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주는 책입니다. 원래 스터디 같이 하는 멤버들과 읽게 될 수도 있었을 책인데 도저히 이 책을 펼치지 않을 수가 없어서 먼저 읽고 있습니다. ㅋ 내용이 방대하여 나중에 스터디 멤버들과 한 번 더 읽어야 할 것 같아요. 상담에 관한 많은 책이 있을 테지만, 앞으로도 이런 책은 드물 것 같다는 직감이 옵니다. 이 책을 안 보셨나요? 당장 이 책을 집어드시길 바랍니다.
상담의 알파요 오메가로서의 작업동맹
- 비지시적이지만 적극적으로 내담자를 상담에 관여시키기
지시와 비지시의 딜레마에 빠지기 쉬운 초보 상담자의 어려움에 관해 공감적으로 언급하면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음.
어떻게 하면 비지시적이면서도 적극적으로 내담자를 상담의 공동협력자로 관여시킬 수 있는가?
기본 원칙은 지시적이든 비지시적이든 간에 자율성을 저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성공에 대한 타당성과 책임이 자신들이 아닌 상담자에게 있다는 비합리적인 믿음을 유지하는 한, 그들은 그들 자신이 갖고 있는 역량에 대한 감각을 가질 수 없게 될 것이다." 56
"상담자는 내담자들이 비록 그들 자신의 힘으로는 변화할 수 없었을지라도 상담자가 적극적인 파트너가 되어 줄 것이며, 상담자와 협력하여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방법을 찾으려는 내담자의 의지가 필수적일 것임을 이야기 할 수 있다." 55
다만 권위적이고 지시적인 집안 배경에서 자란 순응적인 내담자의 경우에는 상담자가 유연성을 발휘하여 방향이나 조언을 구하는 내담자의 요구를 수용해야 함.
"...내담자가 도움이나 방향을 원할 때 그런 요구를 거부하면 내담자들이 좌절할 것은 분명하다. 이 경우 부정적인 순환과정이 생길 수 있다. 즉, 내담자가 화를 내게 되고 그래서 더욱 강하게 상담자에게 방향을 요구하게 된다. 그럴수록 상담자는 더욱 더 의존적인 방식을 거부하고 개인의 내적 방향성과 스스로 답을 찾는 것의 중요성을 고집할 것이다. 이것이 내담자를 더욱 실망시키게 되는데, 그 순간 이 내담자는 자신에겐 아무런 선택 가능성이 없다고 느끼고, 또한 상담자의 비지시적이 되려는 시도를 회피적인 것으로 볼 것이다." 57
-> 실제로 이런 경험이 있고, 상담자로서의 역할에 대한 책임감과 실수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이 내담자와의 이런 역기능적 패턴을 만들어 냈음을 뒤늦게 이해할 수 있음.
적극적이지만 지시적이지 않은 태도를 갖기 위해(57-58)
- 관찰한 관계적 혹은 인지적 패턴들에 대해 피드백 제공하기
- 내담자가 대체적인 틀을 갖고 그들의 인식 틀을 확장시켜줄 수 있는 새로운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기
- 내담자의 감정에 대해 공감적인 이해를 제공하고 그들의 경험을 타당화하기
- 대인관계 피드백을 제공하기
- 현재의 상호작용을 명확히하고 치료관계를 사회적 학습의 장으로 이용하기 위해서 '과정언급'을 사용하기
- 상담자를 향한 내담자의 반응을 체크하기
-> 이와 관련한 참고 도서: Miller and Rollnick’s Motivational Interviewing (2013), Greenberg’s Emotion- focused Therapy (2002)
첫 회기 상담에서 내담자가 스스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문제가 무엇이며 그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말할 수 있게 도우면서 상담에서 내담자의 역할이 중요함을 암묵적으로 전달하고 협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음.
상담자: 치료를 시작하게 한 어려움이 무엇이었나요? 먼저 당신이 문제라고 보는 것에 대해 내가 좀 알면 좋겠습니다.
내담자: 너무 많은 일들이 있어서 설명하기가 쉽지 않네요.
