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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서평

프리랜서지만 잘 먹고 잘 삽니다 / 도란

by 오송인 2021.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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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에서 윌라 오디오북 3개월 무료 쿠폰을 받아서 요즘에 윌라 오디오북을 자주 듣고 있습니다. 프리랜서지만 잘 먹고 잘 삽니다는 도란이라는 필명을 쓰는 작가의 책으로, 직장 생활을 9년 정도 하다가 프리랜서로 전향한 지 5년차 정도 되는 저자의 직업적 분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좋은 책입니다.

 

제가 이 책을 좋다고 느낀 데는 일단 내향성 강한 저자가 프리랜서로서 클라이언트들과 관계 맺기 위해 어떤 식으로 노력했는지 잘 그려져 있고 공감되는 대목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걸지 않는 성격이지만, 취재를 나가서는 평소 성격과는 다른 외향적 페르소나를 장착한다는 부분이 그렇고요. 먼저 사근사근하게 말을 꺼내 인터뷰이의 긴장을 풀어준다든지 하는 부분에서 프로페셔널함이 느껴졌습니다. 

 

30cm 자를 가져와서는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으며 수정을 지시하는 클라이언트의 갑질에도 화를 내지 않고 최소한 겉으로는 침착하게 대응하는 부분에서도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어요. 부당한 대우라고 느껴질 때 욱하는 감정이 얼굴에 고스란히 표현될 때가 많은 도량 좁은 저로서는 저자의 침착함이 참 부러운 능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직장이라는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비교적 편하게 지내다가 프리랜서로 일하는 지금 이 책을 읽으니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부분도 많은데, 일례로 계약서는 처음 사인하는 것이든 재계약 때 사인하는 것이든 꼼꼼히 보는 습관이 필요하고, 대충 봤다가 돈도 돈이지만 마음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낼 수 있음을 알게 됩니다. 믿었던 회사였는데 회사가 갑자기 어려워져서 밀린 돈을 받지 못 하고 포기하려던 찰나에 그 회사의 직원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밀린 대금을 받게 되었다는 얘기를 들으니 세상에는 참 이런일 저런일 다 있구나 실감합니다.    

 

어떤 사람이든 마찬가지겠지만 몸이 최고의 자산이기에 일감이 많은 성수기에 너무 몸을 혹사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일감이 없다고 똥패를 집어드는 것, 즉 저렴한 가격에 자신의 능력을 팔아넘기는 것은 금물이라는 말도 금과옥조로 새길 법하네요. 상황이 어떻든 간에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 심리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 프리랜서의 길 같아요. 

 

너무 많은 자유 앞에서 불안해지고 날카로워지기도 하는 요즘입니다마는, 안정보다 중요한 것이 실력이고 이전과는 다른 영역에서 실력을 쌓기 위해서는 거듭 시행착오를 거칠 수밖에 없기에, 오늘 나의 행동이 이불킥을 하게 만들더라도 그것이 장기적으로는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음을 믿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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