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두히그 책에 나온 실험부터 두히그의 생각까지 많은 부분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습관에 관한 책을 많이 읽어본 사람이라면 굳이 읽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새로운 내용이 적습니다.
저자도 이 점에 대해 말합니다. "이 책은 내가 썼다기보다 그분들의 말을 내 마음대로 소화하고 편집해서 다시 정렬한 것이다." 겸손한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책에는 배울 점이 있고, 이 책도 예외가 아닙니다.
첫째, 일과 휴식이 동전의 이면임을 이해했습니다.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수준은 아니지만, 휴식 시간을 줄여가면서까지(특히 잠!) 일한다고 해서 일의 효율이 올라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효율이 감소하죠. 하고 싶은 것은 많고 시간은 부족하니 자연스레 잠을 줄이게 되지만, 다들 경험해 보셨다시피 이건 미봉책에 불과합니다. 잠 못 자면 주의집중, 기억력, 판단력 등 모든 부분에서 급격한 저하가 발생하죠. 댓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저는 3일 동안 매일 6시간밖에 못 자면 상태가 안 좋아지는 걸 알고 있기에 최소한 6시간 반에서 7시간은 자려고 노력합니다. 이 책을 통해 휴식, 특히 잠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각성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낮잠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하는데, 연구에 따르면 26분 정도 낮잠 자면 인지 능력이 34% 상승한다고 합니다. 보통 점심 시간에는 직장 주변을 걷는데, 수면 베개라도 하나 사서 고정적으로 낮잠을 자야 하나 생각해 봅니다.
둘째, 습관을 통해 무언가 성취하고 성장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습관을 지속하는 스스로에 대한 좋은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이 습관형성의 최대 보상이라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습관을 통해 성장에 탄력이 붙었다 하더라도 그 탄력의 가속도는 어느 순간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한없이 성장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나무는 하늘을 치솟아 자라지 않는다, 뭐 이 비슷한 말이 나오는데 적절한 비유 아닌가요. 성장의 한계 이후부턴 결국 습관을 지속하는 스스로가 좋다는 느낌만이 중요해질 수 있겠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게 습관형성의 핵심이죠. 저자가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인 것 같고,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내용이라 그 울림이 컸습니다.
"어느 젊은 여배우가 한 말을 잊을 수가 없다. '열심히 하는 자신이 좋아진다."라는 말이었다.
"지속하기 위해서는 성장이 아니라 행위 자체에서 보상을 발견해내야 한다. 오늘도 습관을 지속했다는 자기긍정감을 보상으로 하는 일이 정말로 중요하다."
셋째, 마지막으로 감정의 중요성 또한 이 책에서 배운 새로운 내용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자기조절(self-regulation)에 관한 연구가 많이 진행돼 있는 것으로 압니다. 제가 이해한 핵심은 자기조절력이란 게 자동차에 일정하게 채워져 있는 연료 상태와 같아서 잠을 통해 다시 채워지지 않는 이상 계속 줄어들게 마련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논리라면 자기조절에 필요한 뇌를 안 쓰는 휴식 활동(예, 집에서 뒹굴뒹굴)을 통해 피로감을 느끼지 않아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은데 하루를 날려버린 자신에 대한 부정적 감정 때문에 피로해지기 쉽고, 그 불쾌감을 상쇄하고자 조절력을 발휘하지 못 한 채 과도하게 음식이나 술을 섭취하게 되니 다음 날 아침의 기분은 바닥까지 떨어지기 십상입니다. 저자는 가만히 있는다고 해서 자기조절 에너지가 보존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보다는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 야기된 '부정적 감정' 때문에도 자기조절 에너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죠. 반대로 즐거운 기분은 자기조절 에너지를 보충하여 조절력을 향상시킵니다. 이처럼 자기조절에서 감정이 차지하는 중요한 역할에 대한 새로운 배움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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