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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학

임상/상담심리학 전공해도 될까요?

by 오송인 2020.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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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8XDEI2Ecd08

 

한창 이슈가 됐던 동영상입니다.

 

정말 눈물나게 웃깁니다. ㅎ 

 

다만 동영상 내용에 일치되게 부정적인 뉘앙스의 덧글이 많네요.

 

석사 + 병원 수련 3년 받아 임상심리전문가 자격 취득하더라도 연봉 3000 자리 구하기가 어려워진 게 현실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학교 학부 졸업해서 석사 진학 안 하고 바로 대기업 취업한 누구는 연봉 5000-6000씩 받고, 무급 수련에 온갖 고생을 다하고 기껏 전문가 자격 취득했더니 연봉 3000 자리도 울며 겨자 먹기로 들어갑니다.

 

그나마 임상심리 쪽이 이 정도고 상담심리 쪽은 더 열악합니다. 석사 졸업에 상담심리사 2급 있어도 월급 200도 못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많죠..

 

더욱이 상담은 1급이 아닌 이상 주수퍼바이저가 도장을 찍어주지 않으면 경력을 인정 받을 수 없는 구조라 1급이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수련비용이 지출됩니다. 

 

다른 것 다 제쳐두고 돈만 따졌을 때 상담심리사 1급이 되기까지 최소 1000만 원은 들어가고, 시간과 노력을 더하면 거의 3000-4000만 원에 달한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힘들 게 상담심리사 1급 취득해도 기업이 아닌 이상 월급 300이나 받는지 모르겠습니다 평균적으로. 1급에 박사까지 요구하면서 300 정도 부르는 후안무치한 대학 상담센터도 종종 봤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1급까지 가지 않고 상담심리사 2급 취득하고 바로 개업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어디 속해서 박봉과 격무에 시달리느니 차라리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자기 사업을 하겠다는 젊은 상담심리사들이 늘고 있죠.

 

임상심리전문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직에 속해서는 이제껏 투자한 돈을 회수할 재간이 없다고 느끼고, 계약직에 박봉 전전하느니 과감하게 개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지도가 없는 경우, 모르긴 몰라도 개업 후 최소 1년 정도는 적자를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것 같고요. 흑자가 나더라도 초반 1~2년은 월200-300을 못 찍어서 파트타임으로 검사나 상담을 지속해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설령 상담소가 너무 안 돼 사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저 역시 싱글이었다면 이런 쪽으로 움직였을 것 같습니다. 

 

이게 현실의 일부입니다. 제가 보는 협소한 현실이겠지만, 동기들, 선후배들을 봐도 자격 취득 이후 경력 5년차 이상에 월 5000 이상 버는 사람을 못 봤습니다. 

 

재능이 있는 사람들은 어느 전공 어느 조직을 택하든 성공하게 마련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논외로 하면 평균적인 임상/상담심리 전공자들의 처우는, 이 쪽을 희망하지만 실상은 접해 본 적이 없는 여러분들의 기대 수준 이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럼에도 결국 이 길이 아니면 안 되겠다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사람들은 처우가 열악하든 어떻든 간에 이 길을 가게 돼 있습니다.

 

저 역시 그랬고요. 

 

(다시 한 번)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동치료를 전문적으로 하는 첫 직장에서 1년차 임상심리전문가로서 월급 세후 250인가 받았고, 고도의 전문성과 집중력과 에너지를 요하는 이 분야에서 1년 동안 모진 고난을 경험하다 보니 직업에 대한 회의를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밤 10시까지 야근하면서 컵라면 먹고 있는 자신이 참 초라하게 느껴지더군요.

 

잘 가고 있는 게 맞나? 그런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첫 직장에서 그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결국 내가 가고 싶은 길이 이 길이라는 데 대한 근본적인 믿음은 유지되었고, 그래서 지금도 별반 좋은 급여 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하루하루 공부에 정진하면서 임상심리전문가로서의 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길게 썼지만, 핵심은 저 동영상 올린 이도 아마 비슷한 심정일 것 같지만, 이런 것 저런 것 다 따져봐도 임상/상담에 대한 미련이 남고 이 쪽 책을 읽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면 과감하게 뛰어들어 보라는 것입니다.

 

가다가 좀 돌아갈 수도 있고 포기하고 다른 길로 가게 될 수도 있지만, 100세 시대에 평생을 지속할 수 있는 안정적인 직업 따위를 바라는 것은 일종의 지배관념(overvalued idea) 아닐까요. 저도 제가 이 직업으로 평생 갈 거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평생 가고 싶지만 그건 제 바람일 뿐입니다.

 

좌절의 순간이 분명히 옵니다. 안 오는 게 이상하죠. 미리부터 걱정한다고 해서 내릴 비가 안 내리겠습니까. 자신의 적응 능력을 믿고 그 때가 오면 유연하게 상황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 여기세요.

 

이런 믿음이 없는 사람이라면 어딜 가서든 과도한 불안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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