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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토욜마다 상담하러 가는 센터는 상담 회기당 급여가 서울의 다른 비슷한 센터에 비해서도 열악합니다.
다만 이 센터 근무하는 파트 상담사가 잘 바뀌지 않는 데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동료 수퍼비전이죠.
제 선임이었던 분이나 그 뒤를 이어 받은 저나 이 센터의 동료 수퍼비전이 참으로 도움이 됨을 느낍니다.
매우 가감 없이 솔직하게, 수퍼비전 받으러 가서도 하기 힘든 얘기들을 오픈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감을 느끼며 내담자와의 관계에서 경험하는 힘든 얘기를 꺼낼 수 있고 위로 받습니다.
상담자도 상담 받고 분석 받는 것이 중요한데, 시간적으로나 비용적으로 제약이 있으니 이런 동료 수퍼비전에서라도 내 취약성을 드러내며 수용되는 경험을 합니다.
내담자의 정서적 고통이 심하고, 해결될 수 없고 변화되기 어려운 지점들이 많이 보일 때마다 좌절감과 무력감이 듭니다.
그럴 때는 이런 동료수퍼비전에서 '그래도 너 잘하고 있어.', '니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어.', '너가 그 정도 해놓았으니 다른 상담자와 내담자 관계가 좀 수월할 거야.'라는 얘기를 듣는 게 큰 힘이 됩니다.
기관에서 상담자의 안전을 얼마만큼 책임져 줄 수 있을지 솔직히 믿을 수가 없습니다. 안전을 책임져 줄 수 있는 기관이었으면 회기당 만 얼마의 돈을 책정하지도 않았을 테죠.
상담자들간의 연대를 통해서 심리적인 안전감이라도 느끼는 것이 상담을 지속해 나감에 있어 매우 중요함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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