상담자: 문제들은 복잡하죠. 당신이 가장 부담이 되거나 가장 중요하다고 느끼는 고민이 무엇인지에 대해 말하면서 시작하실 수 잇을 것 같군요.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것은 내담자와 상담자가 상담과정에 대한 통제권을 공유하는 타협점을 찾는 과정으로, 치료의 목표가 된다." 59
"상담자의 이론적인 방향성과는 상관없이 상담의 가장 중요한 성과결정 요인 중 하나는 상담자와 내담자가 이렇게 상호적인 인간관계를 계속 유지해 나갈 수 있으냐 하는 것이다." 59-60
공감적 이해: 작업동맹의 기초
내담자는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깊게 이해 받는다고 느낄 것이다. 1. 상담자가 반복적으로 가장 기본적인 감정들과 주된 이슈들 또는 내담자가 말한 것에서의 주요 의미들을 잡아내고 반영한다; 그리고 2. 상담자가 내담자의 다양한 문제들을 좀 더 집약적인 이야기로 이끄는 공통된 주제나 패턴을 발견하고 내담자로 하여금 이런 특정한 이슈를 삶의 좀 더 넓은 문맥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 66
공감 받는다고 느끼면
1. 지지적인 정서 접촉을 통해 불안이 줄어든다.
2. 우울증상이 감소한다. 거부되거나 판단되지 않고 자유롭게 풀어놓아진 듯하면서 수용되어지는 경험은 내담자에게 희망을 불러일으킨다.
3. 이해받지 못하고 수용받지 못한데서 발생한 좌절이나 분노를 상담자가 수용해주면 내담자는 이런 감정을 누그러뜨린다.
4.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는 사실과 상담을 통해 드러난 욕구들을 자신이 갖고 있다는 것에 대한 수치심이 상담자의 존중하는 태도에 의해 줄어들게 된다. 66-67
어떻게 공감을 전할 수 있나?
늘 정확하게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내담자의 특정 경험이 내담자에게 갖는 핵심 의미를 규명하고 이해되지 않는 것을 명확하게 드러내 그것을 다른 말로 이야기해 보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함. 또한 “조심스럽게 듣고 내담자의 감정과 핵심 메시지를 파악해서 내담자에게 반영”해야 함.
내담자의 핵심 감정을 꽉 움켜쥐고 그것을 내담자 스스로가 설명하게끔 도우면서 내담자의 신뢰를 얻게 되는 과정이 76쪽에 있음. 감정적인 주제가 나올 때 그것을 상담에서 다루기 어려워하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됨.
여러 이유로 초보 상담자는 내담자가 말하는 것 이면의 정서적 내용을 회피하려 하기 쉽다.
1. 내담자를 당황하게 할지 모른다는 느낌 때문에.
2.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잘 모르기 때문에.
3. 직접적으로 의사소통하는 것에 관련한 문화 또는 가족 규칙을 위반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4. 고통과 불편감으로부터 내담자들을 보호하고 돌보아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5. 내담자와 깊은 감정이나 위험을 공유하게 됨으로써 내담자와의 경계를 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6. 그들의 미해결 과제가 내담자의 내면의 메시지나 상호작용과정에서 다시 드러나기 때문에. 77
"초보 상담자들은 이렇게 좀 더 직접적이고 공감적인 방식으로 반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내담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듣기 위해 이미 갖고 있는 능력을 활용하고, 관찰한 것을 기꺼이 말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78
"이런 상호적인 명료화 과정에 참여하여 내담자의 경험을 이해하려는 상담자의 진실한 노력이 내담자로 하여금 상담자의 돌봄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도록 할 것이다." 70
"공감을 상태적으로 고정된 성격적 특성으로 보는 것 대신에, 학자들은 효과적인 공감은 내담자의 참조 틀을 공유하고 현재에서 내담자의 경험을 함께 이해하고 경험하고자 하는 노력에서 온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71
-> 많이들 언급되다시피 공감은 선천적인 능력이 아니라 후천적이고 학습에 가깝고 내담자-상담자 상호 노력에 의해 증진될 수 있다는 것.
공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담자는 자신을 개방하기 전에 상담자를 시험하기 쉽다. 얘기를 해도 안전한지 확인하려는 내담자의 노력을 존중하고 holding하는 것이 필요함.
여기까지 요약해 보면, 상담 첫 회기에 작업동맹을 형성하는 것이 단기 상담이든 장기 상담이든 매우 중요하고 이를 위해 내담자가 가장 문제라고 여기는 것이 무엇이며 핵심 감정이 무엇인지 잘 들어야 한다는 것임. 협력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내담자도 상담에 적극 관여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릴 수 있게 됨. 자율성 함양이 일반적으로 치료의 주요 목표 중 하나이기 때문에 내담자의 관여 자체가 매우 중요함.
