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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여행

도쿄 여행 첫째 날(2016.04.22)

by 오송인 2016.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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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앞두고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되고 해서 잠을 설쳤다. 옷이 별로 없고 여행 때 입을 청바지조차 마땅한 게 없어서 저녁 무렵에 근처 유니클로에서 저렴이 바지를 하나 구입하고 집에 와서 짐 꾸리고 하다 보니 저녁 12시가 넘었고, 저녁 12시 30분쯤 누웠는데 2시간 동안 말똥말똥. 난 대체로 머리 닿으면 자는 편이라 불면증 환자의 고통을 아주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다.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서 잠들기가 더 어려웠다. 이러다가 내일 비행기 놓치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도 밀려 왔다. (처음엔 누구나 다 이런 거죠? ㅎ) 2시간쯤 잤을까.. 다행히 새벽 5시쯤에 맞춰놓은 알람 듣고 눈이 떠졌다. 빠진 것은 없나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집을 나서려는 순간 제일 중요한 공연 티켓 2장을 가방에 넣지 않았음에 가슴 철렁했다. 완전 ㅈ될 뻔했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기분이었다. 다시 한 번 빠뜨린 짐 없나 확인하고 공항철도로 향했다. 8시 반 뱅기였고 공항철도 탑승하니 6시 무렵이었는데 출근하는 사람도 많고 여행가는 사람도 많아서 앉을 자리가 없었다. 김포공항역에서 출발해서 30분쯤 갔을까 내 앞에 자리가 나서 앉으려고 하는 찰나에 내 바로 옆에 있던 안경돼지 남자 녀석이 잽싸게 자리를 차지했고 순간 주먹이 날아갈 뻔했으나 참았다.(여자였으면 그러려니 넘어갔을 것이다 ㅎ) 녀석이 암묵적인 룰이자 사회적인 관습을 어기고 내 권리를 앗아간 데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이었다. 아 그래 난 임상심리사인데 진정하고 이 사람의 상황을 고려해 보자. 보아하니 머리도 감지 않은 것 같은 몰골인데 밤을 새서 뭘 한 건 아닐까. 엄청 피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일 거야. 아니면 원래 무릎이나 어디가 안 좋은 사람일지도 몰라. 나도 겉만 멀쩡하지 허리병 있으니까. 그래.,. 뭔진 모르겠으나 얼굴에 철판을 깔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겠지. 20분만 더 가면 되니까 참자. 뭐 이런 식으로 화를 꾹꾹 눌러 담았다. 여행 떠나는 마당에 기분 잡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 녀석 아주 가까이에 서서 그 녀석을 금방이라도 죽일 듯한 얼굴로 노려 보았고, 그 녀석은 핸드폰에 얼굴을 파묻을 수밖에 없었다. 고개 한 번 들지 못하고 하릴없이 핸드폰에 얼굴을 처박고 있는 녀석이 처량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 녀석은 터미널 전 어떤 역에서 내렸는데 출근하는 길이었던 모양이다. 아무튼 이런 작은 에피소드를 뒤로 하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제주공항 카운터에서 체크인을 하려고 줄을 섰다. 짐 없는 손님과 웹체크인한 손님이 서는 줄은 대체로 한산하게 마련인데 내가 도착했을 때는 각각 아이 한 명씩 동반한 젊은 부부 세 쌍이 바로 앞에서 체크인 중이었다. 짐이 많은 걸 보니 웹체크인을 한 모양이었다. 그런데 카운터 직원이 초짜인지 장장 20분쯤 기다린 것 같다. 내 뒤에 있던 50대로 추정되는 아줌마 두 분도 직원 욕을 하기 시작했다. 기나긴 시간이 지나고 체크인을 하려고 하는데 그 젊은 부부 3쌍은 자신들이 가지고 온 카트 하나를 체크인 장소 앞에 그대로 둔 채 유유히 자리를 떴다. 순간적으로 뭔가 오늘 하루 운이 안 좋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철면피 어글리코리안의 개매너를 두 번이나 경험하다니. 통행에 방해가 안 되게 카트를 옆으로 밀쳐낼까 하다가 내가 왜 그래야 하지 라는 생각에 카트를 살짝 피해 체크인 하러 갔다. 뒤에 아줌마들이 어글리 코리안 젊은 부부를 욕하고 소리가 들려왔다. 체크인은 2분도 안 돼 끝났다.    



