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나서 머리에 남는 게 별로 없고, 나중에 책의 내용을 누군가에게 말해 보려고 하면 어떤 내용이었는지 전혀 기억이 안 날 때가 있습니다.
읽은 책의 내용을 모두 기억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하더라도, 읽을 때 마음이 크게 동했던 책의 내용조차 기억을 못 한다는 것은 꽤나 기운 빠지는 일입니다.
어떻게 해야 자신이 좋게 평가한 어떤 책의 내용을 나중에도 잘 기억해 낼 수 있을까요.
키워드 두세 가지만 기억하고 나머지는 버릴 수 있는 용기가 관건입니다. 중요한 내용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지엽적인 내용을 잊을 수 있어야 합니다.[1]
그렇다면 어떤 내용이 중요한 내용일까요. 책을 읽을 때는 중요해 보였던 내용도 나중에 다시 보면 중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최소한 책을 다 읽고 난 시점에 다시 봐도 중요한 것 같다면 그 내용은 기억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김민식 작가는 책을 읽고 그 책의 일부 문장이나 문단이 담긴 메모를 열 개 만들었다면, 그 중 세 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버리라고 말합니다. 중요한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버리라는 것이죠. 그리고 그 세 가지 메모 각각에 연관된 자기 이야기를 써보라고 말합니다.[2] 특히 그 메모가 왜 내게 울림을 주었는지 이유를 찾아서 써보라고 합니다. 그렇게 써 내려간 이야기를 책의 원문을 지우고 논리적으로 연결하면 한 편의 글이 됩니다.
그러므로 책을 읽을 때 저자의 의도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자신이 교감한 만큼 자신의 언어로 요약하고 기록하는 일에 집중하자. 당신이 표상할 키워드가 원래 저자가 쓴 키워드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나한테는 익숙하지 않거나 와닿지 않는 단어 대신 내가 온전히 이해하고 교감할 수 있는 단어를 선택하라. - 거인의 노트
거인의 노트에서 김익한 교수도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책을 읽으며 자신과 교감한 내용만 자기 이야기로 기술하고, 나머지는 버리라는 얘기를 똑같이 합니다.
지식의 인풋은 어디까지나 아웃풋을 위한 수단이다. - 부자들의 초격차 독서법
책을 읽는 것은 글을 쓰든 행동을 변화시키든 아웃풋을 내기 위함입니다. 아웃풋 없는 읽기는 무의미합니다. 책을 읽고 가장 마음에 울림을 준 세 가지 내용을 나만의 이야기로 풀어서 연결하는 방식은 감명 깊게 읽은 책을 내 것으로 소화하여 아웃풋을 내는 효과적인 방식이 아닐까 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