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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운 사랑들은 단편 모음집인데 밀란 쿤데라 책 중에서도 꽤 재미없는 축에 속한다. 하지만 아무리 재미 없어도 밀란 쿤데라의 문체는 매력적이다. 특히 고결한 정신이 육체의 결핍과 갈망 앞에서 쉽게 무너지는 사랑씬들이 좋다. 이 작가의 소설을 관통하는 테마를 꼽으라면 불멸과 즉시적인 것의 대비랄까.
밀란 쿤데라는 둘 간의 균형을 아슬아슬하게 맞추고 있지만 여기서 즉시적인 것(가령 섹스)을 끝까지 밀어붙이면 미셸 우엘벡에 다다른다. 그가 희열이라기보다 창백한 슬픔에 가까운 어조로 그려내는 사실주의적인 섹스씬은 인간 외로움의 탁월한 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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