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 the Open Office Is Terrible — But It Doesn’t Have to Be
이 팟캐스트를 어제 영어 리스닝 공부겸 쭉 들었는데 인터뷰 및 사운드 편집이 아주 역동적이라 귀에 쏙쏙 꽂힌다.
프라이버시를 소중히 여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완전히 오픈된 사무실보다는 칸막이라도 있는 사무실을 선호할 것 같다. 하지만 저 팟캐스트 내용에 따르면, 완전히 오픈된 사무실의 이점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이점은 첫째, 오픈 사무실은 칸막이 사무실에 비해 설치 비용이 저렴하다. 둘째, 더 활발하고 직접적인 면대면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이 과정에서 창의성이나 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다.
그런데 칸막이 사무실에 비해 더 활발한 면대면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나 실험해 봤더니 그것도 아니었다고 한다. 예상 외로 칸막이 사무실에서 오픈된 사무실로 이전했을 때 면대면 의사소통이 줄었고 그 대신 메일이나 메신저 등 웹상의 소통이 증가했다고 한다. 연구자들은 이를 '투명성의 역설'이라 부른다. 투명해질수록 면대면 의사소통이 감소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 업무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더 조심하게 되는 것이 첫 번째고, 다른 사람(특히 상관)에게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인상을 전하기 위해서가 두 번째라 한다.
이 팟캐스트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들은 오픈된 사무실에서 더 창의적으로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여지를 남긴다.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단순히 경제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떠나 누군가에게는 오픈된 사무실이 유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 경우, 대학원 생활 내내 완전 오픈된 스터디 공간에서 공부해야 했는데 분열성의 고립된 성향 또한 지닌 나로서는 이런 공간적 특성이 싫을 수밖에 없었다. 좁디 좁은 연구실에 8~10명 정도의 학생들이 각자의 책상에서 공부하게 되는데 옆사람 숨소리도 들릴 만큼 밀집된 폐쇄 공간이라 프라이버시 따위가 있을 수 없었다. 전문가 취득 후 첫 직장은 칸막이 사무실이었으나 직원들 업무 공간이 너무 협소해서 실상 오픈된 사무실이라 칭하는 게 더 맞을 그런 곳이었다. 혼자 조용히 일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환경이었고 다른 직원이나 내 바로 옆에 앉아 있는 팀장을 신경 쓰느라 업무 효율이 나기 힘들었다. 그래서 다들 퇴근하고 난 후 혼자 야근하는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기도 하다.
전 직장은 창문은 없었지만 개인 사무실이 있었고, 이번 직장은 볕 들어오고 바깥 날씨 알 수 있을 만큼 큰 창문도 있고 심지어 세면대도 있으니 이만하면 충분히 괜찮지 않은가 생각할 때가 많다. 경력에 비해 돈을 많이 받는 편은 아니지만, 개인 공간을 매우 중시하는 나로서는 여러모로 만족하면서 다니고 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은 때로는 불편함을 야기한다. 프로이트가 카우치를 선택한 것도 하루 종일 환자와 눈을 마주쳐야 하는 불편감에 상당 부분 기인한다고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칸막이와 오픈된 공간 중 어떤 것을 선호하는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높은 수준의 예민함을 지닌 나로서는 앞으로도 개인 공간이 주어지는지 여부가 직장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이 책도 읽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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