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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즐기는 나, 왜 그런 걸까
- [최선의 고통](원제: The Sweet Spot: The Pleasures of Suffering and the Search for Meaning)을 쓴 폴 블룸은 인간이 쾌락을 추구할 뿐만 아니라 고통과 노력을 요하는 활동에 관여하고자 하는 욕구를 지녔다고 봅니다.
- 비근한 예로서 아주 매운 음식을 먹는다거나 호러 영화를 보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적당한 수준의 통제된 고통이 쾌락을 증가시킨다고 보며, 폴 블룸은 이를 유순한 마조히즘(benign masochism, 역서에는 '양성 피학증'으로 번역됨)이라 표현합니다. 이 현상에서 중요한 세 가지 측면이 설명됩니다.
- 첫째, 대조 효과입니다. 사우나에서 오래 버틸수록 사우나 밖으로 나왔을 때의 쾌감이 배가되는 예를 듭니다. 고통이 먼저 오고 쾌락이 나중에 오는 식이어야지 그 반대이면 안 됩니다. 인간은 사건의 마지막 시점에 경험한 느낌에 근거하여 어떤 사건의 쾌/불쾌 여부를 가늠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 둘째, 오직 통제 가능한 고통만이 쾌감에 연관됩니다. 폴 블룸은 이 팟캐스트 에피소드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때때로 나쁜 상황에 처했을 때, 그것을 감당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그 상황에서 잘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 기분이 정말 좋아집니다." 통제 불가한 고통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최선의 고통]에서 아래와 같이 말합니다. "삶에서 겪는 나쁜 경험들이 사실은 유익하다고 말하는 연구자들은 이미 많다. 그들은 외상 후 성장, 깊어진 삶의 의미를 말한다. 나는 이런 말을 믿지 않는다. 비선택적 고난은 끔찍하다. 가능하다면 피해야 한다."
- 셋째, 고통을 통해 잠시나마 자의식에서 해방(lose oneself)될 수 있습니다. 고통은 온갖 상념에서 벗어나 현재 순간에 집중하게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Flow)을 언급합니다. 너무 쉽지도, 또 너무 어렵지도 않아서 적당히 분투하게 되는 과제에서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폴 블룸은 브라질리언 주짓수를 배우며 몰입을 경험했다고 하네요.
- 고통은 쾌감뿐만 아니라 의미와 관련 있다고 말하면서 논의의 주제가 약간 달라집니다. 육아를 예로 들며, 부모로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때로는 괴로운 일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고 삶에 목적을 부여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부모되기를 선택한다고 봅니다. 인간은 쾌락을 추구할 뿐만 아니라 의미 있는 삶, 좋은 삶(good life)을 추구하며, 이 과정에서 고통이나 괴로움을 기꺼이 감내하고자 한다는 것이죠.
- 쾌락과 의미가 양립 가능한지 팟캐스트 호스트가 묻자, 두 가지는 서로 대립적이지 않으며 상관이 있다고 말합니다.
- 끝으로,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팁을 묻자 두 가지 답을 내놓습니다. 첫째, 행복해지려고 노력할수록 반대 결과가 야기되기 쉽다고 말합니다. "행복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며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과 기본적으로 자신의 삶에 대해 비참하고 불행한 사람들 사이에는 진정한 연관성이 있습니다. 왜 이런 관계가 있는지는 복잡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은 실제로 행복해지려고 노력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하다가 행복이 저절로 따라오는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 둘째 몰입 상태를 경험하는 자신만의 활동을 찾으라고 조언합니다. 운동일 수도 있고, 예술적인 활동일 수도, 지적인 추구일 수도 있을 테죠.
⏰때때로 마감기한을 맞추지 못하는 당신에게 드리는 팁
- 낙관주의 편향(optimism bias)은 자신의 행동 결과가 다른 사람들의 평균적인 수준보다 나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경향으로 정의됩니다. 이는 예정된 과제를 완수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비용 모두를 과소추정하게 하고, 과제 완수로 인한 이득은 과대추정하게 합니다.
- 낙관주의 편향의 한 가지 형태가 계획 오류(planning fallacy)입니다. 이는 과제를 완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과소추정하는 현상을 일컫습니다.
- 낙관주의 편향은 가치 있는 것을 향해 행동하게 하는 힘이 됩니다. 일례로 멋진 이성을 알게 되었을 때 약간의 낙관적 기대를 갖고 먼저 연락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력서 넣어 봤자 되겠어'라는 부정적 기대가 있다면 취업은 요원한 일일 테고요.
- 하지만 낙관주의 편향, 특히 계획 오류로 인해 과제를 제때 완수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 이러한 편향의 대표적인 예로 뉴욕 2번가 지하철(The Second Avenue Subway)이 언급됩니다. 1968년에 계획이 발표되었으나 여러 난항을 겪다가 실제 지하철이 개통된 것이 2008년입니다.
- 영국 정부도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낙관주의 편향으로 인해 시간과 예산 모두 과도하게 초과됨을 자각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실천 계획을 연구하기 시작합니다.
- 이 실천 계획의 핵심은 특정 프로젝트에 투입될 시간과 비용을 미리 예측하고, 프로젝트가 마무리되었을 때 실제로 소요된 시간과 비용에서 각각 어느 정도로 예측값과의 차이가 발생했는지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것입니다. 이를 준거집단예측(reference-class forecasting)이라고 합니다.
- 이 데이터베이스는 추후 비슷한 프로젝트에 투입될 시간과 비용을 보다 정확히 예측하는데 사용됩니다. 가령, 과거 비슷한 프로젝트들에서 프로젝트를 완수하기까지 소요된 시간이 초기 예측값보다 평균적으로 50% 초과되는 경향을 보였다면, 현재 계획된 시간에 50%를 더하는 식입니다.
- 이렇게 되면, 50%를 더한 값보다 더 많은 시간이 프로젝트 완수에 소요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 계약 시 예정된 시간 안에(즉, 50%를 더한 값) 프로젝트를 완수하면 인센티브를 받고 그렇지 못하면 인센티브는커녕 더 적은 수익을 받게 되는 식으로 상호합의를 하여 동기부여를 하게 됩니다.
- 개인 단위에서 준거집단예측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다만 같거나 비슷한 이전 과제에서 얼마의 시간을 썼는지 확인한 후, 그 데이터에 기반하여 현 과제 완수에 소요될 시간을 가늠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이후 마감기한까지 얼마나 시간이 남았는지 확인하여 매일 얼마의 시간을 그 과제에 써야 할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 이것이 가능하려면 업무나 일상의 활동에 소요되는 시간을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저는 2021년 1월부터 Toggl이라는 어플로 업무, 영어공부, 글쓰기 시간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있습니다. 주, 달, 연 단위로 시간 사용의 통계를 볼 수 있고, 각 과제에 소요되는 시간을 대략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과제의 우선순위를 정해 너무 촉박하지 않게 과제를 완수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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