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번째 백대 명산 -
저녁 1시 반 차를 타고 4시 반쯤 도착. 2013년 학회 이후 3년만에 광주를 찾았으나 영암터미널로 가는 첫 시외버스를 타고 바로 이동. 아침 여섯 시에 영암터미널에 도착하니 무진기행의 배경이라도 되는 듯이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 있고 비가 한 두 방울씩 떨어지고 있었다. 낭패도 이런 낭패가. 일기예보를 확인하지 않은 것이 잘못이었는데, 다행히 강수확률 30%고 정오 이후로는 맑아진다고 돼 있어서 예정대로 산에 오르기로 결심함. 편의점에서 만난 택시기사님이 알려주신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고 들머리 도착하니 대략 7시였음. M83 때 무리하게 놀아서 허리컨디션이 상당히 좋지 않았고, 장시간 차를 타고 와서 매우 피곤한 상태였다. 하지만 산이 뭔지. 그런 고통쯤은 다 감내하게 만드는 매력을 지녔다.
천황사를 들머리로 잡음. 천황사 가는 길.
이른 시간이긴 했지만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아서 사람이 없는 줄 알았다.
운해는 언제 봐도 멋있다.
그 유명한 월출산 구름다리. 누구나 여기서 한방씩 찍고 간다. 많이 흔들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안 흔들려서 덜 무서웠음.
호남의 소금강이라 할 만하다. 설악산 같기도 하고. 800미터급 산 치고는 상당히 호쾌한 멋이 있다. 대평야가 많은 남도 땅에 홀로 우뚝 솟아 있어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듯. 한 번 가보면 사람들이 왜 '남도 하면 월출산' 하는지 안다.
비가 한두방울씩 계속 떨어지고 바람도 불고 해서 시원하고 좋았다. 하지만 계단이나 암릉 구간은 미끄럽기 때문에 주의해야 했다. 허리 상태도 좋지 않았고 모두의 안전을 생각하며 천천히 갔다.
도갑사 도착하니 1시경이었다. 7시부터 산행했으니 9km에 6시간 걸렸네. 하산하고 나니 날이 좋아져 좀 야속하게 느껴졌다. 누군가는 월출산을 세 번 갔는데 세 번 다 좋았던 산이라고 극찬했다. 다음에 또 와야 될 산인가 보다.
영암터미널에서 바라본 월출산.
저녁이 되니 날이 쌀쌀해져서 따뜻한 사케로 뒤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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