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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1000개의 메모

[1000개의 메모 연결 74주차] 내 삶의 주인이 내가 아닌 것 같다고 느낄 때는 기록이 답입니다

by 오송인 2023.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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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으로써 집중하는 기록 환경 만들기

메모에서 기록으로: 기록의 과정

기록은 메모를 정리한 것입니다.[1] 즉, 버릴 메모와 저장할 메모를 분류하는 정리 과정의 산물이 기록입니다.

예를 들어, 텔레그램에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각각의 채널을 만든 후, 떠오르는 생각이나 유용해 보이는 정보를 채널에 맞게 저장합니다. 이후 수시로 채널을 살피며 버릴 것은 버리고 저장할 것은 옵시디언(노트앱)에 저장합니다.

예를 들어 원서를 읽다가 와닿은 부분을 텔레그램에 저장한 이후, 다시 아래와 같이 옵시디언 노트 포맷에 맞게 옮겨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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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가지 생각 중 텔레그램에 저장되는 것은 극히 일부이며, 이 중에서도 스스로에게 의미 있는 생각이나 정보가 옵시디언에 저장됩니다. 2중의 필터를 거쳐서 정제된 내용이 옵시디언에 남습니다.

이런 식으로 생각과 정보를 정리하는 것의 최대 이점은 유연하게 생각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2] 컴퓨터로 치면 엑세스 메모리(RAM)에 부하가 덜 걸리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고, 컴퓨터가 버벅댈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과 비슷합니다.

기록의 고수들이 얘기하듯이 머리는 생각하기 위한 공간이지 저장을 위한 공간이 아닙니다.

노트앱이든 종이공책이든 어딘가에 기록하여 머릿속에 있는 생각이나 정보를 외주화하는 작업은 오만가지 생각에 시도때도 없이 주의가 휩쓸리는 것을 방지합니다.[3] 한정된 주의 자원을 상황과 시기에 적절하게 씀으로써 유연한 판단과 대처를 가능케 합니다.

기록에서 중요한 것은 저장이 아니라 버리기

기록의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저장이라기보다 버리는 것입니다. 저장할 메모를 선별하는 것은 버릴 메모가 무엇인지 선택하는 것의 다름 아닙니다.

책을 읽어도 기억에 잘 남지 않는 것은 내용을 다 기억하고 싶은 마음에 오히려 어느 것 하나 기억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거인의 노트]에서 김익한은 아래와 같이 말합니다.

키워드를 2개 뽑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당신은 ‘이것만은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을 찾으려고 집중할 것이다. 핵심적인 기록을 찾아내면 나머지는 다 버려도 된다. 진짜 전부 버려도 되는지 망설여진다면 나는 버릴 수 있는 용기야말로 유능한 기록형 인간이 되는 조건이라고 말해 주고 싶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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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Visual Personal Knowledge Management with Zsolt Viczián - YouTube

비주얼 노트테이킹으로 유명한 Zsolt도 숀케 아렌스를 인용하며 망각(forgetting)의 중요성을 말합니다.[5] 중요한 무언가를 기억하기 위해서는 지엽적인 것을 잊을 수 있어야 합니다. [세컨드 브레인]의 티아고 포르테도 점진적 요약progressive summarization이라는 방법을 제시하며 비슷한 말을 합니다.

어떻게 버릴까: 생각 및 일정 정리의 방법

무엇이 더 중요한지 알기 어려운 상황도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중요한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버릴 수 있을까요?

저마다의 방법이 있을 테지만, 생각과 정보를 저장할 때 흥미와 유용성이라는 두 가지 기준이 선별에 유용합니다. 둘 중 하나라도 충족하면 저장을 합니다. 시간이 약간 흐른 후 다시 봐도 둘 중 한 기준에 충족하면 남겨두고, 아니면 버립니다. [쏟아지는 일 완벽하게 해내는 법]에서 데이비드 앨런은 “정보를 정기적으로 검토하여 오래된 것을 버리는” 과정의 중요성을 역설합니다. 저도 이 말에 공감합니다. 옵시디언에 기록된 내용을 리뷰하여 주기적으로 버리는 것이 중요함을 알지만[6], 이 부분에서 저도 아직은 제게 맞는 방법을 찾는 중입니다.

하루 일정 정리의 경우, 저는 아침마다 해야 할 일을 옵시디언 데일리 노트에 너댓 개 적습니다.[7][8] 머릿속에는 늘 더 많은 일이 있지만, 적지 않음으로써 그 일들은 버린 셈입니다. 노트에 적은 일 중 가장 중요해 보이는 것부터 순차적으로 처리하려고 합니다. 긴급해서 중요할 수도 있고 제게 의미가 있기 때문에 중요할 수도 있는데, 너무 많이 생각하지 않고 일단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 하나를 골라 그것부터 완료하려고 애쓰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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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기록한 내용 중 일부입니다. 네 가지 정도 해야 할 일이 있고 가장 중요한 것은 보고서를 완료하는 것이지만, 긴급성과 의미 모두를 고려하여 일 처리의 순서를 정했습니다. 꼭 이대로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지금도 보고서를 먼저 안 쓰고 메모연결 글인 이 글을 쓰고 있네요.

기록을 통한 주도적 삶

쏟아지는 정보와 일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습니다. 개인지식관리(PKM)에 몰두하든 생산성 향상을 위해 갖가지 방법을 쓰든, 외부에서 유입되는 정보에 휘둘리기보다 삶의 중심을 잡고 주도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몸부림의 일환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록을 하면 자신의 관심사가 분명해지고, 더 나아가 자신의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 명확해집니다.[9][10][11] 중시하는 가치는 망망대해 같은 내 삶이 가야 하는 길을 알려주는 북극성과 같습니다. 이 북극성은 삶의 온갖 풍파에 잠시 휩쓸리더라도 다시금 전념해야 할 것에 전념할 수 있게 도움으로써 우리를 우리 삶의 주인이 될 수 있게 합니다. 메모와 기록은 그 시작입니다.

개요 및 관련 메모

  • [[일상을 심플하게 만드는 기록의 힘.canvas]]
  • Q - 어떻게 하면 에센셜리스트가 될 수 있을까
  • P - 전념하기 위한 무엇을 찾으려면 그만 둘 수 있는 용기가 필요
  • O - 주의의 효율적 배분을 통해 창의적 사고를 촉진하는 세컨드 브레인

  1. P - 메모와 기록의 차이 ↩︎

  2. P - 생각정리를 통해 작업기억의 메모리가 충분해야 생각을 잘한다 ↩︎

  3. P - 생각 정리와 명상은 모두 중요한 일에 쏟을 에너지를 남기는 데 도움이 됨 ↩︎

  4. P - 키워드를 두세 개만 뽑고 나머지는 버린다 ↩︎

  5. P - 기억하기 위해서는 지엽적인 부분은 잊을 수 있어야 한다 ↩︎

  6. P - 정기적으로 검토하여 버리고 인풋을 처리할 때 의식적으로 걸러낸다 ↩︎

  7. P - 하루 한두 가지의 하이라이트를 정하라 ↩︎

  8. P - 목록을 늘어놓은 후 분류함으로써 초점을 좁혀 나간다 ↩︎

  9. P - 기록하면 인생이 심플해진다 ↩︎

  10. [1000개의 메모 연결 46주차] 유연한 마음의 극치(peak mind)를 가능케 하는 메모 습관 ↩︎

  11. 인내와 자기조절을 통해 배우고, 배운 것을 나누며 감사하는 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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