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주차]
이번 주 분량에서는 초반에 크레펠린을 언급하면서 병전 대처 양식에 따라 기능 수준 악화(decompensation)에서도 차이가 있음을 재차 강조하고 있습니다. 981쪽에서는 narcissistic type / antisocial or sadistic / negativistic 성향을 지닌 paranoid가 기능 수준 악화되었을 때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설명하고 있기도 합니다. 다만 저자도 말하듯이 표면적 증상만으로는 실상 차이 구별이 어렵기 때문에 병전 발달력이 중요해지는 것 같아요. decompensation의 끝에 가면, 즉 밀론이 말한 terminal personality pattern에 이르면 divorce from self must be total이 된다고 말하고 있고, 특히 인지적 와해가 심해지면서 고통스러운 생각이 의식으로 침투해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는 부분이 기억에 남아요.
[25주차]
지난 주에, MPP에서 성격장애 쪽으로 가게 될 때 상당히 와해되거나 자기소외되는 양상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던 것에 비한다면 Fanatic Paraphrenic PD 의 양상은 생각만큼 심각하지는 않은 느낌이에요. 자기애적인 요소가 많이 결합돼 있어서 좀 구별이 안 되는 느낌도 있고요. Compensatory Narcissistic PD가 조금 더 의심 많아지고 세상을 구하겠다며 스스로를 신격화하기도 하는 과대한 공상으로 가면 이렇게 되겠구나 싶어집니다. // 치료에서는 단기간에 직면하는 방식을 취하며 직면은 책임전가하는 것에 국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하기 전에 우선 환자 스스로가 느끼는 피해의식을 충분히 탐색하는 것이 라포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환자가 피상적으로 치료를 따르는 척하며 치료자를 기만하지 않는지도 주의해야 하고요. Malignant Paraphrenic PD 부분은 담주에 피드백 하겠습니다.
[26주차]
Malignant Paraphrenic PD에서 존의 사례가 정말 기구하다 싶었고요. 가족을 비롯하여 세상이 자신에게 등 돌리게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는데 사례가 축약돼 있어 어떤 식으로 이런 성격 패턴이 강화됐는지 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네요. 어쨌든 과대하다기보다는 의심과 적개심이 상당하고 이를 타인에게 투사하여 자신의 공격성을 정당화하는 양상이 잘 드러난 것 같아요. // 공존장애에서 불안이 커져서 공황장애까지 갈 수 있다는 부분이 좀 새롭고, 자존감이 위협받을 때 NPD에서처럼 전능감이 강해지며 양극성장애가 수반되기도 한다는 부분은 루루님이 언급하기도 한 부분이네요. 성격 감별에서 회피성, 자기애, 반사회/가학성을 MPP와 구별하고 있지만 기능 부전이 심해지면 결국 다 비슷한 모양새가 된다고 하니 더 발달력이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27주차]
Peter의 아버지도 피터와 비슷한 성격을 지닌 것으로 묘사되는 것이 흥미롭고, 피터의 주된 역동이 남이 먼저 치기 전에 자기가 친다는 것이었기 때문에 힘을 잃고 위협을 통제할 수 없게 될 때 상당한 불안을 경험할 수 있겠다 여겨집니다. 과대망상에서 피해망상으로 넘어가기도 쉽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특징적인 발달력(characteristic experiential history)에서 self-righteously와 obdurate mistrustful의 차이가 잘 이해가 안 되기도 합니다. 둘 모두 부모와의 관계에서 자기가치를 보전하고(즉 인정받고) 처벌받거나 유기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부모가 설정해 놓은 규칙을 엄격하게 따르게 되는 것으로 이해했고, 나중에는 이런 엄격한 규칙을 타인도 따르게끔 강제한다는 점이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다만 전자에 비해 후자가 조금 더 처벌에 민감한 발달력을 지니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독립성을 외치다가도 이내 처벌 받을 것을 두려워하며 스스로가 지닌 적개심을 타인에게 투사할 뿐만 아니라(루루님이 언급한 RCC와의 차이), 마음 깊은 곳에서는 자신의 적개심 어린 행동이 처벌받아 마땅하다고 죄책감을 느끼는 복잡한 역동을 보이게 되는 것 같아요. 편집성과 강박성이 얽히고 설킨 지점이 흥미롭습니다.