출국심사 및 입국심사를 무사히 통과하여 사전에 열심히 검색해 놓았던 JR 서비스 센터에서 넥스를 왕복으로 끊었다. 스이카도 구매했다. 타국에서 어리바리해질까봐 걱정했는데 별거 아니었다. 금방 우쭐해졌다. 말의 내용이 커뮤니케이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도 안 된다는 것을 새삼 실감했다. 인도 패키지 여행 때도 그랬지만 간단한 단어 몇 개와 바디랭귀지와 눈빛만으로도 어지간한 내용은 다 전달할 수 있었다. 자신감을 되찾고 넥스에 올랐다. ㅎㅎ 나리타 2, 3 터미널에서 신주쿠까지는 1시간 20분이 소요될 예정이었다. 


신주쿠에서 마루노우치선으로 갈아타고 나카노사카우에 역에서 내렸다. 에어비앤비에 역에서부터 숙소까지 가는 방법이 자세히 소개돼 있었으나 숙소를 100m 남겨 놓고 약간 헤맸다. 다행히 호스트와 만나기로 한 시간에 도착은 했다. 숙소에 도착하니 호스트가 자기를 대신해 보낸 것 같은 일본인이 나를 반겼다. 숙소에 묵고 있는 또 다른 여행객이거나 월세 들어 살고 있는 사람 같았다. 자전거를 타고 등장한 그는 해맑은 표정으로 내게 열쇠를 줬고 궁금한 게 있으면 옆방에 묵고 있으니까 물어보라고 했다. 단 노크하라는 당부도 있지 않았다. 숙소가 사진과 똑같아서 안심이 됐다. 지하철역과 7~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서 에어비앤비 후기에서처럼 조용한 편이기도 했다. 4박 해보니 낮이든 밤이든 정말 무지하게 조용한 동네였다. 같은 숙소 쓰는 다른 게스트도 조용했는데(중국인 한 명, 서양인 커플, 갓난아이를 둔 일본인 커플 등이 있었다) 늦은 저녁에 들어가 보면 방에 불이 켜져 있음에도 사람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의식적으로 조용히들 하는 것 같았다. 그들이 그랬던 것처럼 나도 까치발로 이동하는 등 소음을 내지 않으려고 애썼다. 이런 건 전혀 불편하지가 않았는데 서로를 위해서 조금의 불편을 감수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과 행동은 별개일 때가 많고 나도 상황에 따라서는, 안경돼지 남자 녀석이나 어글리 코리안 커플처럼, 눈치 봐가며 비도덕적으로 행동할 때가 많은 게 사실이다. ;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스미마셍과 고멘나사이(둘 다 미안합니다 정도의 뜻이다)를 입에 달고 사는 일본인들의 문화, 늘 서로가 죄송해 하는 그 문화가 부러웠다. 밀란 쿤데라의 소설 무의미의 축제에 나오는 어떤 말이 떠오른다. 이하 133~134쪽에서 발췌.


잘못은 제가 빌어야죠. 알랭이 말했다. 제가 어머니 배속에 쇠똥처럼 떨어졌잖아요. 아메리카까지 쫓아냈고요. 

잘못했다는 소리 그만해라! 네가 내 삶에 대해서 뭘 아니, 이 바보야! 바보라도 불러도 되겠지? 그래, 화내지 마. 내가 보기엔 너 바보야. 그런데 네 멍청함의 근원이 뭔지 아니? 선량함! 네 터무니없는 선량함이라고!

뤽상부르 공원 근처에 도착했다. 그는 오토바이를 세워 놓았다.

뭐라 하지 마세요, 그냥 제가 잘못했다고 그러게 두시라고요. 그가 말했다. 저는 사과쟁이예요. 어머니하고 아버지가 저를 이렇게 만드셨어요. 그래서 사과쟁이로서 저는 어머니하고 저하고 서로 사과할 때 기분이 좋아요. 서로 사과하는거, 참 좋은 일 아니에요?


다시 숙소 얘기로 돌아와서, 호스트인 모리상이 아침마다 샤워룸이나 화장실을 말끔하게 청소했고, 불편한 점은 없는지 물어본다거나 현지인인 자신이 아는 최선의 정보를 주려고 마음 쓰는 모습이 역력해서 더 플러스 점수를 줄 만했다. 숙소 검색하면서 도쿄 중심가의 호텔이 얼마나 비싼지 알게 됐기 때문에 1박 단돈 4만 원에 이런 괜찮은 호스트와 숙소에 연이 닿게 된 것이 행운이라 여겨졌다. 주지하다시피 에어비앤비 검색해 보면 황당한 경험을 한 게스트들의 울분 섞인 후기도 많다. 아무튼 숙소에 짐을 풀고 가방을 최대한 가볍게 한 채 가구라자카로 향했다. 오늘의 첫 행선지였다. 



