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왜 해야 하나
블로그를 상당히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그를 2006년쯤에 시작했으니 15년 이상을 지속했네요. 꾸준히 한 것은 아닐 뿐더러 심지어 몇 년 동안 블로그를 닫기도 했습니다. 꾸준히 했더라면 지금쯤 상당한 유입자수를 확보한 상태일 텐데 아쉬움이 남습니다.
최근에 김민식 피디의 [[매일 아침 써봤니]]를 읽고 느끼는 바가 많습니다. 그가 말하는 최고의 노후 대비는 큰 돈 안 드는 재미난 취미를 지속하는 것이고, 그 중 하나가 블로그 글쓰기입니다. 공부하거나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세상과 상호작용할 수 있고, 내가 쓴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블로그 글쓰기는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유익합니다.
글쓰기는 생업으로 연결될 여지도 있습니다. 생업의 정의는 아래와 같습니다.
혼자서도 시작할 수 있고, 돈 때문에 내 시간과 건강을 해치지 않으며, 하면 할수록 머리와 몸이 단련되고 기술이 늘어나는 일, 이것이 바로 생업이다. - [[매일 아침 써봤니]]에서 인용한 것을 재인용
글쓰기 기술이 수입을 가져다 줄지 말지 알 수 없다 하더라도 꾸준히 블로그 글쓰기를 통해 컨텐츠를 퍼블리시하는 행위는 우리도 모르는 어떤 기회를 잡을 가능성을 높입니다. 저의 경우 애드센스로 푼돈이나마 구글에서 광고수익을 받습니다. 일 년에 10만 원도 안 되는 돈이지만, 기회이자 강력한 글쓰기 동기입니다. 나중에는 김민식 피디처럼 한두 달에 십 만 원이 될지 누가 알겠습니까.
Luck is absolutely something that can be manufactured. If you publish content, blogs, podcasts, or videos, people will discover and reach on to you-they'll open doors you didn't even know existed. by David Perell[^1]
운은 분명히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컨텐츠, 블로그, 팟캐스트 또는 비디오를 게시하면 사람들이 그것을 발견하여 당신에게 다가갈 것입니다.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문을 당신에게 열어줄 것입니다.
어떻게 써야 하나: 내용
대부분의 사람에게 글쓰기는 어렵고 저도 예외가 아닙니다. 하지만 글 쓰는 데 도움이 되는 네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앞의 둘은 글의 내용에 관한 것이고, 뒤의 둘은 방식에 관한 것입니다.
내용과 관련하여 첫째, 그저 쓰고 싶은 글을 씁니다. 언어 공부를 지속하려면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글쓰기도 재미가 없으면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글을 쓸 때 가장 재미있을까요. 저는 쓰고 싶은 글을 그저 쓸 때라고 생각합니다. 일상 경험이든 재미있게 읽은 책에 관한 내용이든 누구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특히 자기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어떤 것에 대한 호기심을 이야기로 풀어내면 쓰는 사람도 즐겁고 읽는 사람도 덩달아 즐거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례로 제가 2019년 12월까지 거의 1년 반에 걸쳐 브런치에 연재했던 정신장애 이야기는 제 직업적 관심사를 풀어낸 책이고 지금도 꾸준히 라이킷으로 반응이 옵니다.
둘째,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만한 글을 씁니다. 글을 쓸 때 우선 내가 재미있어야 남도 재미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이타적인 인간이 되고 싶어서라기보다 '이 글이 도움이 됐어요'라고 누군가 덧글을 달아주는 것만큼 글쓰기 사기를 북돋우는 이벤트가 없기 때문입니다.
There are other people out there that can benefit from your lessons, your realizations your insights and it is just the most rewarding and inspiring and meaningful thing that I've ever found..[^2]
당신의 깨달음, 통찰력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다른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제가 찾은 것 중 가장 보람 있고, 영감을 주고, 의미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써야 하나: 방식
방식과 관련하여 첫째, 가급적 자주 씁니다. 김민식 피디가 그랬듯이 가능하면 매일 씁니다. 창의성은 인지적 유연성과 목표 달성을 향한 끈기라는 두 변인으로 구성됩니다.[^3] 인지적 유연성보다는 끈기가 조금 더 자기조절 능력을 발휘해 볼 수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매일 쓰는 끈기를 발휘할 수 있을까요. 아래 체크리스트[^4]가 핵심을 짚는 것 같아요.
글을 더 잘 쓰기 위해 의도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집중해서 글을 쓰는 장소가 있다
매일 글을 쓰기 위해, 읽거나 쓰는 시간을 확보하고 있다
저는 글을 잘 쓰고 싶어서 올해 1월1일부터 매주 한 편의 글을 쓰는 목표를 잡고 글을 써 왔습니다. 현재 82% 달성한 상태입니다. 집중해서 글 쓰는 장소도 정해져 있습니다. 메모는 아무 데서나 하지만 글은 정해진 장소에서만 씁니다. 그리고 매일 책을 읽고 주중 매일 메모를 합니다.
둘째, 글을 꾸준히 쓰고자 하는 사람은 평소 질문의 목록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글이라는 것은 질문에 대한 답일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 글도 그렇죠. 이 글은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왜 블로그에 글을 꾸준히 써야 하는가? 어떻게 꾸준히 쓸 수 있는가? 블로그에 쓰는 글 뿐만 아니라 책도 논문도 하나의 핵심 질문에 답하기 위해 근거를 찾고 결론을 내는 과정입니다. 글을 꾸준히 쓰려면 질문의 목록부터 만드세요.[^5][^6] 구글에 키워드를 넣으면 연관 검색어가 뜨죠. 사람들이 뭘 궁금해 하는지 가끔 살펴보는 것도 좋습니다.
글 쓰는 데 타고난 재능이 필요한가
'왜 꾸준히 써야 하는지도 알겠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알겠는데, 저는 원래부터 글쓰기에 소질이 없어요.'라고 말하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써야 하는 사람은 써야 한다[^7]라는 글에서도 적었지만 저도 뭐 글쓰기 소질이 딱히 있어서 쓰는 게 아닙니다. 그냥 쓰고 싶으니까 씁니다. 어떤 재능이든 매일 꾸준히 하면 어느 정도 궤도까지는 오를 수 있습니다. 오를 수 있는 상한선이 어디인지는 사람마다 다를 테고 예측하기도 어렵지만, 사람은 누구나 이야기꾼의 본성을 갖고 있고[^8], 적어도 스스로에게 만족스러운 수준까지는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웨이트 트레이닝 꾸준히 한다고 모두가 헬스 트레이너 수준이 되진 않겠지만 이 정도면 근사하다 싶은 수준까지 몸매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과 동일합니다.
[^1]: How to Write Every Day - YouTube
[^2]: How to Take Digital Notes and Build Your Second Brain in 2021 (With Tiago Forte) - YouTube
[^3]: [[P - 창의성의 두 차원, 인지적 유연성과 인지적 끈기]]
[^4]: 어떻게 생각은 글이 되는가 / 박주용
[^5]: How To Take Smart Notes (3 methods no one's talking about) - YouTube
[^6]: Zettelkasten for Creatives: Grow Ideas for Blog and Youtube - YouTube
[^7]: 써야 하는 사람은 써야 한다
[^8]: "우리에게는 누구나 말과 글의 재능이 있어요. 그게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를 구분하는 중요한 척도니까요." 매일 아침 써봤니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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