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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일반/고전 강독

[리딩 위니코트] 7. 부모-유아 관계 이론

by 오송인 2021.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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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주기와 담아내기] 비온의 경우, 아기는 견디가 어려운 것들을 투사적 동일시를 통해 엄마에게 내보내고, 엄마는 이것들을 받아 담은 후, 몽상 중에 이것들을 감당할 만한 것으로 바꾼다. 반복적으로 아기는 이를 재함입하고, 그 결과 엄마의 담아주기는 아기 마음 안에서 하나의 구조가 된다. 이와 같은 비온의 개념은 성인 환자들을 치료한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반면에 위니코트는 수십 년에 걸쳐 평범한 엄마들과 아기들을 광범위하게 관찰했다. 위니코트가 보기에 비온의 이론 중에서 유아가 이미 '타인'을 감지하고, 투사 과정도 가능하다고 설명한 부분은 아기의 발달 수준을 지나치게 높게 가정한 것이었다. 위니코트의 생각에, 생애 초기 유아의 관점에서 엄마와 아기는 하나의 단위인 유아-환경 체계로서 엄마의 안아주기 기능은 바로 이와 같은 상황과 관련이 있다. 212

부모-유아 관계 이론의 절반은 유아에 대한 것이다. 이는 완전히 의존하던 상태에서 상대적인 의존을 거쳐 독립하기까지 유아의 여정에 대한 이론이며, 동시에 쾌락 원리에서 현실 원리로, 자기성애에서 대상관계로 가는 여정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나머지 절반은 모성적 보살핌에 관한 것인데, 이는 유아의 특수한 발달적 욕구에 부응해 주는 엄마의 자질과 그 변화에 대한 것이다. 220

타고난 잠재력에는 성장과 발달의 경향성이 담겨있다. 221

'안아주기'라는 용어는 유아를 신체적으로 안아주는 것뿐만 아니라, '함께 살기'의 개념이 생기기 전에 주어지는 모든 환경적 공급을 의미한다. 221

[안아주기의 세 번째 단계] 독립을 향함: 아기는 실제 보살핌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수단들을 발달시킨다. 이것은 환경을 신뢰할 수 있게 되면서 보살핌 받은 기억들, 개인적 욕구의 투사와 보살핌 받은 내용의 내사가 축적됨으로써 이루어진다. 여기에 지적 이해라는 요소를 추가해야 하는데, 이는 방대한 함의를 지닌다. 224

분석가는 환자가 단서를 주지 않는 이상 환자에 대한 답을 알지 못해야 한다. (중략) 그가 여러 명의 환자를 경험하게 되고, 환자들의 느린 진전에 답답함을 느끼게 되면, 환자가 그 날 그 시점에 제공한 자료에 근거하는 대신 자신의 축적된 지식이나 선호하는 이론에 근거하여 해석을 내리기 시작한다. 이것은 환자에게 아무런 소용이 없다. 분석가는 뛰어나 보이고, 환자는 감탄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에 환자는 자신의 것이 아닌 그 해석을 거부해야 하고, 이것은 외상으로 남는다. 229-230

한 순간에는 엄마와 융합되어 엄마의 공감이 필요하다가도, 다음 순간에는 엄마와 분리되는데, 이제 엄마가 미리 자신의 필요를 알게 되면 엄마는 위험한 대상이 된다. 마녀가 되는 것이다. 230

이렇게 안아주는 모성적 보살핌의 다양한 상황에서 모든 것들이 순조롭다면, 아기는 무엇이 자신에게 적절하게 제공되었는지 그리고 무엇으로부터 자신이 배제되었는지 알 방법이 없다. 231

'엄마로부터 받은 보살핌'을 통해 각각의 유아들은 개인으로 존재하게 되며 소위 존재의 연속성을 구축하기 시작한다. 이 존재의 연속성이라는 토대 위에서 타고난 잠재력이 점차 개별적인 유아로 성장해가기 시작한다. 만일 모성적 보살핌이 충분히 좋지 못하면 유아는 진정으로 존재할 수 없게 되는데, 거기에는 존재의 연속성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에 환경적 침해에 대한 대응에 기반하여 인격이 세워진다. 233

불충분한 보살핌도 문제지만 너무 완벽한 보살핌을 제공하게 되면 그것 자체가 유아의 타고난 잠재력의 발현을 저해한다는 말이 와닿습니다. 유아의 반응이 과도한 의존 혹은 완벽한 보살핌을 제공하는 엄마를 마녀처럼 느끼고 배척하는 양상으로 나타난다는 것도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지점 같고요. 신체 기능의 문제가 없으면 신체를 자각하기 어렵듯이 엄마의 보살핌이 적절히 제공되면 유아는 자신이 무엇을 받았고 무엇으로부터 보호되었는지 알기 어렵다는 말을 상담에 대입해 보게 되기도 합니다. 좋은 상담에서는 상담자의 존재나 도움이 부각되기보다 내담자 스스로 힘든 난관들을 이겨냈다고 믿게 하는 그런 자조 능력의 함양이 촉진되는 것 아닐까 싶어요. 이런 면에서, 상담자로서 내담자의 성장이 반가우면서도 종결 후에는 좀 섭섭한 마음도 있을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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