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 대로.
이 키워드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아서 좀 찾아보니 한두 주 전에 제가 애정하는 이동진이 유퀴즈에 나온 모양이더군요.
저는 이동진의 블로그를 통해 저 문구를 알게 됐지만, 이번 기회에 저 문구가 삽입된 밤은 책이다를 읽고 있습니다.
해당 대목을 캡처했습니다.
이 대목의 바로 앞에는 이동진이 20년이나 써 온 일기를 지하철에 두고 내렸고 결국 찾지 못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 이후로 일기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못 찾았고, 이후 깔끔하게 포기하고 더이상 일기를 쓰지 않았다 합니다.
전력을 다해 공을 들여온 일이 이처럼 한순간의 실수로 인해 물거품이 돼 버릴 수 있다는 사실이 인생의 묘미(?)인 것 같습니다.
비근한 예로, 제가 최근에 만났던 환자 중에는 몇 천만 원을 사기 맞은 경우도 있었는데, 그 분도 돈 돌려 받기를 포기하고 일에 매진하여 마음을 다잡으려 한다는 식으로 말한 바 있습니다. 저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동진의 말처럼 미련 없이 손에서 놓아버리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미련이 남는 게 인지상정이겠죠.
하지만 결국 시간이 흐르면 그 때의 충격과 정신적 상처도 어느 정도는 아물기 마련입니다.
행복한 감정도 비통한 감정도 영원히 지속되진 않으며, 시간이 흐르면 다시 삶의 일정한 궤도 안으로 들어옵니다. 적응하는 거죠.
우리의 의지로 포기한다기보다, 시간이 지나 어느새 포기하고 다시금 삶을 살아가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다시금 어떤 목표를 향해 전력을 다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고요.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마음의 요동이 덜해지고, 젊었을 때 기복이 심했다 하더라도 노년에 이르러서는 꽤 평안한 상태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아둥바둥 잡으려 애쓰고 있는 것들을 포기하기 어렵더라도 시간이 우리를 덜 불행하게, 그리고 더 현명하게 만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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