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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학/심리평가

[정신과 임상심리전문가의 정신장애 이야기 #30] 치매의 행동적 및 심리적 증상(BPSD: behavioral and psychological symptoms of dementia)

by 오송인 2019.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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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s://unsplash.com/photos/zBsdRTHIIm4

치매(=신경인지장애)의 진단에 포함되는 요소는 아니지만, 기억력 저하를 비롯한 인지기능상의 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는 BPSD는 인지기능 저하보다 직접적으로 환자와 보호자의 삶의 질을 급격하게 떨어뜨리는 요인이기 때문에 이를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호자는 대부분 BPSD가 심해져서 집안에서 환자를 돌보는 것이 어려울 때 요양원 등 시설입소를 고려하게 됩니다.

 

 

BPSD를 구성하는 요소는 크게 무감동(apathy) / 기분(mood) / 정신병(psychosis)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Apathy

 

  • 밥을 먹고, 산책을 하고, 취미 생활을 하는 등 우리가 늘 일상적으로 하는 활동에 대한 관심이 결여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 가족을 비롯한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도 보이지 않기 쉽습니다.
  • 무관심하고 어떤 일에도 흥미를 보이지 않으며 친밀감의 표현을 비롯한 감정 표현이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Mood

 

depression and anxiety

 

  • 우울과 불안은 각각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에서 50% 이상이 경험합니다.
  • 우울, 불안, 분노, 정서적 불안정성은 기억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자각할 수 있고 앞으로 얼마나 더 좋지 않아질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치매 초기에 나타나기 쉽습니다. 자살사고와 자살시도가 나타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치매가 진행됨에 따라 기분 증상은 보통 줄어들고, apathy가 더 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 명확한 이유 없이 무언가에 관해 과도한 걱정을 한다거나 안절부절못하거나 보호자와 떨어지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식으로 불안이 표현되기 쉽습니다.

 

agitation and aggression

 

  • 치매의 증상 심각도가 높아질수록 초조함과 공격성이 현저해집니다. 개념적으로는 agitation의 스펙트럼상에 aggression을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목적없이 왔다갔다 하고 서랍장을 열었다 닫았다 반복하는 등의 상동증적 행동에서부터 쉽게 화를 내고 다른 사람을 위협하거나 욕하거나 때리려 하는 모습까지 나타날 수 있습니다.

 

Psychosis

 

disinhibition

 

  • 탈억제(disinhibition)는 생각 없이 충동적으로 행동함으로써 부적절한 사회적 및 대인관계적 양상이 나타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처음 보는 여자에게 외설적인 말을 한다든지, 만지려 한다든지, 팬티만 입고 밖에 나간다든지, 아무데서나 대소변을 본다든지 하는 행동입니다.

 

hallucinations and delusions

 

  •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중 40-65%가 환각과 망상을 경험합니다. 섬망에서처럼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게 아니라 한 달 이상 지속됩니다.
  • 망상의 경우 그저 의심하는 정도가 아니라 확신에 차서 있지도 않은 일을 얘기하는 수준이어야 합니다(예. 며느리가 돈을 훔쳐갔다.) 대개 이는 기억력 손상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물건을 어디 뒀는지 기억하지 못 하는 것인데, 기억을 못 하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가 알아차리기 어려우니 스스로에게 납득할 만한 설명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망상이 발생합니다.
  • 환각의 경우에도 '잠결이 죽은 니 아부지가 보이더라' 수준이 아니라 아무도 없는 방인데 사람이나 무언가를 보거나 말소리를 듣는 수준이어야 합니다. 환각의 내용과 망상의 내용이 연관성을 지닐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누가 자기 물건을 훔쳐 갔다고 믿는 사람은 집에 아무도 없는데 도둑이 들어왔다며 환시를 경험하기 쉽습니다.
  • 치매에서는 환시가 환청보다 흔합니다(참고로 조현병에서는 환청이 환시보다 흔합니다).
  • 지남력과 기억력 손상, 현실 판단력 손상, 환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은퇴한 지 20년이 지났음에도 집안에서 예전에 일하던 때와 같은 '작업'을 하려 할 수 있습니다.
  • 공격성, 탈억제, 망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타인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할 수 있고, 보호자는 시설 입소를 고려하게 되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기타

 

  • Sleep Disturbance: 수면의 어려움이 아주 흔합니다. 낮밤이 바뀐다거나 낮잠을 과도하게 잔다든가, 남들 다 자는 시간에 일어나서 옷 입고 나가려 한다거나, 잠들기 어렵고, 잠든다 하더라도 빈번하게 잠에서 깨고 다시 잠들기 어려운 등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 Appetite Change: 밥을 너무 많이 먹거나(탈억제나 기억력 손상과 연관) 밥을 너무 안 먹어서 급격하게 체중이 준다거나 먹지 말아야 할 것을 먹는다거나(현실판단력 손상과 연관) 하는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 Wandering: 여기저기 목적없이 배회하는 것입니다. 길 찾기의 어려움이 심한 데다 현실판단력까지 손상된 경우 한겨울 같은 때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증상에 대한 이해가 있다 하더라도 치매 환자를 돌본다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일일 것입니다.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겪어 보지 않고서는 알기 어렵겠죠. 치매 진단 검사에 관한 국가적 개입이 문재인 정권에서 시작됐으나 여전히 치매 노인에 대한 책임은 거의 전적으로 자식이 부담하게 되는 상황 같습니다. 좀 더 실효성 있고 국가적 치매 관리 시스템이 도입되기를 바랍니다.

 

ref)

Andrew E. Budson과 Paul R. Solomon이 쓴 Memory loss, alzheimer's disease, and dementia 2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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