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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팝

Frenzy - Nein Songs (2010)

by 오송인 2021.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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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사일런트 발렛 리뷰 번역입니다. 당시에 좋아하는 밴드가 해외 웹진에 알려져서 기쁜 마음에 번역했었네요. 안타깝게도 이 밴드는 이 한 장의 앨범을 남기고 사라졌습니다. 리더 유정목님은 여전히 다른 밴드로 활동 중이고 프렌지 때보다 팬층이 넓어졌지만 프렌지 음악 색깔과는 전혀 다른 음악을 하고 있어서 조금 아쉽네요.

 


 

Silent Ballet Review(사이트가 바뀐 것 같은데 리뷰를 찾을 수가 없네요..;)

http://www.thesilentballet.com/dnn/Reviews/2010/tabid/159/ctl/Details/mid/633/ItemID/3715/Default.aspx

 

Frenzy – Nein Songs

Score: 7.5/10

 

포스트락의 상태는 한 때 뜨거운 주제였으나 이제 이 주제는 식어가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포스트락 팬들은 포스트락이 어디로 가고 있으며 포스트락이라는 장르 내에서 이름 날릴 차기의 훌륭한 밴드가 어디로부터 올 것인지에 대한 뜨거운 논쟁에 휘말렸었다. 포스트락이라는 스타일은 충실하고 열정적인 팬들을 끌어들이기에 합당했는데, 정서적으로 추동되는 가운데 교환되는 어떤 장르에서라도(any genre that trades in emotionally driven ??) 힘있는 음악은 비등하게 열정적인 지지자들과 연합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새로운 Godspeed You! Black Emperor Explosions in the Sky 혹은 Mogwai와 같은 어떤 전세계적 성공(cross-over successes)을 희망하기를 포기했다.[포스트락 내에서의 next big thing을 바라기를 포기했다는 말.] next big thing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 법한 밴드는 많으나 앞서의 밴드들에 비등한 도전자는 없다. 포스트락이라는 장르를 폄하하는 사람들은 이 장르가 이제 죽었다고 보지만, 여전히 많은 밴드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올해 역시 포스트락 내에서 인상적인 밴드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고,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밴드들이 그들 스스로가 활동하고 있는 지역 너머의 어떤 큰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진 못하지만, 그들은 만약 사람들이 여전히 창의적이고, 아름답고, 매력적이고, 아주 흥미롭고 온전한 록음악을 원한다면 포스트락이 그러한 록음악을 찾을 수 있는 장르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슬프게도 Frenzy는 한국에 사는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들려지고 있다. 이 밴드는 영미권 매체들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하는 질병[표현이 잼있네요]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 Frenzy는 이미 이들을 아는 사람만이 찾아낼 수 있는, 달리 말해 이들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흘러들 가망은 거의 없는 마이스페이스의 웹페이지와 last.fm의 페이지[lastfm 페이지는 없지 않나요??]만을 가지고 있을 따름이다. 하지만 이 경로가 이 밴드를 접할 수 있는 가능한 최선이다. 여하튼 Frenzy Nein Songs가 전세계적인 성공이나 GYBE의 뒤를 이을 차기 후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이들이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포스트락 앨범을 만들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폭발적인 에너지로 청자의 혼을 빼놓기 전에 조용한 아름다움으로 청자를 달래는 것에 의해 청자의 정서를 다루는 장대한 흐름이 포스트락의 지각된 형식적 특징이다. 이러한 형식을 입증하는 대신 Frenzy는 포스트락의 형식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 경향을 보이며 정서적 영향력을 갖는 장르적 특징의 단편들을 일견 무계획적인 듯 보이기도 하게끔 배치하고 있다. Frenzy는 오래된 quiet-loud 템플릿을 언제 어떻게 배치해야 하는지 알고 있고, 그렇게 때문에 인상적인 결과를 낳았다고 본다. 2분 남짓의 오프닝 트랙에 이어지는 “Icarus”는 이 어린 밴드가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첫 번째 실제 증거이다. 소름 끼칠 정도로 감동적이며 만족감을 주는, 휘몰아치는 기타, 장쾌한 드럼, 그리고 중독적인 멜로디를 통해 포스트락이라는 장르가 줄 수 있는 황홀경을 보여준다. 이 트랙은 Tracer AMC International Karate와 매우 흡사한 위풍을 뽐낸다.