스이카와 도쿄지하철 어플만 있으면 지하철 이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서울 지하철과 똑같더라. 국제 미아될까봐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ㅎ 


도쿄 일상산책이란 책에 소개된 가구라자카를 가기 위해서 이다바시 역에서 내렸다. 그리고 책에 소개된 산책길을 어렵지 않게 찾았다. 이 사진은 간다강을 오른편에 둔 Chūō Main Line이다.    

 


이번 도쿄 여행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전철이 돼버렸을 정도로 도쿄 구석구석을 전철들이 지나다닌다. 서울도 그렇긴 하지만, 도쿄 전철은 지상으로 다니는 경우가 많다. 한국 전철이 대체로 지하로 다니는 경우가 많은 것과 대비됐다. 저렇게 강을 옆에 두고 지나기도 하고 산겐자야나 요요기역 근처 같은 경우는 주택들 사이로 전철이 지나다니는데 그 모습이 친숙하면서도 이국적이었다. 한국에서도 기차가 다 지나갈 때까지 사람이나 차량이 대기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지만, 전철이 주택가 한복판을 지나가고 자전거 탄 몇몇 사람들이 전철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는 풍경에는 낯섦과 함께 도쿄 일상의 소박한 아름다움이라 할 만한 게 있었다. 물론 그런 데 사는 주민들은 소음 때문에 고생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ㅎ

    




간다강 산책을 마치고 가구라자카 메인 거리 쪽으로 이동했다. 가구라자카 근처 길을 걷다 보면 Zenkokuji Temple이 보이는데 내게는 일종의 랜드마크가 돼 주었다. 저녁을 유명한 소바집에서 먹었는데 이 사원 덕분에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인도 갔을 때도 그랬지만, 일본 국민의 신심도 대단했다. 이런 번화가 뿐만 아니라 내가 묵었던 주택가 골목에도 작은 규모의 사원이 있을 정도였다. 일본에 교회나 성당은 드물지만 이런 사원이 많고, 일본인들은 주로 이런 사원에서 신께 자신의 바람을 고하는 듯하다.



여긴 가구라자카의 골목 돌길 이시다다미다. 나쓰메 소세키가 창작활동을 하기도 했다는 동네라 와봤다. 읽은 작품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밖에 없지만. 이 작품 두 번 읽었는데 꽤 잼있다. 빵빵 터지는 대목들이 있다. 관심 있으신 분은 현암사에서 하드커버로 나온 책 읽어보기를. 600페이지가 넘는 건 함정.




여긴 아타미유 계단이라는 곳인데 유명한 스팟인 것 같다. 친애하는 아버님이라는 드라마에서 상징적인 장소인가 보다. 내 눈엔 그냥 골목길일 뿐..;

 






이런 사진은 뭔가 일본스럽다.


골목길을 빠져나와 다시 가구라자카 메인 거리로. 이대 앞과 인사동을 섞어놓은 분위기였다.




첫날이라 다소 정신없이 움직이는 바람에 아침, 점심을 제대로 못 먹었다. 그래서 4시 반에 저녁 먹으려고 여기 왔다. 디너가 5시부터 시작이라 기다리는 중에 찍은 사진. 교라쿠테이라고 도쿄 미슐랭 가이드에서 3년연속 1스타에 선정된 소바 전문점이라고 한다. 내가 갔을 땐 평일이라 내 앞에 한팀밖에 없었는데 주말에는 줄 서는 집이라고 함. 테이블이 몇 개 없기도 하다. 밥 다 먹을 때쯤(6시)에는 빈 좌석이 없었다.



소바와 덴뿌라 세트가 2400엔이다. 거기에 맥주를 시켰다. 



일본 식당은 거의 이런 식으로 주방 오픈인 것 같다.



아 맥주 핵존맛. 일본 맥주는 정말 감탄이 절로 나온다. 힘들어서 더 맛있었을 수도.



덴뿌라라고 해서 오뎅 나오나 했는데 이런 튀김을 가리키는 거였다. 아직 다 안 담겼는데 더 튀겨서 줌. 그래도 양이 너무 적었다. 이걸 누구 코에 붙이라고.



소바는 그냥 소바 맛이었다. 별 특별할 것도 없는데 뭐가 미슐랭 1스타라는 건지.. 혀가 저렴이라 실망이 컸다. 양이라도 많던가. ㅎ



가게 안이 금방 꽉 찼다. 분주하게 움직이심.




대체 다른 사람은 여기서 뭘 맛있게 먹은 건지 궁금해서 다시 검색을 열심히 했고, 여기 오면 이 계란말이를 꼭 먹으라는 글들이 많아서 시켜봤다. 저것도 한 만 원쯤 할 거다. 근데 소바나 덴뿌라보다 이 계란말이가 진정 국보급이었다. 푸딩 같기도 하고 뭐라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식감을 자랑했다. 맛도 당연히 좋았다. 입에 넣자마자 탄성 자동발사되는 그런 맛이었다. 소바 말고 이거를 3개쯤 시킬 걸 후회됐다. ㅋㅋ



아아 보고 있자니 다시 침 고임.



