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동안 읽고 단톡방에 피드백한 내용 모음입니다. 완결된 글은 아니지만 이 성격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1주
이번 주 분량 읽으면서 의존하지도 독립하지도 못하고 내적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뾰루퉁하게 화나 있는 어린 아이 같은 모습이 그려졌어요. 책에 등장하는 '트집잡는', '헐뜯는', '외고집', '심술궂은', '앙심품은' 같은 단어들 때문일까요..
비일관적인 양육 태도 등으로 인해 언어 사용 이전의 접근-회피 갈등이 잘 통합되지 못하고 성인기까지 지속되며 oral pessimist로 남는 것인가 싶어요. 충동성이 강해서 간헐적으로 경계선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100명의 수동공격 성격 환자를 대상으로 한 1970년대 Small의 종단 연구(p. 531)에서 나타났듯이 비교적 긴 시간 동안 지속되는 관계를 유지하는 부분이 눈에 들어옵니다. 본인도 괴롭고 관계 맺은 사람도 괴롭겠지만 그래도 TCI에서도 경계선에 비해 사회적 민감성이 양호하니 관계가 극단으로 치닫기는 상대적으로 어려울 듯하고요.
2주
534쪽 좌측에 밀론이 DSM-III 초안으로 내놓은 수동공격 성격이 TABLE 11.1을 잘 요약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고요. 537쪽 오른쪽 하단의 남자 사례에서 아내와의 역동을 생생하게 그려 놓아서 DRN 성격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네요. 까뮈님이 말했듯이 의존하고 싶은 나와 자기주장하고 싶은 나가 통합이 잘 안 되다 보니 이랬다가 저랬다가 요동치는 모습을 보이고 상대방의 기분도 덩달아 왔다갔다 할 것 같아요.
사례에서처럼 "second honeymoon"이 오더라도 DRN 성격을 지닌 사람은 우선 공포스러운 상황을 피하고 self-preservation하려는 데 방점이 찍히다 보니 언제 아내가 화을 표출할지 몰라 전전긍긍하다가 joy를 경험하기 어려울 것 같고요.
치료 장면에서 화가 나다가도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 역전이가 반복되면 DRN 감별에 유용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3주
이번 분량에서는 인지적 양식이나 자기상, 대상표상 모두에서 양가성이 뚜렷하고 이것이 정서조절 부전과도 관련이 있다고 보는 부분이 눈에 들어와요. Mood/Temperament 부분에서 "Emtions are worn on their sleeves."라는 표현이 재미있는데 감정이 소매 끝에 달린 것처럼 노골적이고 충동적인 양상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이해했어요. 하지만 경계선 성격과 달리 pleasure/pain, passive/active, self/other에서 self/other의 양가성만 뚜렷하기 때문에 경계선보다는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 새롭게 배운 부분이고요.
성격 유형을 style / type / disorder로 구분해서 설명해 주는 것이 이 책의 많은 장점 중 하나인데, DRN에서 소개되는 두 성격 스타일 중 Disputatiously Discontented style은 독립적이길 바라면서도 자기 결정에 확신이 없고, 확신이 없으면서도 권위나 관습대로 하기는 어려우니, style에 포함됐지만 내적 갈등이 상당하겠단 생각이 듭니다. 결과적으로 dissatisfaction을 지속적으로 경험하지만 이것이 withdrawal이나 irritable contrariness 같은 역기능적 반응으로 이어지는 것만은 아니며 건설적이고 주도적인 자기 결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데 후자로 이어지게 만드는 요인이 무엇인지 궁금했고요. 이런 주도적 자기 결정이 얼마나 지속될지도 궁금해집니다.
Ambivalently Discontented style은 문제 상황 자체를 피하고 안정을 추구하기 때문에 앞서의 style보다는 겉으로 드러나는 어려움이 적을 것으로 여겨져요. 하지만 Disputatiously Discontented style과 비슷하게 관습적인 방식이 효율적일 때조차 그렇게 행동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작용하기 때문에 자기 삶의 benefit을 최적화하는 데 있어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기 쉽다고 이해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대인관계에서도 타인의 안녕을 고려하여 행동하는 것이 자신에게 유익임을 알지만 억압된 oppositional emotions으로 인해 진정으로 그렇게 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고 이해했고요.
Vacillating Resentful type에서는 이 type을 지닌 사람들이 보이는 롤러코스터 같은 부침이 경계선 성격의 dilute variant라고 표현한 부분에 눈이 갔고, 이렇게 감정이 빠르게 변화하는데 Disorder로 넣지 않은 이유도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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