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동진의 빨간책방 애청자였고 지금은 빨간책방이 막을 내린 지 오래이나 여전히 이동진의 말과 글을 사랑합니다.
이동진의 밤은 책이다 라는 책에 보면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전체는 되는대로.'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문구입니다.
사람은 대체로 미래를 예측하여 그에 맞게 현재를 대비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갈수록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 돼버렸어요.
불과 1년 전만 해도 1년 후에는 모두가 마스크를 끼고 다닐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요.
2007년에 전 대학생이었는데 그 때 지금처럼 모바일이 삶의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거예요.
앞으로 또 어떤 대대적인 변화가 올지 예측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예측할 수 있다면 한 걸음 혹은 두 걸음 앞 정도겠지요.
미래를 예측하여 계획적으로 대처하고자 하는 노력은 중요합니다. 저도 그래서 5년 정도 앞까지는 상상을 해보고 그런 상상에 비추어 오늘을 살고요.
영어 공부도 앞으로 5년 정도 더하면 최소한 어떤 자료든 읽고 듣는 데 큰 문제는 없겠고 말도 조금은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매일 하고 있어요.
5년 뒤라고 해봤자 인생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그리 많은 나이는 아닐 텐데, 그 시점에 직업적으로 얼마나 변화가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최소한 영어라는 든든한 친구를 곁에 두고 있다면 사는 게 조금은 더 흥미롭고 재미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5년보다 더 먼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제게는 크게 의미가 없어 보여요.
스스로가 삶의 주인이고 삶을 통제하며 산다고 생각하지만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유유히 흐르는 강물에 떨어진 낙엽이라는 어떤 이의 말이 더 맞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삶의 시간은 오늘뿐이고, 그마저도 온전히 통제하는 것은 아니죠.
그래서 전 앞에서 인용한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전체는 되는대로. 라는 이동진의 문구가 좋아요.
우선시하는 삶의 가치를 정립하는 일은 중요하지만 삶의 의미란 노년에나 사후적으로 알 수 있는 것 아닐까 하고, 그 의미를 찾기 위해 하루하루 성실하게 사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어쩌면 하루하루 성실하게 사는 것 자체가 '의미'일 수 있고요.
그러니 불안하고 막막할수록 오늘 내딛는 한걸음에 집중하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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