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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학

오역에 가까운 번역

by 오송인 2013.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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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M-IV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기준 A-(1)은 개인이 자신이나 타인의 실제적이거나 위협적인 죽음이나 심각한 상해, 또는 신체적 안녕에 위협을 가져다 주는 사건(들)을 경험하거나 목격하거나 직면하였을 때,이다. 이 때 '직면'에 해당하는 원어는 was confronted인데 이 맥락에서의 was confronted는 누군가로부터 어떤 소식을 듣게 되는 것'에 가까운 의미라고 한다. 나는 그저 목격과 비슷하게 '눈 앞에서 직접 보게 되는' 정도의 뜻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고, 원어가 지닌 구체적인 의미를 직면이라는 단어로 옮기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전문의 선생님의 술자리 열변이 있었다. ㅎ


DSM-5에는 선생님 말대로 was confronted 대신 learning이라는 표현이 사용되고 있다. 

A-(3) Learning that the traumatic event(s) occurred to a close family member...

다음 영영사전을 펼쳐 보니 learning의 의미는 "the cognitive process of acquiring skill or knowledge"이다. 가족 구성원이나 친한 친구에게 외상적인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acquiring) 인지적 과정'이라는 뜻인데, 영어권의 사람들도 이런 의미를 전달하는 데는 was confront보다 learning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 아닌가 싶다.


이런 어감의 차이를 간과하지 말고 원어가 전달하고자 했던 뜻이 무엇일지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종종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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