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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학/상담 및 심리치료

통증과 함께 살아가기

by 오송인 2020.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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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dfulness and Psychotherapy 스터디 중입니다. 이 책의 9장은 통제할 수 없는 것까지 과도하게 통제하려는 노력이 심리생리학적 장애를 지속시킨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합니다.

 




불안장애와 정확하게 같은 메커니즘입니다. 예를 들어 수행공포증을 지닌 사람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어떤 퍼포먼스를 해야 하는 상황을 극도로 두려워하기 때문에 그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게 만드는 데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붓습니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들 앞에 서야 하는 순간들을 완전히 피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가능하다 하더라도 이로 인해 삶이 너무나 위축되기 쉽습니다. 

수행공포를 치료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점진적 노출입니다. 이 방법은 많이 알려진 방법인데요.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공포 상황에서부터 그나마 조금은 견딜 수 있는 상황까지 수행 상황의 위계를 정해서 가장 쉬워 보이는 단계부터 점진적으로 노출합니다. 궁극적으로 최악의 공포 상황에 노출된다 하더라도 아무일 없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하면 수행공포는 상당히 완화됩니다.

이처럼 불안을 야기하는 상황을 가능한 한 있는 그대로 경험하는 것이 불안을 치유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불안을 통제하려 하면 불안은 더 심해집니다. 불안이라는 감정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자각하고 통제 노력을 포기할 때 불안은 더이상 내 삶을 위축시키는 해악이 아니게 됩니다.

 

 



불안과 마찬가지로, 심리생리학적 장애의 하나로 제시되고 있는 통증도 그 자체는 해로운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통증을 감소시키고자 과도하게 노력하게 될 때 역설적이게도 통증이 더 심해집니다.

불안이나 통증은 영구불변의 것이라기보다 변화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영구불변의 것으로 여기며 두려움에 사로잡혀 제거하려고 애쓰다 보면 몸의 과각성 및 긴장 상태가 지속되고 이로 인해 원하는 것과는 정 반대의 결과가 초래된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입니다(A cycle of pain-worry-fear-tension-pain).

통증에 대한 과도한 염려가 통증을 더 악화시키는 싸이클을 깨기 위해서는 수행공포에 대한 점진적 노출에서와 같이 통증을 있는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마음챙김 명상이 도움이 됩니다. 통증에 수반되는 부정적인 생각, 감정의 흐름을 자각하여 수용하는 것입니다. 

 



심리생리학적 장애의 다른 예로 Repetitive strain injury (RSI)가 언급되고 있습니다. 

Repetitive strain injury (RSI) is a general term used to describe the pain felt in muscles, nerves and tendons caused by repetitive movement and overuse.

수련 3년 동안 심해진 요통을 완화시켜 보고자 웨이트 트레이닝을 정말 열심히 했는데 그 과정에서 부상도 많이 입었습니다. 수련 끝난 직후 자전거로 제주도를 일주하고 한라산까지 올랐는데, 이 때 너무 무리를 했는지 결국 요통으로 세 달 동안 일상생활의 심한 제약이 야기되는 상태를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와서 돌아보면 이런 것들이 바로 RSI인 것 같습니다. 통증으로부터 벗어나려는 과도한 통제 노력에 의해 부상을 입고 통증이 심해진 경우죠. 

이 때 제가 삶에 너무 많은 통제를 가하려 하고 있고, 이러한 생활방식/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또 다시 같은 괴로움에 처하게 될 거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책에서도 그런 얘기가 나옵니다.

In retrospect, many people come to understand their symptoms as wake-up calls, signals that their approach to life was in some way out of balance. - 195쪽.

 



작년 말부터 마음챙김 명상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은 바빠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밖에 못 했지만, 통제 이슈가 있는 사람에게, 특히 그러한 통제 이슈로 인해 지속되는 불안이나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마음챙김은 훌륭한 처방인 것 같습니다. 삶의 밸런스를 맞춰주는 유용한 도구로 여겨지네요.

 

아래 관련 글 한 편 링크 걸어둡니다.

 

2020/03/03 - [clinical psychology/상담 및 심리치료] - 신체화를 통해 바라보는 통증: 몸으로 표현되는 마음의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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