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T와 분노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다가 발견한 책인데, 대략 한 달 반에 걸쳐 읽었습니다.
이미 목차에서 느껴지듯이(저만 그런가요 ㅎ) 책을 쓴 목적이 분명하고 하고자 하는 말을 명확하고 간결하게 담은 책입니다. 분노 조절에 관한 책들이 많이 있고 제가 이런 류의 책을 본 것은 이 책이 처음이라 단언하기 어렵지만, 이 책만큼 FM에 가까우면서도 유용성을 겸비한 책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일단 DBT를 이루는 컴포넌트에 대한 설명이 책 초반에 있습니다. 동기강화상담이나 마음챙김에 기반한 치료에서 주로 쓰이는 테크닉들이 포괄적으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DBT를 잘 모르지만 여러 치료의 핵심적인 부분들을 잘 버무린 통합치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고요.
이런 설명 후에 분노조절을 잘 하고 싶어서 이 책을 집어들었을 독자들의 동기에 관한 챕터가 이어집니다. 최소한 책을 집어들었으니 변화하고 싶다는 의지는 있는 것인데, 그것이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거나 행동으로 옮겨지더라도 지속되지 못 하는 원인을 동기에서 찾고 있습니다. 동기 수준을 고취하기 위해 방법을 제시합니다. 즉, 현재의 분노조절 수준으로 계속 살아갈 때의 장점과 단점을 생각해 보게 한 후에 그것이 관계나 직업, 건강 등에 미칠 영향을 생각해 보게 합니다. 각 영역에서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모습을 떠올려 보게 한 후에 분노로 인해 그 이상적 모습에 도달하는 것이 저해될 가능성 또한 고려해 보게 합니다. 이런 것이 동기강화상담에서 자주 사용되는 방법입니다.
동기 수준을 고취하였다면 그 이후에는 자기 분노의 패턴을 인식할 수 있게 돕습니다. 이 책이 자조서라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하는데 요점은 분노가 자주 초래되는 상황의 공통점과 단서를 찾아서 그 상황/단서에 맞닥뜨렸을 때 자각할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입니다. 또한 분노 경험은 저마다가 다르기 때문에 자기 경험의 고유한 특성들을 파악할 수 있게 돕습니다. 어떤 사람은 말이 빨라지겠고 어떤 사람은 멍해지겠고 어떤 사람은 심장이 빨리 뛰면서 무언가 부수고 싶다는 충동을 강하게 느끼기도 하겠죠. 이처럼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스스로가 분노를 어떻게 경험하는지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어지는 챕터에서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 전에 예방할 수 있는 조치들에 관한 설명이 나옵니다. 첫 번째 조치는 잘 먹고 잘 자고 운동 꾸준히 하고 아프면 바로바로 병원 가고 술은 적당히 먹고 뭐 그런 기본적인 내용들입니다. 기본적이지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게 저부터도 잠을 7시간 미만으로 자게 되는 날이 3일 연속인 경우 상당히 예민해지고 감정조절도 잘 안 되는 것을 느낍니다. 두 번째 조치는 4장과도 연관되는데 분노를 야기하는 상황 자체를 가능하면 피하는 것입니다. 피할 수 없다면 그 상황에 맞닥뜨리기 전에 최대한 스스로를 릴렉스할 수 있게 돕는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5장의 내용이고 책의 중반, 후반부는 내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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