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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왜 읽었나:
- Case Conceptualization : Mastering this Competency with Ease and Confidence, 그리고 같은 저자가 쓴 The 15 Minute Case Conceptualization을 읽었고, 촉발인 ➡️ 패턴 ➡️ 증상 이라는 간명한 사례개념화 틀을 머릿속에 각인할 수 있었음.
- Case Conceptualization에는 단기 역동 심리치료 이론에 입각한 사례개념화를 비롯하여 각 심리치료 이론에 따른 사례개념화의 예시가 담겨 있지만, 너무 정형화된 사례개념화 양식으로 인해 각 이론의 고유 특성을 살리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음.
- 이에 구체적으로 사례개념화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었고, 이왕이면 정신역동 심리치료 이론에 따른 사례개념화를 배우고 싶어서 이 책을 선택함.
- 2021년에 11장까지 읽고 바빠져서 덮었다가 최근 한두 달 사이에 완독함.
- 무엇을 배웠나:
- 정신역동적 공식화라는 제목을 달고 있지만, 이론적 지향을 넘어서는 보편적인 사례개념화 프레임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함.[1]
- 내담자/환자의 주호소가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기 위해 대부분의 심리치료자는 발달력을 살피게 마련임. 물론 사례개념화에서 발달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심리치료자의 이론적 지향이 어디인지에 따라 달라짐.
- 정신역동적 공식화의 큰 흐름은 다음과 같음. 주호소 문제를 듣고 그 중 초점 맞춰야 하는 영역(가령, 이성관계에서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어려움)을 선택함. 이후 내담자의 발달력을 탐색한 후 초점 영역과의 연관을 살핌.
- 이때 정신적 외상, 초기의 인지적·정서적 어려움, 갈등과 방어, 타인과의 관계, 자기의 발달, 애착이라는 관점 중 초점 영역과 발달력을 가장 개연성 있게 연결하는 관점을 선택함. 가령 이성관계의 반복되는 어려움과 발달력을 연결하기 위해 애착이라는 관점을 선택할 수 있음.
- 이 책의 3부 검토하기에서 발달력을 생의 초기, 중기 아동기, 후기 아동기/청소년기/성인기로 구분하여 어느 지점에서 뚜렷한 어려움을 경험하게 됐는지에 따라 한 사람이 보이는 어려움의 너비와 깊이가 달라질 수 있음을 상기하도록 도움. 가령,
- “(생의 초기에) 양육자의 공감적인 피드백이나 민감한 지지가 부족하여 반복적으로 실망을 겪은 아이들은 나중의 삶에서 자기 존중감을 규제하는 데 더 극심한 문제를 겪곤 한다.” 162쪽
- 2부 기술하기 파트는 내담자/환자가 어떤 영역에서 주로 어려움을 경험하는지, 잘 기능하고 있는 영역은 어디인지 확인하는 작업에 관한 설명임. 아래 다섯 가지 영역을 하나하나 세부적으로 살펴봄으로써 내담자/환자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가능함. 종합심리평가 보고서를 구성하는 영역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는 느낌도 받음. 책을 다 읽지 않고 2부만 읽어도 심리평가할 때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음.
- Self: 자기지각 및 자기존중감
- Relationships: 신뢰, 자기와 타인에 대한 감각, 안정감, 친밀감 등
- Adapting: 방어기제, 충동 통제, 감정 조절 등
- Cognition: 일반적인 인지 능력, 의사결정 및 문제해결, 자기성찰 및 현실검증력, 마음 헤아리기, 판단
- Work/Play: 발달 수준, 재능, 한계와 잘 맞는지, 편하고 만족스럽고 즐거운지, 자신과 다른 가족을 돌보기에 적절한지, 문화적으로 용인될 만한지
- 각각의 영역에서 내담자/환자에게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도 상세히 적혀 있기 때문에, 이 부분만 따로 정리해서 면담할 때 응용하면 보다 풍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됨.
- 정신역동적 공식화가 장기 정신역동 심리치료에서뿐만 아니라 정신과 응급실과 같은 급박한 상황에서도 적용 가능하다는 내용이 설득력 있고(20장), 사례개념화한 것을 심리치료 초기에 무조건 공개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며, 어느 시점에 어떻게 내담자/환자와 공유할 것인지 신중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됨(22장).
- 정신역동적 공식화라는 제목을 달고 있지만, 이론적 지향을 넘어서는 보편적인 사례개념화 프레임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함.[1]
- 이 책의 단점
- 전공교재 번역을 여러 명이 함께 진행하게 될 경우 역자에 따른 번역의 질 차이가 날 수밖에 없음. 초벌 번역 이후 번역을 다듬으면서 용어의 통일이라든지 책 전체의 일관성을 꼼꼼하게 살피지 않았다면 이러한 차이가 더 뚜렷해짐. 이 책도 어느 챕터는 술술 읽히는 데 반해 어느 챕터는 기본적인 용어에서조차 번역을 잘못한 경우가 쉽게 발견되기도 함.
- 가령 mirroring을 '보고 배우기’로 번역한 부분을 비롯하여, 요지를 이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 하더라도 원문에 충실하고자 노력한 느낌이 잘 나타나지 않는 몇몇 챕터가 아쉬움. 가능하면 원서와 대조하며 보기를 권함.
- 전공교재 번역을 여러 명이 함께 진행하게 될 경우 역자에 따른 번역의 질 차이가 날 수밖에 없음. 초벌 번역 이후 번역을 다듬으면서 용어의 통일이라든지 책 전체의 일관성을 꼼꼼하게 살피지 않았다면 이러한 차이가 더 뚜렷해짐. 이 책도 어느 챕터는 술술 읽히는 데 반해 어느 챕터는 기본적인 용어에서조차 번역을 잘못한 경우가 쉽게 발견되기도 함.
- 총평
- 정신분석이나 정신역동적 심리치료가 마냥 어렵게만 느껴지는 상담자/심리치료자에게 단비와 같은 책임. 낸시 맥윌리엄스와 비슷하게, 어려운 내용도 최대한 평이한 언어로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저자의 능력에 감사하게 됨. 챕터마다 더 읽으면 좋은 추천 도서를 적어 놓아서 깊게 들어가는 것도 가능함.
Dr. Robert Feinstein Learning Psychotherapy - YouTube 정신역동적 공식화가 다양한 사례개념화 이론을 아우르는 보편성을 갖는다는 생각과 비슷하게, 정신역동적 심리치료가 다양한 심리치료의 보편적인 요소를 많이 담고 있기 때문에 정신과 레지던트 수련 과정에서 정신역동적 심리치료 테크닉부터 가르친다는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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