내담자는 이 과정에서 상담자에 의해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이 중시되는 경험을 하며 정서적으로 돌봄 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음. 또한 대부분의 내담자는 자신의 경험을 누군가가 제대로 들어주지 않는 경험을 반복적으로 해왔을 가능성이 높은바, 이러한 상담자-내담자의 협력 경험이 교정적 정서 체험이 될 수 있고, 자신의 경험을 누군가가 들어준다는 인식을 통해 다른 대인관계에서 이전과는 다르게 보다 유연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음. 또한 누군가가 자신을 이해해준다는 안전감을 토대로 보다 자신을 믿으며 주체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됨.
"이런 접근의 최종적인 목적은 자기효능감을 증진시키는 대인관계 과정을 산출하고자 하는 것인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책임을 내담자와 공유함으로써 성취할 수 있다." 80
첫 회기 상담 이후, 지속되는 회기들에서 공감적 이해를 통해 작업동맹을 심화시키는 것이 필요함. 어떻게?
공감적 이해의 실제
- 반복적인 주제를 규명하기
1) 반복되는 관계 주제 또는 대인 패턴
2) 병리적인 신념, 자동적 사고, 잘못된 기대
3) 반복되는 정서적 주제, 핵심 감정
-> 내담자의 경험을 조직화하는 패턴을 인식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매 회기가 끝난 다음 과정 노트를 작성하는 것(부록 A)
1) 반복되는 관계 주제 또는 대인 패턴
발견되는 많은 패턴들은 초기 발달적 경험들에 뿌리를 둠. 대인과정 접근은 초기 발달적 경험에서 유래하는 비적응적 관계 패턴에 초점을 둠.
(1) 중요한 타인과의 현재 상호작용
(2) 가족구성원들과의 발달적 관계
(3) 상담자와의 지금-여기에서의 현재 상호작용
상담자와의 관계 안에서 지금 당장 다른 행동적 실천이 발생하게끔 연습함.
ex)"미셸, 다른 사람들은 보통 이렇게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지만, 혹시 가능하다면 지금 우리 사이의 리액션들에 대해 좀 이야기를 해보고 싶네요..(후략)" 85
2) 병리적인 신념, 자동적 사고, 잘못된 기대
(1) 내담자의 관계상의 문제를 관통하며 줄거리를 만들어내는 핵심 신념을 규정해 냄
(2) 그러한 것들, 특히 내담자와 상담자의 관계 사이에서 나타나는 핵심 신념을 내담자에게 드러내어 주고 그것에 이름을 붙임
(3) 이런 신념이 현재의 인간관계에서 올바른지, 그리고 도움이 되는지를 질문. 88
"상담자가 내담자 삶에 대한 도식과 관계 틀을 관찰하고 평가할 수 있는 때는 바로 내담자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이다." 88
스트레스 상황에서 도식과 관계 틀이 좀 더 명확해짐. 명확해진 도식과 관계 틀의 상태를 인지행동치료자들은 hot cognition이라고 지칭함.
3) 반복되는 정서 주제
"아마도 핵심 감정을 찾아내고 그것이 내담자에게 차지하는 심층적인 의미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상담자의 능력만이 협조적인 동맹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할 것이다." 89
반복되는 관계 패턴, 병리적 신념, 핵심 정서를 통해 상담의 초점을 잡고 적절하게 개입할 수 있음을 알게 됨.
"전문가란 내담자가 초점에서 벗어나서 상담이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다." - 상담 및 심리치료의 기본기법, 174쪽.
이 장의 후반부는 과정언급을 통한 즉각적 개입을 통해 위에서 언급한 주제들을 다루는 실제적 방법에 관해 이야기 함.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자신의 정서 경험을 오픈하는 것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는 수퍼바이저의 말을 떠오르게 하는 자기관여 진술(self-involving statement) 개념이 유용했음. 자기관여 진술은 작업 동맹을 촉진하고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내담자가 알 수 있게 함. 다만 주의할 점은 언제나 내담자의 자존감이 다치지 않게 신경써야 한다는 것.
ex) 상담자: 코트니, 당신이 지금 나에게 크고 거친 목소리로 말하고 있단 걸 아나요? 94
또한 과정언급에 대해 내담자와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
ex) 상담자: 제가 이야기한 것이 당신에게는 어땠나요? 95
상담자의 역전이 때문에 과정언급이 내담자에게 해가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과정언급 전에 같은 상황이 두세 번 발생할 때까지 기다리고 수퍼바이저와도 얘기해 보며 신중하게 접근하라고 조언하고 있음.
끝으로 과정언급을 통해 작업동맹의 균열과 교착 상태를 타개할 수 있음.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상담에서 균열과 교착을 잘 다루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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