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루하루/서평

타이탄의 도구들 / 팀 페리스

by 오송인 2020. 10. 24.
반응형

 

이 책에서 정말 많은 밑줄을 마음 속에 그었습니다. 전자책이라 마음속에서만 그었지만요.

그만큼 와닿는 말들이 많았어요. 

팀 페리스 같은 서구의 자기개발러들은 생산성과 속도를 중시하는 오늘날의 구루들이라 할 수 있겠으나 이 사람들이 프로인 것은 성과에 너무 매몰되지 않으며 현재를 볼 수 있는 마인드 또한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어떻게 하면 짧게 최대한 집중해서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사랑하는 이들과 보낼까 고민하는 것 같아요.

저도 결혼 이전부터 늘 해왔던 고민이라 팀 페리스 책 두 권 읽고 이 사람에게 반하지 않을 수 없네요.

많은 조언을 다 기억하긴 어렵겠고 제 행동을 즉각적으로 바꿔 놓은 세 가지 조언만 적어 본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시각화의 중요성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변화시키기란 어렵습니다. 

전 일을 많이 벌이는 편이고 데드라인을 맞추기 위해 많은 애를 쓰지만 정작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측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팀 페리스 말대로 시간을 시각화했습니다. 업무 시간에 무엇을 하는지 소요된 시간과 업무 내용을 적습니다. 이렇게 한 지 한 달이 돼 갑니다.

시간을 시각화하기 이전에는, 측정해 놓은 자료는 없지만, 쓸데없이 버리는 시간이 많았다고 확신합니다.

웹서핑이나 SNS 하다가 시간이 30~40분은 훌쩍 지나버리는 것이죠.

엑셀에 시간을 기록한 이후로는 그럴 수가 없게 돼 버렸습니다. 30~40분의 딴짓을 기록하는 것은 상당히 불쾌한 일임에 틀림없고 그럴 바에야 해야 할 일들을 하나라도 더 하자는 쪽으로 행동이 바뀌었습니다.

진작에 이렇게 할 걸 하는 후회가 들 정도로 일의 효율이 많이 향상 됐음을 실감합니다. 

 

 


둘째, 감사하기입니다.

늘 미래만 바라보며 사는 사람은 늘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 미래만 바라볼까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함이겠죠. 그럼 대비해야 하는 미래는 어떤 미래일까요? 희망찬 미래일까요? 준비하지 않으면 불길한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그런 암울한 미래겠죠. 낙관성이 높아서 희망찬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대비에 열을 올리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미래를 열심히 준비하는 일꾼에게는 기본적으로 약간의 비관성이 장착돼 있기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좋게 말하면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지 않는 현실적 태도겠고요.

이런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처방은 팀 페리스가 보기에 현재를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미래에 현재가 저당 잡혀 있으니 사소한 일에도 마음이 요동치고 늘 불안하거나 우울합니다. 

미래로 가 있는 마음을 현재로 가져오는 방법 중 감사하기는 불안에 대한 특효약입니다.

지금 여기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소한 일들에 주의의 초점을 맞추고 감사할 수 있는 능력은 오지 않은 '불길한' 미래를 걱정하다가 현재를 잃게 되는 우를 피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 책 읽고 아침 저녁으로 각기 세 가지 감사한 것을 일기 형식으로 적고 있습니다. 

그냥 적으면 재미가 없으니 구글 스프레드시트와 설문지를 잘 조합해서 데이터베이스화 하고 있습니다. 노션에 임배드된 구글 설문지에 감사한 것을 적어 넣으면 구글 스프레드시트에 데이터가 쌓이는데 한 달 정도 감사 목록이 쌓이니 생각보다 인생이 한결 더 밝아 보입니다.

이렇게 감사한 것들이 많고 이미 그 자체로 충분한데 뭘 더 얻으려고 그리도 애쓰면서 사는 걸까, 그렇게 미래만 보고 사는 것이 내 삶에 득일까 실일까 반성하게 되네요.

 

 

 

 

 


셋째, 매일 두려워하는 일을 한 가지라도 하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브레네 브라운과도 일맥상통하는 지점이에요.

무언가 너무 복잡하고 오래 걸릴 것 같아서 하기 싫어하는 일들이 날마다 한두 가지는 있게 마련입니다. 

두려워하는 일을 하라는 말이 가슴 깊이 다가와서 지연행동을 유발하는 그것을 먼저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번 달에는 상담심리사 2급 면접 준비를 주말 빼고 13~14일 정도 했는데 준비를 시작하기 전에는 너무 하기 싫고 뭘 준비해야 하는지도 감이 잘 안 잡혀서 어영부영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래도 일단 뭐라도 하자는 마음으로 후기 검색부터 시작했고 날마다 사소하게라도 뭐라도 했습니다. 윤리강령을 한 번 정독하는 날도 있었고 초심상담자를 위한 상담사례 이해와 슈퍼비전이라는 책도 날마다 한 챕터씩 읽고, 예상되는 질문에 나름의 답도 적어 봤습니다.

오늘 면접 시험이 있었는데 결과를 떠나서 면접을 위해 날마다 두려워하는 일을 하나라도 했고, 이렇게 두려움, 압도되는 느낌, 불안감 등에 맞서 뭐라도 꾸준히 한 스스로를 칭찬합니다.

붙기를 바라지만 안 붙더라도 이렇게 날마다 두려움에 맞서는 삶에는 스스로를 강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음을 배울 수 있었다는 데 큰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 건강한 삶의 방식을 하나 배웠습니다. 

 

 


자기개발 서적이 다 거기서 거기 아닌가? 라고 묻는다면 저도 동의합니다.

대체로 비슷한 얘기를 합니다.

하지만 어떤 책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반면(요즘엔 오디오북으로 많이 들어서 더 그렇습니다..;) 어떤 책은 유독 가슴에 와닿고 행동을 변화시킵니다.

전 이 책이 그렇고요. 

이 책과 이 책 전에 읽은 팀 페리스의 마흔이 되기 전에 를 통해서 단박에 팀 페리스 팬이 되고 말았네요.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 귀로 듣고 흘리더라도 충분히 시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