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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부/영어 듣기

Fate, and predicting the human mind

by 오송인 2020.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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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팟캐스트는 정말 돈주고 사서 들어도 아깝지 않을 탄탄한 기획과 인터뷰가 돋보입니다(물론 정말 돈 내라 하면 다른 팟캐스트 듣겠지만..;). 친절하게 스크립트까지 제공되는 점도 훌륭합니다. 


https://www.abc.net.au/radionational/programs/allinthemind/the-science-of-fate/11892148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유전의 영향에 관해 논의합니다. 신경과학자 Hannah Critchlow가 인터뷰이인데,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 말할 줄 아는 사람인지 리스닝이 잘 안 되는 제 귀에도 비교적 핵심적인 내용들이 들어옵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이미 빈서판이 아닙니다. 부모를 비롯한 선조들의 유전적인 영향을 상당히 받게 마련이죠. 인터뷰이에 따르면 유전에 의해 인지 기능 수준, 수명, 정신질환에 대한 탄력성, 심지어 사회 경제적 상태나 커리어 등에서의 선택지가 상당 부분 좁혀집니다. 수많은 선택지 중에서 내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몇 가지로 좁혀지는 것이죠.  


하지만 과학자라면 유전이 우리네 운명을 결정한다고 단정짓지 않습니다. 운명이 정해져 있다고 믿는다면 과학자라고 보기 어렵죠. 유전뿐만 아니라 환경적인 영향도 비등하게 중요합니다. 생물학을 강조하는 사람이라면 유전에 더 치중할 것이고 심리학자처럼 심리사회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사람은 환경적 요소에 더 치중하겠지만, 어느 쪽이든 유전과 환경이 상호작용한다고 보는 입장을 취하게 됩니다.


여기까지는 별로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이지만, 이 에피소드에서는 영국 택시 드라이버의 해마 크기에 관한 유명한 실험과 인위적으로 형성된 쥐의 체리 혐오가 후생학적(epigenetics)으로 다음 세대에 대물림되는 내용에 관한 언급이 흥미롭습니다. 특히 쥐 실험은, 내가 체리를 좋아할지 말지와 같은 사소한 것들조차 내 선조대에서 결정되는 부분일 수 있구나 생각하면 꽤나 놀라운 발견이 아닐 수 없네요.


인위적으로 조성된 체리 혐오가 대물림될 수 있다는 것은, 후생학적으로 좋은 것을 다음 세대에 전할 수 있다는 말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어떤 좋은 습관을 형성해 놓으면 그것 또한 다음 세대로 대물림될 수 있지 않을까요? 제 선조대에서는 영어로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 하더라도 제가 노력을 통해 영어 스피킹이 가능하게 만들어 놓으면 아마도 다음 세대에서는 한결 수월하게 영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것이 가능할지 모릅니다. 


이런 생각은 비단 개인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인터뷰이는 각자가 지닌 유전적 백그라운드가 다르기 때문에 현상에 대한 제각각의 해석과 각기 다른 행동이 나올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다양성을 집단지성으로 승화시켜 보다 진보된 지식과 경험을 후대에 물려줄 수 있다는 논지를 펼칩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서로의 (유전적) 차이에 대한 공감과 자비가 필요하다는 말도 잊지 않습니다.


새해 첫 All in the Mind 에피소드인데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본 에피소드에서 논의된 내용은 인터뷰이가 쓴 아래 책의 주요 내용인 듯합니다.


https://www.amazon.co.uk/gp/product/1473659280/ref=dbs_a_def_rwt_bibl_vppi_i0


홈페이지는 이곳입니다. https://hannahcritchlo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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