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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여행

지리산 7암자 순례길(2016.05.14)

by 오송인 2016.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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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산악회 버스를 이용하여 음정까지 편하게 왔다. 잠은 포기했고, 빨간책방 들으면서 왔다.



단체사진은 박고 가야~ 백두대간도 한 번쯤은 해보고 싶은데 백대명산 끝나면 생각해 보려 함. 아직은 경험이 너무 부족하다.




색감이 이뻤는데 흔들려서 아쉽네..



음정에서 벽소령 대피소 올라가는 길목에서 바라본 지리산 자락. 작년 7월 화대종주 때는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인해 벽소령 대피소에서 1박하고 이 길로 내려왔었는데 기억을 못하다가 일행이 '너 그 때 여기로 내려오지 않았어?'라고 물어봐서 기억이 났음. 내가 리딩했던 산은 아무래도 공부를 조금은 하게 돼 지명이나 풍경을 더 잘 기억하게 되는데 다른 사람 벙개 따라가면 아무 생각없이 따라 다니기만 해서 기억에 남는 게 상대적으로 적다. 



여러 면에서 배울 게 많은 누나가 이 날 산행대장이었음. 이전에도 말한 적이 있는데 등산 다니기 시작하면서 여자는 남자보다 체력이 약하다는 편견이 깨졌음. 예외는 늘 있는 법임.



7암자길로 접어 들었는데, 시작부터 오르막 경사가 심했음. 보통은 통제돼 있는 길인데, 부처님 오신 날 때문에 특별하게 개방된 것 같음.(일행의 후기를 보니 6암자는 개방돼 있었고 도솔암에서 영원사 가는 길만 통제돼 있었는데 이 날 특별히 개방한 것이라고 함.) 우리 앞에 이미 다른 팀이 많이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수풀이 우거져 있다는 느낌이었고, 그래서 치고 올라가는 것이 더 힘들었음.



첫 번째 암자인 도솔암 도착.



연등이 예쁘게 걸려 있다. 시주를 하면 소원 같은 걸 적어서 저 연등에 넣어 매달 수 있었다. 



도솔암에서 바라본 지리산 자락.



지리산은 지금 이름 모를 꽃들이 만발해 있다.




부처님은 인생 자체가 고통이라 하셨는데, 난 이 말이 맞다고 봄. 하지만 고통 속에서 가끔씩 피어나는 찰나의 행복이 삶을 소중하게 만드는 것 같다. 합주가 잘 될 때라든지, 산 타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볼 때라든지, 좋아하는 여자와 눈 마주치며 얘기할 때라든지, 토욜 밤에 놋북으로 영화 틀어 놓고 네 캔에 만원하는 수입 캔맥을 먹을 때라든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읽을 때라든지 등등. 적어 놓고 보니 찰나의 행복이 참 많네. 인생은 고통이 아닌가(긁적긁적)..



건강해지는 기분~



지리산에 가 보면 한국이 왜 물 많은 나란지 알 수 있다. 도처에 식수가 풍부함. 



영원사에서 바라본 지리산자락의 푸르름



첩첩산중에 이런 으리으리한 절이..



이름 모를 예쁜 꽃. 꽃에 관해서도 공부를 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근래 많이 든다. 꽃 이름 아는 사람들 정말 박식해 보임.



산행 대장 신짱. 누가 꽃이게~~ 시전 중. 아리따우신 분인데 초상권 보호를 위해 가림 처리함. 단체 산행 시엔 이런저런 우발적 사건사고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유연하고 냉철한 판단력을 보여줌, 그런 면이 참 부러움. 알게 된 지 1년밖에 안 됐지만 배울 게 많은 사람이고 인간적으로도 좋아하는 사람임.



햐 장작불과 가마솥 콜라보. 밥 맛있겠쥬? 



영원사에서 상무주 가는 길이 또 엄청난 오르막임. 심정지 돼지 않을라믄 쉬엄쉬엄 천천히 가는 것이 좋음. 하지만 일행들이 엄청난 속도로 한 번도 안 쉬고 올라가는 바람에 약간의 오기가 발동하여 덩달아 체력의 최대치를 뽑아내야 했음. 미련한 짓이 따로 없음. 

 


철쭉인지 진달랜지 하여튼 이쁨~ 20대 때는 꽃이 이쁜지 몰랐다. 20대라는 나이 자체가 꽃보다 아름다운 나이니께 그럴 법도 했다.



이 꽃이 젤 예뻤음. 꽃이름 뭔지 너무 궁금함.



상무주암에서 여승들이 산객에게 커피와 과일과 떡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었다. 부처님의 사랑을 담뿍 느낌. 너무너무너무 맛있었던 믹스커피와 과일과 떡. 무주는 '머무름이 없는 자리'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인생을 빗댄 건가? 스님께서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 보라고 운 띄우시고 사라지심. 허허..



산에서 이런 만찬을 하게 될 줄이야.. 시주라도 하고 올 걸 그랬다. 



젤 오른쪽에 둥그스름한 봉이 반야봉이라고 함. 보통 지리산을 어머니 설악산을 아버지에 비유하곤 하는데, 이런 모습을 보면 수긍이 간다.



문수암.




누구나 감탄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문수암의 화장실. 가히 대한민국 넘버원 화장실 아닐지.



저기 보이는 능선들이 다 유명한 지리산의 봉우리들인데 이름을 모르는 게 안타까울 뿐. peak ar이라는 어플을 사용하면 최소한 국립공원 지정돼 있는 산은 봉우리들의 이름을 찾아서 보여준다고 함. 일행이 알려줬는데 신기했다. 어플을 통해 사진 찍듯이 저 산들을 핸드폰 카메라로 비추고 있으면 봉우리 이름이 적혀서 나왔음.



아마도 문수암에서의 약수였을 것임. 생명수.



30분 정도 이동하니 삼불사에 도착. 비빔밥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었다. 참기름인지 들기름인지도 넣어줬다고 하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먹지는 못했음. 부처님의 사랑2 


일행 중 한 명이 무릎 통증 호소하여 테이핑해줬다. 혹시 몰라서 가져간 스포츠테잎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돼 기뻤다.




내려가지 말라는데도 내려가는 개저씨들 꼭 있음. 저승에서 부처님한테 싸다구 맞을 인간들. 



드디어 오늘의 날머리인 실상사 도착



여기도 연등이 예쁘게 걸려 있었다.




약수암에서부터 땡볕에 임도 타고 오느라 힘들었는데 떡도 얻어 먹고..




비빔밥도 얻어 먹었다. 부처님의 사랑3




택시를 타고 구인월에 들러 치킨을 세 마리 사고 맥주도 한 캔 먹었다. 행복했다.



다시 구인월에서 성삼재까지 택시 타고 이동. 35000원 나왔다. 성삼재 휴게소 첫 방문.




성삼재까지 올라오는 도로가 딱 잔차 타고 올라오기 좋아 보이던데 아니나 다를까 자덕들이 많이 계셨음. 



산행동무들. 형님 누님들.





10개월만에 재방문.



입소하기까지 시간이 남아서 치킨, 양주, 맥주, 와인 등으로 거하게 한상 차림.

덕분에 기분 좋게 취함.



노고단 대피소에서 바라본 석양.


저녁 8시에 취침해서 10시 무렵에 깼다. 밖에서 한참 동안 별을 보다가 다시 취침.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요통 때문에 이런 산행은 꿈도 못 꿨는데.. 꿈처럼 여겨지던 일을 실제로 하게 되다니. 신께 감사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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