겨서 더 어려울 수밖에 없으니 조금씩 줄여나가고 대체 행동을 마련해 놓으면 더 좋다고 합니다. 핸드폰을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만 서랍장에 넣어두고 그 시간에 핸드폰이 보고 싶으면 책을 읽는다든지 하는 식이 되겠지요.

 

이런 사소하지만 보편적으로 유용하다고 인식되는 팁 및 노하우가 여러가지 제시돼 있으나, 신호-열망-반응-보상이라는 이론적 틀에 근거하여 습관 형성의 법칙을 설명하는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 비해 산만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제임스 클리어가 다양한 심리학 이론과 사례 제시로 책의 내용을 풍성하게 만든 데 비해 이 책은 저자 개인의 경험에만 국한돼 있기 때문에 깊이가 좀 얕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습관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 역시 재미있게 읽을 여지가 많습니다. 평범한 사람이라도 어떤 일을 꾸준히 지속하다 보면 특별한 재능을 얻게 된다는 저자의 말을 곱씹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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