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국가론 1권을 자기 전에 정독했는데 대략 이런 내용이다.
소크라테스가 보기에 '진짜' 의사라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픈 사람의 완쾌를 위해서 의술을 사용할 것이다.
이 말에 소크라테스의 논쟁 상대이자 정의란 힘 있는 자가 설정한 논리와 법이라고 주장하는 트라시마코스 역시 수긍한다.
소크라테스는 더 나아가서, 마찬가지로 진짜 지배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피치자의 이익을 위해서 자신의 통치 기술을 사용할 것이라고 본다.
의술의 실현은 아픈 사람을 고치는 것이고 소크라테스가 보기에 이것이 덕이다.
통치 기술의 실현은 근본적으로 피치자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여 피치자가 근심걱정 없이 살게 하는 것이다. 소크라테스가 보기에 이것이 덕이다.
더 중요하게, 소크라테스는 진정한 지배자가 통치를 하게 되는 필연적인 이유는 돈이나 명예가 아니라 자기보다 못한 사람의 지배를 받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으로서, 소크라테스가 보기에 진정한 지배자는 돈이나 명예를 갈구하지 않는다. 그런 것들은 진정한 지배자에게는 명예롭지 못한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진정한 지배자는 편하게 피치자로서 이익을 얻으며 살 수도 있지만 자기보다 못한 사람의 지배를 받는 것, 즉 벌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피치자들을 위해 봉사할 수밖에 없게 된다.
핵심은 어떤 기술이든지 간에 그 기술의 궁극적인 실현은 그 기술이 향하는 대상을 이롭게 하는 데서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그게 바로 덕이다.
어떤 후보가 덕에 더 가까운 통치기술을 가지고 있을까.
돈이나 명예보다 벌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나온 후보는 누구일까.
국가권력이라는 것이 자본의 이득을 대변할 수밖에 없고, 대통령 역시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게 당연지사다.
하지만 언제나 모든 상황은 다차원적이고, 선과 악의 구분이 명확치 않다 하더라도 정도의 차이라는 것이 있게 마련이다.
잘 고민해 보고 투표할 일이다.
나는 여왕 폐하의 전제 하에서 살긴 싫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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