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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부/원서 읽기

[5주차] Neurosis and Human Growth: 3. THE TYRANNY OF THE SHOULD(pp. 73-85)

by 오송인 2020.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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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당위적인 사고와 강박이 많은 사람이라 그런지 독해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이전 글에서 real moral standards or ideals과 당위적 사고의 질적 차이가 무엇인지에 관한 질문으로 글을 마무리했는데, 바로 강압적인 특성(coercive character)에 있다고 보네요. 

 

진정한 도덕적 기준과 달리 당위적 사고는 어떤 상황에 처해서도 반드시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융통성 없음이 두드러집니다. 폭압적(tyranny)이라는 표현에 더해 독재정권(dictatorship)이라는 표현도 나오는 것을 보면 호나이가 강압적이라고 표현함으로써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더 감이 오죠.

 

재미(?)있는 건 상충하진 않더라도 양립하기 어려운 두 가지 당위적 사고가 우리 내면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고 이 경우에 상당히 위태로워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완벽한 엄마 라는 이상적 자기상과 완벽한 직업인으로서의 이상적 자기상은 상호 충돌의 가능성이 높죠.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려다가 번아웃되기 쉽습니다.

 

당위적 사고가 심하면 현실을 부인하면서까지 거대한 자기상을 유지하려 할 수 있고(expansive type), 타인을 위해 희생함으로써 자기고양하는 방식에 몰두하다가 피학적인 지경에 이를 수 있으며(self-effacing type), 어떤 경우에는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고 스스로가 지닌 당위적 사고도 예외일 수 없기 때문에 극에서 극을 오가는(ex 고결함에서 난잡함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resigned type).

 

당위적 사고에 의해서는 만족할 만한 해법을 찾기 어렵고, 이 때 자신의 느낌과 욕구를 살펴서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스스로에게 이롭다고 보는 견해는 살아가는 데 정말 도움이 되는 말이 아닐까 해요. 최근에 읽은 장기하의 상관없는 거 아닌가 에서도 장기하가 스스로의 느낌, 기분, 욕구에 따라 삶을 이끌어 나가는 면면이 보여서 부럽기도 하고, 그의 태도를 배워서 제 삶에도 조금 더 많이 적용해 보고 싶다 생각했고요.

 


 

당위적 사고는 스스로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외연을 넓혀 타인에게까지 적용되기 쉽습니다. 다른 사람도 완벽할 것을 요구하고 완벽하지 못 할 때 경멸이나 분노와 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이죠. 혹은 타인이 자기에게 완벽을 요구한다고 느끼면서(즉, 투사) 타인에게 화를 낼 수도 있습니다. 후자가 특히 와닿는데, 와이프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하면 간단히 해결될 일을 혼자서 끙끙대다가 와이프에게 저도 모르게 짜증을 냈던 에피소드가 생각이 나네요. ;;  

 

책에도 제 경험과 비슷한, 역시나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하나 실려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타인에게 친절해야 한다는 당위적 사고와 성가신 마음이 충돌할 때 투사가 발생하면서 내가 성가셔 하는 게 아니라 타인이 내게 과도한 부담을 지운 것이라 해석하고 성내는 양상이죠. 

 

Thus any request plunged him into an inner conflict: he should accede to it and be very generous and also he should not allow anybody to coerce him. The irritability was an expression of feeling caught in a dilemma which at that time was insoluble.

 

이렇듯, 당위적 사고를 통해 이미 자기자신에게 수없이 채찍질하고 있는 사람은(그리고 만성적인 소진감을 경험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사소한 요구나 부탁도 민감하게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이미 충분히 스스로 비판하고 있기 때문에 사소한 말도 상당한 비판으로 들릴 여지가 있고요. 자연스러운 결과로서 인간관계 전반에서 어려움을 경험하기도 쉽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당위적 사고의 폭압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자신의 느낌과 욕구가 무엇인지 잘 살피는 것입니다. 위에 언급한 사례를 보면, 귀찮고 성가시다면 안 한다고 말하면 되는 것이죠. '아니오'라고 말하면서 자기/타인 경계를 명확히 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자기 느낌과 욕구를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하는데, 당위적 사고는 자기 감정/느낌/욕구에 눈 멀게 만듭니다. 유일하게 느낄 수 있는 진실한 감정은 분노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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