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의 어려움은 신경인지장애를 지닌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오늘 간략히 살펴볼 내용은 수면의 어려움이 어떻게 신경인지장애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2019년에 호주 연구자들이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에 퍼블리쉬한 연구 결과를 보면 수면의 어려움과 우울이 신경인지장애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납니다.1
호주 연구자들이 이 연구에서 활용한 path analysis를 살펴보면 나이, 공존질환, 교육 수준이 수면과 우울을 거쳐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로 이어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나이와 학력 수준은 수면의 어려움과 부적 상관을 보입니다. 나이가 적거나 학력 수준이 낮은 것과 수면의 어려움이 높은 점수를 받는 것 간의 상관이 있다는 말입니다.(나이와 수면의 어려움 간의 부적 상관이 왜 나타나는지 궁금하네요.)
수면의 어려움은 우울 증상 악화와 관련이 있고 우울 증상 악화는 경도인지장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에 연관됩니다.
그림으로 그려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이와 같은 경로는 인과적 관계가 아니라 상관에 기반한 적합한(=개연성 있는) 경로에 가깝고, 종단 연구를 통해서 인과관계를 검증해야 합니다.
하지만 경도인지장애를 지닌 사람이 추후 주요 신경인지장애(=치매)로 진단 받게 될 가능성이 높음을 고려할 때, 수면이나 우울과 같은 증상에 적극 개입하는 것이 신경인지장애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는 의미 있는 노력이 될 수 있다는 임상적 함의를 지닙니다.
2017년에 미국 연구자들이 Seminars in Neurology 에 퍼블리쉬한 리뷰도 수면 장해와 인지 기능 저하 및 신경인지장애의 연관을 체계적으로 고찰하고 있습니다.2
수면 장해의 양상을 수면 지속 시간이나 수면의 질, 폐쇄성 수면 무호흡과 같은 수면장애 등으로 세부적으로 나누어 살펴봅니다.
구체적으로, 하루 5시간 이하 혹은 9시간 이상 자는 것이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발생 가능성을 2.8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알츠하이머형 치매를 지닌 노인의 2/3가 수면과 관련된 어려움을 지니지만, 너무 적은 수면 시간이나 너무 많은 수면 시간은 추후 알츠하이머형 치매가 발생할 가능성을 높이는 선행 요인일 수 있습니다.
폐쇄성 수면 무호흡은 신경인지장애를 지닌 사람의 70~80%에서 발생하는데, 신경인지장애의 심각도와 정적 상관을 지닌다고 합니다. 상호작용하며 서로를 강화하는 신경인지장애와 폐쇄성 수면 무호흡 간의 피드백 루프를 고려해야 한다고 합니다.
수면 장해와 신경인지장애의 연관이 어떻게 가능한지 그 기전을 밝힌 한 편의 논문이 2019년에 Science에 실렸습니다.3
우리 뇌 안에 글림프계(glymphatic system)라는 것이 있어서, 수면 중에 뇌에 쌓인 해로운 물질을 청소한다고 합니다. 신경세포 간 틈새 공간(interstitial fluid)과 뇌척수액(cerebrospinal fluid)의 베타 아밀로이드 수준을 수면-각성 사이클이 조절한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였나 봅니다.
그런데 사이언스지에 실린 이 논문은 베타 아밀로이드가 아니라 타우(tau)가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인지 기능 황폐화에 연관되는 보다 직접적인 요인이며, 이를 수면박탈 쥐실험을 통해 입증한 것 같습니다(차마 읽어볼 엄두가 안 나서 요약만 봤습니다). 만성적인 수면 박탈이 타우를 증가시키며 이로 인해 인지 기능이 황폐화된다는 것입니다.
세 편의 최신 연구는 신경인지장애의 예방에서 수면 장해 조기 개입이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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