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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나 논문은 최종적으로는 누구를 향해 말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스타일로 쓰는 것이 보통이지만, 거기에 대화가 없어서는 안 된다. 요컨대 타인에게 말하고 싶을 만한 것이 아니라면 쓴다 한들 의미가 없다고 본다. '이걸 꼭 들려주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단계가 되면, 자신과 타자의 사이를 사고가 이루어지는 또 하나의 장소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
책의 힘, 오사와 마사치, 김효진 역, 34쪽.
지인이 책을 번역해서 한 권 사서 읽고 있다. 기대를 안 했는데 생각보다 흥미로운 내용이다.
인용한 글과 관련해 얘기하자면.. 논문을 쓸 때도 이 분야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읽었을 때조차 이해할 수 있을 만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텍스트든 글을 읽을 사람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데, 주요 독자가 해당 분야의 전문가라 하더라도 평이한 언어로 논지를 풀어나가는 것의 중요성은 줄어들지 않는다. 쉽게 씌어지지 않는다면 사고의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고, 다른 사람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인용한 문장에서 말하고 있듯이 텍스트는 기본적으로 독자와의 대화를 상정하는 것이고,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평이한 언어로 상대방에게 내 생각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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