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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서평

신경증적 갈등에 대한 카렌 호나이의 정신분석 / Karen Horney

by 오송인 2019.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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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지 않은 생애 초기 환경 하에서 인간이 어떤 식으로 스스로를 보호하려 하게 되는지 근본 과정을 배우게 됩니다. 다른 사람과 연결되고자 하는 기본 욕구가 제대로 충족되지 않을 때 향함/맞섬/멀어짐이라는 대인관계적 대처를 통해 자기, 타인, 세상의 정합성을 유지하려는 강박적 충동을 보이게 된다는 것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던 생각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이 세 가지 대처 양식을 보일 수 있습니다마는 시점이나 대상을 고려하지 않은 채 경직된 방식으로 일관된 대처를 할 때 성격의 적응력이 떨어지며 병리로 발전하게 된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경직된 대처를 하는 과정에서 자기 안에 있는 모순된 욕구나 바람 중 어느 하나를 의식의 바깥으로 밀어버리게 되고, 밀려났던 욕구가 의식으로 근접해 오려 할 때마다 공황을 비롯한 불안을 경험하기 쉽습니다. 자기 자신이 산산조각나 버릴 것 같은 공포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에 죽기살기로 기존의 경직된 대처를 재사용해 보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되기 쉽습니다.

 

모순이 자기 안에 내재해 있지만 이를 인식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상황 악화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거나 미묘한 방식으로 타인에게 책임전가하기 쉽습니다. 심지어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마저도 다른 사람에게 투사되기 쉽습니다. 외현화(externalization)되는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성격이 변화될 수 있냐고 호나이에게 묻는다면 아니오란 답을 듣게 될 것입니다. 다만 일관된 대처를 변화시키는 것은 어렵지만 그것을 조금 더 융통성 있게 변화시키는 것은 가능합니다. 혼자서는 가능하지 않아 심리치료자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 책은 얇지만 어렵습니다. 아직 다 읽지 못 했고요. 다만 모든 정신장애가 실상 성격적 문제로 귀결될 수 있다는 주장에 수긍하게 됩니다. 성격 문제의 기저에는 양립할 수 없는 욕구들의 서툰 봉합이 있고요(호나이는 "어울릴 수 없는 결혼"이라고 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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