맥주 한 잔 더 시켰고 여기서 아마 4~5만 원쯤 쓴 것 같다. 추천할 만한 집은 못 되는데, 웨이팅이 없다면 계란말이는 꼭 먹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런 프랑스 레스토랑도 있다. 이 동네가 유럽식 레스토랑이 몇몇 있다.



원래 다음 일정은 신주쿠 도쿄도청에서 야경 보는 거였는데, 도쿄도청에서는 도쿄타워가 안 보인다. 그래서 롯폰기힐즈로 이동. 2만 원인가 입장료 있으나 야경은 스카이트리나(안 가봤지만) 여기가 최고인 것 같다.



이게 그 유명한 롯폰기힐즈. 건물이 높아서 앵글에 다 안 들어온다.





저 멀리 도쿄타워 보이는데 티비에서 보던 그 색은 아니네..




정말 미래도시 느낌 물씬 난다. 세일러문 전시 조명 때문에 야경을 더 예쁘게 사진에 담을 수 없었던 건 아쉽다. 저 멀리 레인보우 브릿지도 보인다.



전망대에서 이런 세일러문 관련된 전시가 하고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여자들이 더 많았다. 일본 여자들 정말 예쁘다. 한국 여자들도 예쁜데 일본 여자들이 더 개성 넘치게 예쁜 것 같다. ㅎㅎ

 


도로 끝이 시부야 방향이었던 듯하다.



여자들 이 앞에서 사진 많이 찍더라.



전망대 윗층이 모리뮤지엄인데 현대미술 관련된 전시를 많이 하는 곳이라고 한다. 아트선재 어떤 분이 이 전시의 공동 디렉터로 참여한 게 인상적이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 군인들의 다양한 표정을 상상해서 그려낸 작품이라 함.



이건 도쿄에 사는 여러 직업 여성들의 포트레잇. 하나같이 고립되고 외로운 느낌 물씬 풍겼다. 내 마음 상태가 그런가 보다. 




레즈비언 커플도 아기를 낳을 수 있다! 물론 기술적으로 실현된 부분은 아닌 것 같고 그 가능성을 예술로 옮겨본 것 같다.




이런 영상 작품도 있었는데, 아마도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관련된 내용이 아니었을지. 관료들이 국민들 앞에서 저렇게 정중하게 사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에 저런 일이 났다면 관료들은 책임 떠넘기기 급급했을 텐데. 


현대미술은 접근성이랄 만한 게 좋다. 의외로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다. 하지만 작품 소개나 스크립트가 영어로 돼 있음에도 작품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어려울 때가 많았다. 머리 싸매고 뚫어져라 봤으면 이해불가능하지도 않았겠지만 그냥 한 번 슥 읽어도 이해될 수 있을 만큼 영어를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남았다. 도쿄 다녀오고 나서 영어 공부에 대한 동기가 약간 생겼으나 역시나 금방 사라짐.



9시 넘어서 나왔다.



롯폰기 거리 모습.




나는 책에 코 묻고 냄새 맡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인지라 서점에도 들러봤다. 페이퍼백 형태가 많은 게 인상적이었다. 하드커버보단 페이퍼백이 낫다. 론리 플래닛 도쿄 영문 버전을 좀 살펴 보면서 든 생각은 이런 책을 하나라도 가져 왔어야 했다는 것이다. 백화점식으로 나열해 놓기 바쁜 그런 여행책이 뭐가 쓸모가 있겠어 라며 이 블로그에 기록된 여행 계획과 3G 인터넷만 있으면 문제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물론 여행하면서 하등의 문제도 없었으나 여행 계획이란 게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다양한 옵션을 두고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백화점식 여행책이 하나쯤 있어야겠더라. 3G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있자면 정말 속 터짐.

 


첫 날을 무사히(!) 마친 기념으로 세븐일레븐에서 에비스 맥주 사왔다. 큰 거 사고 싶었으나 눈에 다래끼 도질까봐 작은 것으로 만족했다. 맛은 기린이찌방이나 아사히 캔맥주가 더 좋은 것 같다. 



이런 괴기한 백댄서를 대동한 아이돌이 나오는 티비를 보며.


잠들 무렵에 냉장고 소음이 거슬릴 정도로 크게 들려 왔는데, 첫 날 그래서 1시간쯤 뒤척였다. 하지만 둘째 날부터는 굉장히 많이 걷고 피곤에 쩔어 들어왔기 때문에 계속 숙면 취함. 이 숙소의 유일한 문제점은 냉장고 소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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