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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일반/고전 강독

[리딩 위니코트] 3. 역전이에서의 증오(1947/1949)

by 오송인 2021.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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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혼란을 겪는 환자들을 치료할 때, 강한 도발에 맞닥뜨려도 이에 대해 보복하지 않고 분석적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분석가에게 도전이 된다고 설명하면서, 위니코트는 이를 아기가 미워도 그것을 표현하거나 아이에게 그 '대가'를 요구하지 않고 참아내는 어머니의 역할에 비유한다. 110

"환자의 그런 행동에 대한 치료자의 경멸이란 감정은 치료의 이 국면 동안 환자가 치료자 안에 불러일으키기 쉬운 열등감 및 만성적이고 무력한 격노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인간적인 반응이다." 그는 또한 이에 수반하는 치료자와 환자의 '흠모' 혹은 상호적 이상화의 위험을 경고하는데, 이는 강렬한 경멸에 대한 방어이다. 110

환자는 자신이 알 수 있을 때까지 분석가가 무엇을 견디고 있는지 알아서는 안 된다. 111

의사가 자신의 환자를 아무리 사랑한다 하더라도, 그들을 증오하고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이에 대해 잘 알면 알수록 환자에 대한 행동을 결정하는 동기 안에 있는 증오와 두려움도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112

무엇보다 분석가는 자신 안에 실제로 존재하는 증오를 부인해서는 안 된다. 113

분석가는 아마도 오랜 기간 동안 긴장을 견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분석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환자가 알아주기를 기대하지 않고서 말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분석가는 자신의 두려움과 증오를 편안하게 인식해야 한다. 116

만약 환자가 객관적인 혹은 정당한 분노를 추구한다면, 환자는 거기 닿을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객관적 사랑에 도달할 수 있다고 느끼지도 못할 것이다. (중략) .. 그러면서 자신을 보호해주는 사람이 객관적으로 증오할 수 있다는 능력을 찾기 시작할 것이다. 117-118

정신증 환자의 분석, 그리고 심지어 정상 개인의 분석 마지막 단계에서, 분석가는 갓 태어난 아기의 어머니에 빗댈 수 있는 그런 위치에 있는 자신을 발견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태아나 신생아가 어머니와 공감할 수 없는 것처럼, 깊이 퇴행한 환자는 분석가와 동일시할 수 없고 자신의 관점을 인식할 수도 없다. 어머니는 아기를 미워하는 것을 견디면서 아무 행동도 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 증오를 아기에게 표현해서는 안 된다. 121

분석가가 정신증 환자를 증오할 수 없을 때 그 환자가 분석가에 대한 자신의 증오를 감당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122

... 환자에 대한 분석가의 증오를 해석하는 문제에 대한 논의가 남는다. 이것은 분명 위험으로 가득한 것이고, 무엇보다 그 시기를 주의 깊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나는 만일 분석가가 분석이 종결을 향해 가는데도 환자가 초기 단계에 아파있는 동안 분석가 자신이 환자 몰래 행한 것에 대해 알려주지 않는다면, 그 분석은 불완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해석이 주어지기 전까지 어느 정도 환자는 자신이 어머니에게 무엇을 빚졌는지 알지 못하는 유아의 자리에 머무를 것이다. 122

심각하게 병든 정신과 환자와 작업하는 사람들이 자신 안에서 정신증적 성질의 불안과 증오가 만들어지는 방식을 연구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서만이 환자의 욕구가 아니라 치료자의 욕구에 맞추는 치료를 피할 희망이 있을 것이다. 123

상담자가 자신의 불안, 두려움, 증오를 잘 인식하지 못할 때('분석가가 정신증 환자를 증오할 수 없을 때'라는 위니코트 말이 의미하는 바일까요?), 환자와의 관계에서 야기되는 힘든 감정들을 버텨내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환자 역시 감정을 조절하기 어렵게 된다는 내용인 것 같은데 지난 주만큼 어렵습니다. 정신병리가 심할수록 환자가 알아줄 것을 기대하지 말고 마치 갓 태어난 아이를 돌보는 엄마처럼 헌신하되, 그래도 분석의 말미에는 어떤 과정들이 벌어진 것인지 환자와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 같아요. 개인분석의 중요성을 느끼게 하는 챕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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