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이 옛말이 되어 버리긴 했으나 이 책의 저자는 아마도 개천에서 나온 마지막 용 정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갔고, 죽기 살기로 알바해서 캐나다 어학연수도 다녀오고, 대기업에 입사해서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아내와 함께 싱가포르 유학을 결정하는 등 의지와 결단과 실행력이 대단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런 대단해 보이는 사람이 강조하는 것은 1%의 변화입니다. 하루에 딱 1%만 변화하면 삶이 달라진다는 것이죠. 이민규 교수님이나 습관 구루 제임스 클리어가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1%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습니다.
1%의 변화로서, 몇분 안에 모두 수행 가능한 작고 사소해 보이는 습관을 세 개 정해서 그것을 날마다 실천하는 것이 습관 형성의 기본이라고 주장합니다. 실행율이 100%가 되지 않으면 뇌가 생각할 여지가 생기고 이로 인해 습관 형성이 저해될 때가 많으니 가급적 100% 달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습니다.
저도 이 말이 공감이 되는 게 한 번 굳건해진 습관도 허물어지는 것은 순간입니다. 금연에 성공했던 사람들이라도 금연이 삶의 일부가 되기 위해서는 몇 번의 실패와 재시도를 포함하게 됩니다(네.. 제 경험입니다..). 마찬가지로 이틀 이상 습관을 실천하지 않는 날이 반복되는 것은 습관형성에서 위험 사인입니다.
"습관으로 강화된 어떤 능력도, 습관을 멈추면 그 행동에 대한 뇌의 거부감이 커지면서 우리의 생각과 행동 사이의 마찰력을 원상복귀시킨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저자가 말하듯이 돌에 새기듯이 습관을 기록하고 빠진 이가 없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그 습관이 어떤 가시적인 결과보다는 내 정체성의 일부로서 실행돼야 합니다. 제게는 텝스 점수를 435점 이상으로 만들겠다는 결과 중심의 목표가 있지만 이것보다 저를 더 영어 공부에 매진하게 만드는 것은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의 선취입니다. 난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일종의 자기기만을 하고 있다는 것이죠. 이러한 자기기만이 영어공부 루틴의 지속을 가능하게 하는 주요 동력입니다. 의식적으로는 이게 거짓말인 줄 알지만 가슴으로는 진실하게 받아들이기에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영어 공부의 순간순간은 고될 때도 많지만 영어 공부를 생각하면 가슴이 뜁니다. 안 믿겨지시겠지만 저는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지금은 영어를 그리 잘하는 편이 아니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잘하게 될 것임을 의심치 않아요.
"큰 것 하나를 노리지 마라. 몇 년 후 뭐가 되기 위해 차곡차곡 일을 만들고 교두보를 만들어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제가 루틴으로 진행하는 여러 습관들 가운데 초석 같은 것이 영어 원서 읽기 입니다. 이 핵심 습관을 중심으로 다른 습관들이 연계돼 있습니다. 이 습관들이 모여서 미래에 무엇을 이루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습관들이 교두보가 돼, 발생할지도 모르는 어떤 좋은 기회를 제 삶의 도약대로 만들어 줄지 누가 알겠습니까. 더욱이, 그런 것을 다 떠나서 이런 습관들의 실천은 그 자체로 기분 좋은 일입니다. 하루를 짜임새 있게 보내고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는 것이 중요한 저 같은 사람에게는 말이죠.
저자도 습관조력자, 작가, 북멘토라는 정체성을 중심으로 자신의 습관을 지속해 나가고 있고 이범용이라는 이름을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중인 듯합니다. 어떤 이의 삶이 빛나 보인다면 그 사람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해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 책을 읽고 정체성 중심의 습관을 지속해 나가는 것이 개인뿐만 아니라 타인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블로그에 포스팅하기도 했던 작년 습관 기록표는 저자가 고안한 엑셀을 사용하여 작성된 것입니다. 습관을 통해 위기의식을 변화의 동력으로 삼고 여러 가시적 성과를 이루어내고 있는 저자의 궤적을 지켜보면서, 벤치마킹할 것이 있다면 앞으로도 적극 모방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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