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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1000개의 메모

[1000개의 메모 연결 16주차] 글쓰기의 부담을 줄이는 법: 글을 쓰는 이유를 명확히 하기

by 오송인 2022.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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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정리하여 글로 쓴다기보다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체계화하는 것에 더 가깝습니다. 쓰지 않으면 생각의 허술한 부분이 어디인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1]

각 잡고 쓰는 글뿐만 아니라 일기나 메모처럼 비교적 형식에 구애됨에 없이 쓰는 글도 그렇습니다. 자기나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살피고, 무언가의 중요한 부분에 선택적으로 초점을 맞추며, 간과한 것이 없나 이리저리 생각해 보는 일련의 과정은 일기와 메모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얼마나 많은 글을 썼느냐가 곧 성찰적 사고의 양에 비례한다고 보며, 쓰지 않고서는 생각을 발전시키기 어렵습니다.[^2]

이처럼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방식으로 사고하기 위한 훈련으로서의 글쓰기의 중요성은 이미 상식적인 부분이 되었으나,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아마 글쓰기의 어려움을 느낄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글쓰기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까요? 늘 고민하는 문제입니다. 제가 다른 이들의 글이나 영상을 참고하여 얻은 하나의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글쓰기의 어려움에 관해 고민을 하다 보니, 글을 쓰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내가 궁금한 것, 내가 호기심이 생기는 것에 대해서 명료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법]]을 쓴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잡지나 팟캐스트, 유튜브는 일종의 그릇(매체)일 뿐입니다. 그보다 먼저 그 그릇에 담을 내용물을 고민해야 하고, 더 근본적으로는 왜 이것을 만들려고 하는지 혹은 왜 만들고 싶은지 고려해야 합니다.[^3]

어떤 일을 하든 시작은 왜?라는 질문에서 출발해야 합니다.[^4] 저는 영어공부에 목매달며 사는 사람이라 영어공부를 예로 들면, 영어 잘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왜 영어를 잘하고 싶은지 명확히 하라'입니다. 이유가 명확하지 않으면 중도에 포기하기 쉽다는 것인데, 저도 이 말에 동의합니다. 다만 글쓰기가 왜 필요한지에 관한 추상적인 답보다는 특정 글을 쓰고자 하는 이유(즉, 목적)를 갖는 게 중요해 보입니다. 일례로 제가 이 글을 쓰는 출발점은 왜 글쓰기가 부담스럽게 느껴질까 라는 질문이었고,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서 글쓰기의 부담을 줄이는 저만의 방법을 공유하고자 함입니다.

그런데 이 질문을 찾는다는 것이 또 쉽지 않습니다. 논문을 쓸 때 가장 어려운 것도 연구 시작 지점에서 연구문제를 설정하는 것입니다. 그럼 질문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일상에서 본 것, 들은 것, 느낀 것에 관한 메모를 차곡차곡 모으는 것이 제가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모으면서 이전 메모를 훑어봅니다. 주기적으로 메모를 훑어보고 비슷한 주제나 질문으로 묶일 수 있는 것이 없나 고민을 합니다. 제가 이전에 썼던 글은 대개 이런 방식으로 쓴 글입니다.

혹은, 메모를 모을 때 이 메모가 어느 질문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을지 가상의 질문을 생각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질문은 어설퍼도 관계 없습니다. 메모를 하면서 질문도 같이 모으고, 모인 메모와 질문을 추후에 다시금 훑어보면서 특정 질문을 중심으로 메모를 재배치합니다.[^5] 이 과정에서 특정 질문을 낳았던 메모는 오히려 다른 질문에 더 맞는 내용으로 밝혀질 수도 있겠죠.

특정 질문을 중심으로 메모들이 어느 정도 모였다면, 질문과 질문 간의 연관은 없는지 살펴보고, 만약 연관이 있다면 글로 엮을 때 전후관계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해서 써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칼 뉴포트가 위계적 아웃라인을 설정하고 글을 쓰기보다 토픽 수준에서 단순히 어떤 토픽이 앞에 오면 좋을지 정도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쓰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한 것을 질문 중심으로 변형해 본 것입니다.[^6] 이 방법은 익숙해지면 나중에 다시 소개해 보고 싶네요.

제가 소개한 방법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메모를 모으되, 마음 가는 대로 쓰고(그렇게 쓰게 되는 날이 있죠!) 글 흐름에 맞게 메모를 인용한다거나 다시 풀어쓴다거나 주석 처리하는 것도 방법일 것 같습니다.[^7] 부담을 줄이자고 하는 방법이 부담이 되면 의미 없죠. 그리고 돈 받고 하는 것도 아니고 재미있자고 하는 글쓰기인데 너무 힘이 들어가면 지칠 테니까요. 근거를 찾고 거기에 맞게 글을 쓸 수 있겠지만 생각을 먼저 쓰고 그 생각에 맞는 근거를 찾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생각에 갇히지 않기 위해 다른 사람의 생각도 참고할 수만 있다면 어느 방식이든 관계 없을 것 같아요.

[^1]:[[P - 읽고 쓰는 것이 곧 성찰의 양이다]]
[^2]:[[P - 사고의 발전이 있으려면 일단 써야 한다]]
[^3]:[[23. '왜'를 가장 먼저 생각하자]]
[^4]:[[P - 모든 일의 시작은 왜(why)에서 출발한다]]
[^5]:[[P - 질문을 중심으로 메모를 엮는다]]
[^6]:[[P - 위계적 아웃라인보다 토픽 수준의 아웃라인으로 글을 쓴다]]
[^7]:[[P - 글을 쓰고 주장을 뒷받침하는 노트를 찾는 것도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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