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장커는 어둠의 경로를 통해서 이십대 초중반 무렵에 접한 감독인데 1970년생으로 젊은 축에 속하지만 현재 중국을 대표하는 감독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학 동기들과의 주말 산행 스케줄이 어긋나 버려서 그 중 취향이 가장 잘 맞는 배라톤의 제안으로 둘이 이 영화를 보게 됐다.
영화는 네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는데, 네 개의 에피소드를 관통하는 주제는 중국의 현대와 가난이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중국은 마치 우리나라의 70년대부터 현재까지가 혼란스럽게 뒤섞여 있는 모습이다.
돈이 있는 사람은 현재를 살지만 돈이 없는 천주정의 주인공들은 가난한 과거를 살아간다.
시골 탄광이든 향락업소든 공장이든 노동자들의 희망 없는 잿빛 삶은 동일하고
돈 앞에서 인간의 존엄이란 것 자체를 포기하게 되는 상황에서 힘 없고 가난한 우리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운명 속으로 이끌리게 되는데
특히 마지막 사진에 보이는 소년의 선택이 슬펐다.
스포일러가 될까봐 자세히 말할 순 없지만 가난 때문에 그가 겪는 슬픔을 난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지아장커의 카메라 앵글은 슬프기도 하고 잔혹하기도 한 한 명 한 명의 운명을 참 리얼하게 잡아내서 보는 내내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어쨌거나 저쨌거나 기존의 지아장커 영화와 다르게 극의 빠른 전개와 높은 몰입도는 2시간이 넘어가는 러닝타임을 생각할 겨를이 없게 만든다.
지아장커가 해외 영화제를 휩쓸고 다니는 감독이기 때문에 살아 남았지 해외에서도 그다지 인기 없는 감독이었다면 공안부에 조용히 끌려 갔을지 모르겠다는 뒷얘기를 배라톤과 나누기도 했다. ㅎ
중국인이 소개하는 리얼한 중국의 오늘이 궁금하다면 관람을 권한다.
댓글