 

이 음반은 절충주의적이면서도 응집력을 잃지 않았는데, “Icarus” 다음으로 마음을 사로잡는 “The Great Panic of London”은 묘한 매력이 있고 중독성 있는 쪼개진 드럼 라인과 리버브 걸린 기타로 시작하여 펑키한 재즈 같은 느낌으로 놀라운 방향 선회를 하는 특별함을 보여준다. Mercury Program의 편한 매쓰록(math-rock)적 스타일이 이 지점에서 울려 퍼지는데, Frenzy의 우아한 풍부함(effortless exuberance)과 예측불가능한 곡 흐름의 바뀜은 독특하다. “별주부전은 광란(Frenzy)이라는 밴드명에 어울리게도 어떤 것도 진정 정신없게(frenetic) 만드는 이들의 자유로운 스타일을 보여주는데, 메탈 기타와 매우 훌륭한 록 멜로디를 받치는 드러밍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게 될 위협에 빠지게 될 때쯤 고맙게도Frenzy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통제한다.[대략, 곡의 자유로운 전개가 매혹적이고 인상적이라는 얘기를 하는 듯.]

 

각각의 곡들의 퀄리티가 일정하다는 것이 이 앨범의 장점이다. 앨범 내의 굉장히 아름다운 순간들 사이에는 어떠한 잉여도 없다; 각각의 트랙은 적어도 밴드가 지닌 능력의 희미한 표시를 보여준다. “Lily”는 차분함 속에 아름다움을 심화시키고, 보다 사색적인 “Bye”는 프렌지의 매쓰록적 경향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트랙이다. 그리고 “Sundance”는 앨범에 장엄하고 아름다운 결말을 선사한다. 9분 남짓의 이 트랙의 초반 3분은 풍경을 그리고, 그런 다음에 기타가 천천히 고요함을 깨며 등장한 뒤 점진적으로 드럼과 애끓는 마음을 자아내는 신시사이저가 가세한다. 악기들 간의 이러한 조합이 발전되면서 몽환적인 슈게이징의 느낌으로 가슴이 벅차게 되다가 모든 것이 일순간 끝나게 될 때, 청자는 이러한 경험을 다시 한 번 반복하기를 갈망하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

 

Nein Songs는 강렬한 포스트록 앨범의 멋진 사례이다. 이 앨범이 비록 최상의 포스트록 앨범 혹은 어떤 새롭고 밝은 비전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Nein Songs는 흥분되고 즐거우며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이 앨범의 수록곡들은 독창적이고 유기적으로 만들어졌다는 느낌을 받는데, 어떤 청사진 혹은 공식에 맞게 곡들이 구성되었다기보다, 활기 넘치는 잼 세션들과 편곡들을 거쳐 곡이 씌어진 것 같다. 앨범은 특히 드러밍에서 귀를 사로잡는 일부 인상적인 테크닉을 포함한다. Frenzy는 포스트락의 장르적 특징을 아주 잃지 않으면서도 자신들의 고유함을 살려냈다. 이는 밴드를 성장시키고 아이디어를 탐색할 수 있는 공간에 밴드를 위치시킬 것인데, 그로 인해 다음 앨범은 분명 보다 완성적이고 즐거워질 것이다. 깎아내릴 점이 없는 앨범인 Nein Songs는 사랑스러운 앨범이며, 포스트록 팬들은 이 앨범에서 마음 속에 소중히 여기게 될 어떤 것을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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