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어공부/원서 읽기

[Attachment in Psychotherapy] 17. Mentalizing and Mindfulness: The Double Helix of Psychological Liberation

by 오송인 2020. 3. 20.
반응형

마음챙김이 정신화할 수 있는 심리적 여유 공간을 만들어내고, 정신화를 통해 후회스러운 과거나 재앙적인 미래에 얽매이지 않으며 현재에 충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음챙김과 정신화의 긍정적인 상승 나선이 심리적 자유를 되찾는 데 중요하다는 것을 내내 역설하는 챕터입니다.

 

심리치료를 받는 이유 혹은 심리학을 공부하는 궁극적인 이유가 바로 심리적 자유를 되찾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벌어진 과거의 힘든 일들은 내가 어떻게 해볼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지금 여기서부터 어떻게 살아나갈지를 선택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한 개인의 몫입니다. 선택의 기로에 처해 진흙탕 같은 길에서 허우적 거릴 수도 있고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만들어 가면서 삶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향유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심리치료자는 선택의 갈림길에 선 이들이 도움을 구할 때, 이들과 함께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만드는 작업을 해나가야 하는 소명을 지닙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해지는 것이 치료자의 정신화 및 마음챙김 능력인 것 같습니다. 마음을 현실로 여기며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는 사람이나 마음과 현실의 괴리가 너무 큰 사람들에게 마음을 현실로 여기지 않으면서도 그것이 충분히 현실적일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게 돕는 데 있어 정신화 및 마음챙김할 수 있는 치료자의 능력이 중요해집니다.

 

Ellen 사례에서 이런 프로세스가 잘 묘사돼 있고, 제가 치료자라면 아마도 재연에 휩쓸려 갔을 확률이 매우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비의 순간마다 현명하게 내담자를 안내하는 저자의 능력이 부렵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심상을 활용하여 내담자의 정신화 능력을 고취하고 마음에 매몰된 상태로부터 한 걸음 물러서 현실의 다양한 가능성을 볼 수 있게 돕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치료자의 기지와 창의성이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회기 중에 치료자와 내담자가 함께 마음챙김 명상을 하고, 이 과정을 통해 억눌려 있던 감정(특히 돌아가신 부모에 대한 상당한 분노)을 전경으로 불러와서 통합시켜 나가는 과정도 좋았습니다. 부모에 대한 분노를 치료자에게 표현한 후에야(..but all I’ll really feel like doing is spitting on her grave and saying, Fuck you . . .) 슬픔을 느끼며 자신의 과거를 애도할 수 있게 되네요.

 

생애 초기 애착에서의 상처를 치유하려는 무의식적 희망의 소산이 바로 직업으로서의 심리치료 선택일 수 있다는 문구가 울림이 큽니다. 내담자를 치유하고 싶은 마음은 결국 자기를 치유하고자 하는 소망의 다름이 아니라 여깁니다. 이런 소망 자체는 가치 판단을 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치료자가 학문적으로나 신체적/정신적으로 수양을 게을리 한다면 그건 미래의 내담자나 환자에 대한 윤리적 죄일 수 있다는 생각도 잠깐 해봤습니다. 

 

처음 완독하는 전공 원서입니다. 5개월 걸렸네요. 지난 번에 읽었던 대인과정접근과 더불어 심리치료의 근본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준 책이네요. 강력추천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