[28주차]
이번 주 분량은 거의 앞의 내용의 반복으로 느껴져요. 1001쪽부터 편집성 성격을 유지시키는 요인 세 가지가 나오는데 1. 다른 사람과 거리 두는 것이 1) 방어적인 것도 있지만 2) 공격성으 표출이라는 부분이 기억에 남고 2. 사소한 일에도 분개하게 되는 것은 매번 과거의 누적된 앙금이 폭발하기 때문임을 배웁니다. 이렇게 분노폭발하면서 선의를 지닌 타인에게도 분노를 유발하기 때문에 편집성 성격에서 확증편향이 발생하게 되는 주된 이유인 것 같고요. 3. 현실왜곡에서는 1) 스스로의 부적절감이나 공격성을 타인에게 투사하는 것에 더해 2) 과장된 자기를 통해 유약한 자기감을 과잉보상하려는 특징이 기술돼 있네요. 편집성 성격 역동을 기술할 때는 이런 세 요인을 잘 기억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최근에 보육원을 돌며 아이들 평가를 하고 있는데 중고등학생 정도 되어 기관에 대한 분개를 규칙 위반이나 선생님과의 잦은 언쟁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표출하는 경우를 종종 봐요. 부모로부터 유기되어 세상에 대한 신뢰를 갖지 못한 상태에서 사회적 규범에 반감을 품게 되는 것이 어느 정도 자연스럽지 않나 생각해 보게 되고, 이들이 담당교사나 시설 양육자의 상당한 반감을 불러일으키면서 스스로에게 유익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행동하게 되는 것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네요. 편집성 성격에서처럼 스스로가 속한 환경에 대한 기본 신뢰 자체가 없을 때는 치료적인 접근이 어려워지는 것 같은데 마지막 남은 한 주가 치료 파트이니 어떤 식으로 기술했을지 궁금해집니다
[29주차]
이들이 지닌 성격적 경직성을 완화시키는 것이 치료 목표 같습니다. 고통을 피하고자 하는 경향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게 돕는 것도 치료 목표의 일환이겠고요. 다양한 치료 전략이 나오지만 자기효능감을 증가시켜서 스스로가 처한 상황을 덜 위협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돕고(과민함 감소), 이 과정에서 내담자를 존중하고 내담자가 안전감을 느낄 수 있게 천천히 텀을 두어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듯합니다. 겉보기에는 확신에 차 보이지만 이면에는 취약한 자기가 있기 때문에 이 취약한 자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효능감을 향상시켜야 하는 게 난제일 수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편집성 성격에서는 자기통제감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지시적이거나 직면하는 방식의 치료가 해악을 미칠 수 있다는 부분은 상식적인 수준에서의 언급인 것 같고요. 자기효능감을 증가시키기 위해 사회기술이나 정서조절 기술을 습득할 수 있게 돕는 것 같고, 인지적 측면에서는 스스로의 대처 능력에 대한 보다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하는 듯합니다. 궁극적으로는 투사와 타인 비난을 감소시키는 데까지 나아가야 하는 것 같은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여기까지 가는 경우 우울이 야기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정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성격 패턴을 변화시키는 것은 가능하지 않으며 이 패턴이 너무 많은 역기능을 초래하지 않게끔 잘 통제하고 관리하며 살아갈 수 있게 돕는 것이 치료의 최선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로써 편집성 스펙트럼도 끝이 났습니다.
올해 2월부터 수동공격, 자기애성, 편집성까지 세 챕터를 읽었습니다.
10월 한 달 쉬고 11월 8일부터 강박성과 경계선 챕터 연달아 읽습니다.
혹시 2월부터 스터디 같이 했던 선생님들 중에 11월부터 다시 참여하고자 하는 의사가 있는 분은 lookdiffangle@gmail.com으로 메일 주세요. (신규 인원은 받지 않습니다.)
단톡방 주소 알려드리겠습니다. (현재 저 포함 다섯 명이 함께 진행 중입니다.)
아시겠지만 보통 한 챕터 마치는데 2달 반에서 3달 정도 걸리니 이를 고려하여 신청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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